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소백산 산행 (2010.1.16)

남녘하늘 2010. 3. 26. 00:46

 

 회사 산악회원들과 함께 새해 첫 산행을 소백산으로 정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병한 이후 산악회에서 주최한 여러차례 산행이 있었지만 모두 다른 일정과 겹쳐서 한번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 산행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토지공사 시절에는 산행에 관광버스 한대만 있어도 가능했었는데 두 회사가 합치게 되니 참석인원이 91명이나 되어 관광버스 두대가 가득차 버렸다. 등산이라는 취미생활을 같이 한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처음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크게 어색하지도 않았고 함께 잘 어울릴수 있었다.


오늘 산행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천동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인 비로봉을 거쳐 비로사 방향으로 하산해서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삼가주차장으로 내려 오는 코스를 잡았다. 충청북도에서 출발하여 경상북도로 넘어가는 코스를 잡은 것이다. 분당에서 비교적 멀리 떠나기 때문에 회사에서 아침 6시 40분에 출발하여 대략 3시간 반정도 걸려서 산행기점인 천동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소백산에는 원래 겨울철에 눈이 많은 곳인데 천동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는 눈이 많지 않다. 엄청난 눈을 기대하고 왔는데 조금은 실망(?)이다.


  소백산 국립공원 북부관리사무소가 있는 천동리 계곡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 코스가 비교적 오르막이 완만해서 소백산 비로봉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김인구부장, 홍인기부장, 박래봉차장과 함께 천동리 소백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소백산(1,439m)은 백두대간에 있는 명산 중 하나다. 동쪽에서부터 국망봉(1,421m), 비로봉(1,439m), 연화봉(1,357m), 죽령 너머의 도솔봉(1,314m) 등 1,000m가 넘는 봉을 연결하는 장쾌한 능선이 20km 이상 뻗어 있다. 이중 도솔봉을 제외한, 소백의 삼봉(국망봉, 비로봉, 연화봉)은 13km가량 떨어진 채 일렬로 쭉 솟아 있다. 운해라도 끼면 큰 봉우리들은 망망대해의 섬인듯 갖가지 모양으로 구름 속에 떠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소백산은 일찍부터 태백산과 함께 신령시 되온 산이다. 삼재(화재 수재 풍재)가 들지 않은 산이라 하여 풍수의 명당으로 꼽혀 조선시대 병란과 기근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주봉인 비로봉 일대에는 주목군락지(천연기념물 제244호)와 한국산 에델바이스인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희방사(喜方寺), 구인사, 소수서원(紹修書院 : 사적 제55호), 부석사(浮石寺), 온달성, 국립천문대 등이 유명하다.  

 

 

 

대학 후배인 임행찬차장과 인천본부에 근무하는 박래봉차장과 함께.  산 입구에 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스패치나 아이젠을 착용할 필요가 없는 정도였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미끄럽기 때문에 아이젠이 필요할지는 모르겠으나 오르막에서는 오히려 불편할 것 같아 그냥 올라갔다. 넓게 만들어진 도로를 따라 천동쉼터까지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산을 올랐다.   

 

 

 

 

해발 1,035m 인 천동쉼터에 이르자 드디어 눈을 제법 보이면서 눈을 밟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천천히 사진도 찍으면서 맑은 공기를 음미하고 주변의 광경을 즐기면서 왔더니 우리와 함께 다닌 일행이 후미조에 속했던 것 같다. 천동쉼터에서 비로봉까지는 약 2.5Km 정도가 남았고 해발 1,440m인 비로봉까지는높이로는 약 400m만 더 올라가면 된다. 이곳에서 아이젠은 착용하고 점퍼는 벗었다.  

 

 

 

 

 

 

 

주목군락 보호구역이 있는 소백산 칼바람 능선이 가까워지니 계곡 사이로 멀리 월악산 봉우리가 들어온다. 소백산에 올 때마다 이곳에서의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힘들게 올라와서 갑자기 먼곳까지 볼수 있게 되는데 이곳에서 보이는 산의 모습은 사시사철 언제 오더라도 멋진 동양화 한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곤한다.  

 

 

 

 

 

 

이곳에서부터 눈이 주목나무에도 쌓여 있었다. 올라오는 동안 겨울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상고대도 볼 수 없었고 나무에도 눈이 쌓여 있지않아 눈덮힌 산을 기대하며 나를 조금 허탈하게 만들었는데 그래도 정상부위에 오니 나무에도 눈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주목 군락을 지나면서 보니 큰 주목나무들이 눈을 이고 있었다. 꽤 커서 가운데가 뚫린 주목도 있었다. 수령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안내문을 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3-4백년은 되지 않았을까?  이곳까지는 점퍼를 벗고 있었는데 눈도 많이 쌓여 있었지만 바람이 쎄게 불기 시작해 컨디션 조절을 위해 다시 점퍼를 입었다. 이번 소백산 산행을 하면서 아주 짧은 이 구간에서만 눈을 밟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눈이 많지 않았다.    

  

 

 

 

비로봉 정상이 보이는 능선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은 보통 칼바람이 아니다. 올라오면서 느꼈던 따스함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빨리 비로봉 정상까지 가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서 따스한 곳으로 이동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걸음을 빨리했다. 비로봉 주변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등산로에는 바람에 눈이 날아가버려 눈이 거의 없었다.

 

 

 

너무 추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 한장 찍는 것을 부탁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칼바람에 서 있기도 힘들었다. 웃고 있어도 웃을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이 아니었다.

 

  


소백산에서 유명한 것은 비로봉의 주목자생지와 연화봉의 천문관측소 정도다. 비로봉에서 남쪽의 연화봉을 바라본다. 연화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모두 3개. 사진 오른쪽의 앞쪽 가장 높은 봉우리가 제1연화봉(1,394), 왼쪽 봉우리는 연화봉(1,383), 두 봉우리 사이에서 멀리 있고 구조물인 천문관측소가 있는 봉우리가 제2연화봉(1,357)이다.

  

 

 

 

 비로봉 정상에서 표지석과 함께 기념사진 찍는 것이 쉽지 않다. 몇분간 정도 기다리다가 겨우 빈틈을 이용해  촬영에 성공한다. 그것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얼른 찍고 또 자리를 비켜주어야만 했다. 짧은 시간을 이용하다보니 사진찍고 나가는 분의 뒷모습이 더 크게 나와 있다.  

 

 

 

이승우처장님과 함께.

 

 

 

소백산도 바람이 많은 산인지라 산정에서 부는 바람때문에  오랫동안 있을 수가 없었다. 당초 산행 계획은 비로봉에서 능선을 따라 국망봉까지 이동한 뒤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산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일정을 바꿔 비로봉에서 비로사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집행부의 발빠른 결정이 아무런 사고 없이 즐거운 산행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국망봉까지 바람을 맞으며 이동했다면 저체온으로 고생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풍기읍 삼가리 방향으로 하산중 바람이 불지 않는 따스한 곳에 자리를 잡고 일행들과 함께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산위에서 불던 찬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역시 높은 지대에 있었던지라 식사를 하는 동안에 모자를 벗고 먹을만큼 따스하지는 않았다. 서둘러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고 부지런히 하산... 내려오는 길에는 산위와는 달리 곳곳에 눈이 녹아 질퍽한 구간도 있었다.    

 

 

 

 

비로사 입구를 배경으로. 하산하는 동안에도 사진도 찍으면서 주변에 볼 것을 모두 보면서 즐거운 산행을 했더니 하산 역시 꼴지로 하게 되었다. 선두와는 벌써 1시간 이상 차이가 났다는 소식이 들려 비로사를 눈앞에 두고도 산사에 들어가보지 못한채 일행이 기다리는 삼가주차장으로 향했다.  비로사 관람은 다음 기회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삼가주차장에 거의 다 내려와서 선두로 내려와 비로사 구경과 함께 사진까지 찍고 내려오신 OB 선배님이신 최만호선배님과 김수정선배님과 함께. 특별한 일이 없으시면 후배들과 함께 산행에 참가하시는 멋진 선배님들이시다. 왼쪽부터 나, 문종두차장, 최만호선배님, 임행찬차장, 김수정선배님, 박래봉차장...

 

 

 

산악회 OB 선배님이시고 내 블로그 이웃인 최만호선배님과 함께. 내 블로그에 이 사진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사진을 함께 찍었다. 산행을 함께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야 했는데 출발할때 잠시 대화를 나누고 이후 우리 일행이 뒤쳐지는 바람에 거의 끝날무렵에야 만났다. 산에서의 대화는 다음 산행으로 미뤄야겠다.

 

 

 

 

 

 

등산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풍기온천에 들러 따뜻한 온천수에 언몸을 녹였다. 영주에 올때 가끔씩 들렀던 풍기온천인데 겨울산에 올랐다가 오니 그 효용가치가 더 높은 것 같다. 눈밭에 푹푹 빠지는 설산(雪山)을 기대하고 왔지만 눈은 조금밖에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함께 오랜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음이 눈을 많이 보지 못한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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