토지공사에 와서 처음으로 직원들과 정기산행을 함께 떠났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거의 매주 서울근교의 산을 오르곤 했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한 1998년 이후에는 뛰는 재미에 푹빠져 산을 가질 못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 사람들을 사귀어야 하고, 또 같이 땀을 흘리면서 힘든 산행이야말로 함께 허물없이 지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특별한 일이 없다면 산악회의 공식산행에 꼭 참석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첫번째 산행지가 경상북도 김천시와 경남남도 거창군 경계에 위치한 수도산(1.317m)이다.
사실 회사 전체 산악부의 정기산행이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나를 포함해서 겨우 22명, 동내 산악회보다 적은 숫자가 참석했다. 더구나 회사에서 관광버스 임차료 정도의 지원이 있기에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약간의 실망... 매번 산행에 많이 참가해도 40명을 넘지 않는다 한다. 다들 힘든 산행보다는 가벼운 운동이나 골프같은 운동(?)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침 7시 본사 현관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경상북도 김천으로 이동. 첫 모임참석하는 나를 위해 소개하는 시간도 갖고 버스에서 옆에 있는 동료가 이야기 나누다보니 어느새 김천의 수도산 등산 시작하는 청암사 입구에 도착했다.
수도산은 가야산 북서쪽, 김천과 거창의 경계에 위치한 산(1,317m)으로 일명 불영산, 선령산이라고도 한다. 정상에 오르면 가야산, 덕유산, 황악산, 금오산이 근처에 보인다. 수도산에서 동남능선을 따라 가면 단지봉(1,327m)과 목통령을 거쳐 가야산에 갈 수 있으며 이 코스는 평균 고도 1,200m 고원에 수림과 초원, 바위길이 잘 어울려서 마치 지리산을 종주하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나는 전국에 많은 산을 다녀 본 편이지만 수도산은 처음이다.
산기슭에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 정진하는 청암사와 청암사 승가대학이 있고 정상 부근에는 수도암이 있다. 청암사 경내에는 다층석탑과 42수관음보살상이 모셔져 있고, 산내 암자로는 백련암, 수도암이 있다. 수도암은 통일신라 헌안왕 3년(859)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이래 여러 번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경내에 있는 석불상과 석탑, 그리고 지형을 상징한 석물 등도 모두 천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암자까지 걸어 오르는 숲이 우거진 오솔길은 아늑한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수도암 가는 길 대신 청암사 방향으로 좁은 포장길을 가면 주차장이 있는 약선가든을 지나면 곧 “佛靈山 靑岩寺”(불령산 청암사)에 이른다. 수도산 옛 이름이 불령산 이었나보다. 토지공사 산악회는 모든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능력에 따라 산행 속도가 달라 일단 산에 들어가면 선두의 사람은 도착지 가서야 만날 수 있다. 처음으로 일주문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한장. 이후로 모든 회원이 함께 찍은 사진은 없다. 너무나 단촐한 참가자들.
커다란 돌탑이 있는 수도산(1316.8m) 정상. 정상 부근에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산을 오르는 동안 특별한 경치가 없어 사진을 찍지 못하다가 정상에 와서야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계곡과 능선이 별다른 특징이 없는 산이였다. 정상 돌탑을 배경으로 이종급님과 부형근님 그리고 OB산악회원인 이호상님과 함께.
정상으로 올라오는 도중에 수도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었는데 수도암을 거쳐 오면 함께 했던 후미주자들의 산행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 바로 정상으로 향했다. 사실 혼자만의 산행이었다면 당연히 수도암을 거쳐 간단히라도 구경을 하고 갔을 것이다. 언제 다시 수도산을 다시 오를지도 모르는 일인데... 수도산 정상은 날씨만 좋으면 조망은 아주 좋다.
정상을 둘러본뒤 아홉사리재를 거쳐 수도마을로 내려 오는 도중에 정만구 처장님과 이호상님과 함께.
등산을 마치고 집합장소인 수도마을 주차장에서 정기덕님과 부형근님과 함께. 이날 수도산 정상에서 동봉쪽으로 다시 되돌아와서 수도마을 방향으로 내려와야 했는데, 동봉 근처에 등산로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선두에 섰던 몇몇 직원은 서봉으로 해서 흰대미산쪽으로 가버려 택시를 타고 1시간이나 돌아와야 했다. 그동안 시켜 놓았던 닭백숙이 푹 고아져 식사는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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