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남해 금산 산행 (2011.3.19)

남녘하늘 2011. 7. 24. 00:23

 

회사 산악회에서 3월 산행지는 남해 금산으로 정했다. 올해부터는 회사 산악회에서 떠나는 산행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빠지지 않고 따라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시산제가 있던 지난달에는 산행 날자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유명산에는 함께하지 못했었다. 이번달에는 제법 멀리 가게 되었지만 다른 약속을 잡지 않아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일요일인 내일 동아마라톤 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두 행사 모두 참가할 것인지 하나를 포기할 것인지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금산(681m)이 그리 높은 산이 아니어서 크게 무리가 될 것 같지도 않았고, 또 마라톤대회도 크게 욕심내지 않으면 못할 것도 없다 싶어서 두군데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산행지가 멀리 경남에 있기에 다른 때와는 달리 새벽 5시에 분당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집에서는 그보다 30분을 앞서서 나섰다. 남해 금산은 고향에서 그다지 멀리 않은 곳에 있는 산이었음에도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산이였기에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산이였고, 금산에 있는 보리암 역시 가보고 싶은 곳이였다. 이번에 한번 갔다 오면 언제 다시 갈수 있을지 모르기에 먼 곳까지 하루만에 갔다오면 피곤할 것을 알면서도 강행한 것이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번 휴식을 취하고 남해에 도착하니 거의 10시. 남해가 멀기는 정말 멀다. 금산 입구에서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회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한장 남긴다.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금산(681m)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온통 기암괴석들로 뒤덮여 절경을 이루고 있다. 신라 원효대사가 보광사라는 절을 지어 보광산이라 불려오던 것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 산에서 100일 기도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하게 되어 그 감사의 뜻으로 비단을 덮어주는 대신 산이름에 비단금(錦)자를 써서 금산(錦山)으로 부르고, 보광사는 보리암으로 바꿨다고 한다.

 

금산이 작은 봉래산이라는 이름을 얻을 만큼 명산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멀리 떨어진 남해의 섬 한가운데 바다를 눈앞에 두고 우뚝하게 솟은 돌산으로 풍광이 워낙 아름답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워낙 먼 곳이어서인지 생각보다는 산행객이 많지는 않았다. 입구에서 금산정상까지는 2.2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해수면에서 급한 경사를 따라 계속 오르기만 하니 초반에 힘이 조금 드는 편이다. 우리처럼 탐방지원센타 쪽에서 올라가는 방법 이외에 제2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올라갈 때에 비해서 보리암에서 본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던 중 고등학교 선배님인 장인석 선배님과 함께.

 

 

 

남해 금산의 상징중에 하나인 쌍홍문, 정말 아름다운 자연의 작품이다.  상주 쪽에서 금산 상봉에 이르는 암벽에 두 개의 둥글고 큰 구멍이 문 모양으로 나란히 있는 돌문이다. 이 속에 들어가 보면 속이 비어 있고, 천장 벽에도 구멍이 뚫어져 있어 파란 하늘이 잡힐 듯이 보인다. 쌍홍문안에는 서너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곳에 한번에 돌을 집어 넣으면 아들을 낳는다나... 난 아들이 둘이나 있어 시도해보지 않았다. 아니 딸을 낳으려면 일부러 넣지 않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금산에는 비둘기를 닮은 봉우리, 개바위, 날일(日)자와 달월(月)자를 닮았다는 일월암, 자라처럼 생긴 흔들바위, 닭바위 등 갖가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가득하다. 대장봉, 사자암, 향로봉, 흔들바위, 쌍홍문, 음성굴 등이 눈앞에 보이는 남해바다와 조화를 이루어 '금산 38경'을 이루고 있다. 좌우의 바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산 아래로 아름다운 상주해수욕장도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 사내가 이웃여인에게 반하여 상사병으로 사경을 헤매자, 이를 알게 된 여인이 이곳에서 그 사내의 마음을 받아 들였다는 제27경인 상사암(想思巖)이다. 궁금해 하던 바위들의 형상이 조망 안내판과 함께 들어온다. 보리암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는 이 곳에서 보니 건너편 정상 밑으로 보이는 보리암도 손에 잡힐 듯하다. 단체사진도 찍으면서 아름다운 절경들을 추억에 담는다.   

 

 

 

 

 

 

 

 

다양한 바위군을 지나 조금 더 올라오면 금산의 정상에 도착한다. 남해금산 표시석과  옆에 있는 금강 38경중 제1경인 망대(望臺, 701m) 정상에 오른다. 사방의 조망과 장엄한 일출은 절경이며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볼 수 있어 제 1경이 된것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는 나라의 병난이나 경축시 불을 피거나 연기로 알렸던 최남단 봉수대가 있다. 봉수대에서 우리회사 박물관에 근무하는 봉수전문가 김주홍박사의 봉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정상에서 보리암쪽으로 내려 오다보면, 보리암 바로 뒤쪽에 대장봉을 향해 마치 허리 굽혀 절하는 모양으로 생겨 형리(刑吏)바위가 보인다. 처음 보는 사람은 바위가 곧 떨어질 위험을 느낄 정도로 허리 굽힌 모습이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수있는 금산 정상에 원효대사가 창건(683년)한 우리나라의 3대 기도처중 가장 유명한 보리암이 있다. 보리암은 금산의 온갓 기이한 형상을한 암석과 푸르른 남해의 경치를 한눈에 볼수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경내에는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가 눈길을 끌다. 강원도 낙산사 홍련암, 경기 강화도 보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은 마음을 비우고 기도하면 소원 한 가지를 이룬다고 해서 그러는지 기도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보리암은 사방 어디를 보아도 절경 아닌 데가 없는 없지만 사진에 보이는 3층석탑과 해수관음상이 있는 곳을 탑대라 하며 '금산 38경'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이 키 높이보다 조금 더 큰 3층석탑에는 신비한 기운이 서려 있다고 한다. 하단부 남쪽 면에 나침반을 대보면 자침이 남과 북을 정반대로 바꾸어 버린다고 해서 마침 가지고 있던 나침판을 올려 보았는데 내가 장소를 잘못 알고 있었는지 나침판의 변화는 없었다. 3층 석탑 옆에 있는 보리암 해수관음상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 하나는 꼭 들어주는데 자신을 위한 소원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소원을 더 들어준다고 한다. 

 

 

 

 

보리암을 내려와 처음 올라 갔던 코스를 되돌아 나왔다.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아 앙상한 나무 가지를 보이고 있지만 머지 않아  봄이 찾아오면 이곳에 푸르름이 더해질 것이다. 지금도 멋진 광경이지만 푸른 숲과 함께 한다면 더욱 멋있는 광경을 연출할 것 같다.  

 

 

 

보리암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5분정도 내려오니 다시 쌍홍굴 삼거리이다. 쌍홍문 앞의 장군암을 배경으로...  

 

 

 

 

남해까지 오고 가는데 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실제 산행은 3-4시간만에 끝났다. 금산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탓이기도 하지만, 빨리 산행을 끝내고 멀리 남해까지 왔으니 남해의 다랭이 논도 한번 구경하고, 남해의 관광지도 한두군데 둘러보고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져 일정을 빨리 끝냈던 탓도 있었다. 모처럼 금산에 왔고, 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보리암에도 들렀는데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직 금산과 보리암을 한번쯤은 더 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수 있으니, 다음에 올 때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둘러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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