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은 해외 출장이 예정되어 있던 날이어서 미리 대회신청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출장이 연기된 후 급작스럽게 우리 회사가 후원하는 화성 효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뒤늦게 신청했더니 배번과 기록용 칩은 받았지만 대회 책자의 참가자 명단에는 이름이 빠져 있었다. 아침부터 날씨가 더무 더워 오늘 같은날 풀코스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하프코스를 달린 것이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대회가 화성에 있는 수원대학교 교내에서 개최되는지라 참가자들의 편의를 고려해서인지 출발 시간이 10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5월 이후에 개최되는 대회는 가급적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달리는 사람들을 고려해주는 것인데 오늘 대회는 하프코스나 10Km 참가자는 별로 없고 주로 5Km 가족 달리기 참가자들이 많다보니 그다지 출발시간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회 개최장소인 수원대학교 캠퍼스는 그동안 차로 지나치기만 했지 처음 방문해 보는 곳이다. 생각보다는 넓고 조경도 잘 되어 있었다. 행사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운동장과 여러 곳에서 행사의 열기가 뜨겁다. 화성시가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진행하는 대회임을 알 수 있었다.
회사 동료들과 단체 사진도 찍고, 동탄사업본부에서 준비한 조끼를 달리기 복장 위에 다시 걸치고 배번도 바꿔 달았다. 날씨가 더울 것이 예상되어 그냥 준비한 편한 복장으로 뛰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어짜피 오늘도 기록을 달성하려고 하는 대회가 아니기에 회사 홍보도 할겸해서 조끼를 걸치고 달리기로 했다.
10시에 맞추어 하프코스부터 출발. 구름 한점 없는 도로를 달릴 생각하니 출발하기에 앞서 걱정이 된다. 풀코스의 거리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후미에서 출발했다. 초반 약간의 언덕을 내려가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화성은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계획도시가 아닌지라 도로사정이 그다지 좋아보이질 않는다.
일직선으로 만들어진 도로도 별로 없이 마을과 마을 사이에 있던 구도로를 확장한 도로인데다 전반적으로 언덕이 너무 많았다. 더구나 대회 주로 이외의 우회도로가 많지 않아서인지 주로를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2개 차선중 1개 차선에는 차량을 통행시키고 있었다.
대회에 나가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급수와 도로상의 안전이라고 생각하는데 화성마라톤은 도로가 완벽하게 차단되지 못한 대회이기에 내년에 참가는 고려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주로도 너무 긴 언덕을 넘어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인지라 그다지 좋다는 느낌도 없었고, 주변에 볼만한 볼거리도 응원도 없어 아쉬움이 남는 대회이다.
1시간 40분 34초의 기록으로 들어왔는데 긴 언덕과 더운 날씨를 생각하면 그런데로 괜찮은 기록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구나 기록을 생각하고 뛴 것이 아니라 평소에 연습을 하지 못했기에 연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기에 달린 거리만 생각해도 기분이 좋았다.
운동장에 돌아와 10Km만 뛴 이익수님과 함께. 결승점을 통과한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땀이 멈추질 않는다.
대회를 마치고 동탄사업본부가 준비한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대회 참가자의 대부분이 5Km와 10Km를 뛰었고 우리 회사 동료들도 짧은 코스를 뛰고 모두 식당에 가버려 남은 사람은 5명 뿐이다. 그 중에서도 하프코스를 뛴 사람은 나와 내 옆에 있는 정현태님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함께 식당으로 가려고 기다려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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