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인데 벌써 더워져서 산행하기에는 그다지 좋은 날씨가 아닌 듯하다. 100산회 멤버가 오늘 찾은 산은 분당에서 가까운 용인 구성의 법화산(385.2m)으로 정했다. 회원 4명이 오리역 농협 하나로마트 주차장에서 모여 한대의 차로 이동, 10여분만에 구성동 주민센터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출발지까지 이동거리가 짧으니 굉장히 이익을 본 듯한 느낌이다. 주민센타 정문을 나서 산방향으로 조금 오르다보니 법화산 입구 표시판이 나온다. 걷기 좋은 완만한 오르막의 소나무 숲길이 나 있다. 소나무 숲은 일부러 조림을 한듯한데 너무 간벌이 되지 않아 촘촘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나무를 위해서라도 빨리 간벌을 해주어야 할 듯 싶다.
넓은 등로를 따라 오르면 이정표(안남동,정상2.8K)와 체육시설이 설치된 곳을 만나고 정상방향으로 진행하면 경찰대학교의 철망이 나타나고 철망을 따라 체육시설이라고 표시해 놓았는데 경찰대 골프장이다. 오른쪽 사면의 경찰대학 골프장을 조망하며 천천히 오르는데 등산로가 완만하고 푹신한 기분이 드는게 20년쯤 뒤에나 우리에게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의 산책로이다. 3Km정도의 완만한 오르막을 특별한 경치도, 헉헉거림도 없는 중간에 한번 쉬고 구성동 사무소를 출발한지 50여분만에 385mm 아담한 동산같은 정상에 도착한다.
법화산을 찾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낭도 매지 않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정상에 서고 다시 하산하는 수준이였다. 법화산 정상은 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시계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동백지구 방향은 뚫려 있어 동백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법화산(383.2m)은 기흥구 마북동, 청덕동, 모현면 오산리에 위치한 덩치가 큰 민둥산이다. 지극히 완만한 전형적인 뒷동네 야산으로 산보하기엔 아주 그만이다. 등산을 왔다고 하면 법화산 하나만으로는 등산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도 법화산을 출발해서 분당에 있는 불곡산까지 횡단을 하기로 하고 출발한 것이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정현태팀장, 이익수팀장, 김호영팀장과 함께.
완만한 능선을 따라 북쪽 방향으로 직진하면 공원묘지가 보이는 위아(주) 송신탑이 있는 326봉이 보인다. 이런 산속에 왜 송신탑이 설치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좌측으로 틀어 내려서면 공원묘지 위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나무처럼 만들어 놓은 무선전화기 중계탑을 처음 보았는데 아이디어가 괜찮다 싶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나는 처음보았는데 함께 간 동료의 말로는 최근에 이렇게 바쁜 중계답이 많다고...
통신시설을 지나면 바로 용인 천주교공원묘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다. 산 정상에서부터 산 아래 오산2리 마을 뒤까지 가운데 계곡을 두고 원형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묘가 들어서 있다. 분묘는 능선 바로 앞까지 들어 서 있고 능선을 따라 시멘트 포장된 도로가 나 있어 차들이 가장 위에 있는 곳까지 다닐 수 있다. 30여년전 세상을 떠난 아끼던 후배도 이곳 어딘가에 있고 얼마전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도 이곳에 있다.
43번 국도을 넘어 불곡산으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 죽전 야외음악당으로 내려 오게 되었다. 조금만 더가면 건너가는 길이 나오겠지 하면서 가다보니 어느새 아파트 단지가 가득한 죽전이었다. 산을 내려오니 다시 산을 올라가기가 싫기는 했지만 산행시간이 너무 짧아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워 다시 산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죽전 야회음악당을 배경으로... 우리 회사가 만들어 죽전 주민들에게 기중한 시설물이다.
숲 속에 있을 때에는 덥기는 했지만 햇살을 피할 수 있어 좋았는데 죽전에서 분당쪽으로 이동하는 구간은 그늘하나 없는 아스팔트 구간을 통과해야만 했다. 나무 그늘이 얼마나 온도를 낮추어 주는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중간에 너무 더워 슈퍼에서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사먹고 다시 불곡산으로 겨우 왔다. 숲 속으로 다시 돌아와 평상에서 숲의 고마움을 만끽하고 있다.
불곡산 정상 부근 산불감시초소 옆의 휴식장소에서 내려다본 분당 금곡동과 정자동의 모습. 나무뒤로 보이는 건물은 분당서울대학 병원이다.
불곡산 정상을 끝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정상까지 오른 뒤 회사 운동장 방향으로 내려왔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완벽한 횡단을 하지는 못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길을 걸었다. 높은 산일수록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는데 오히려 동네의 산책하는 수준의 산에는 이정표가 부실하다는 것을 오늘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정표에 관계없이 준비가 부실했던 우리 잘못도 크고... 그런데 정상적인 길을 갔어도 중간에 있던 43번 도로를 어떻게 지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차량통행은 많고 놓은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중간에 횡단보도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데... 우리가 온 길이 정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날씨는 더웠지만 집 근처에 있어도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봇한 법화산을 다녀온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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