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고려산 산행 (2011.4.16)

 

4월달 회사 산악회에서 강화 고려산으로 산행을 가기로 했다. 강화도 고려산(436m)은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4월 중순이 지나면 정상을 비롯한 능선과 골짜기에 연분홍 꽃바다를 이루는 진달래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고 해서 이번 산행 장소로 선정한 것이다. 군락은 고려산 정상에서 능선 북사면을 따라 355봉까지 약 1㎞에 걸쳐 펼쳐진다. 고려산 산행은 강화도 전경뿐 아니라 한강, 임진강, 예성강, 송악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사통팔달 전망, 힘들지 않은 4㎞ 정도의 아름다운 능선길, 또한 강화팔경의 하나인 낙조대가 있어 꽃구경과 함께 볼거리가 많다고 한다. 

 

진달래 명산이라고 알려진 산들은 대부분 남쪽지방에 분포되어 있다. 경남 창녕 화왕산, 대구 달성 비슬산, 전남 영암 월출산, 전남 장흥 천관산, 경남 거제 대금산 등이 진달래가 유명한 산들이다. 서울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멋진 진달래를 만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강화의 고려산이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은 적석사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산아래 있는 고천리 마을회관에서 버스를 내려 산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적석사까지 오르는 구간은 콘크리트 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가파른 언덕은 있었지만 산행을 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실질적인 산행은 적석사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느껴진다.

 

고려산의 옛 명칭은 오련산(五蓮山)이다. 고구려때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다섯 색상의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五蓮池)'를 발견했는데 이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이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와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 등 다섯 개 사찰을 각각 세웠다고 한다. 이중 붉은 연 꽃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를 세웠는데 그곳이 이 적석사의 전신인 적련사라고 한다. 원래 절 이름에 붉은 적(赤)자가 들어 있어 산불이 자주 일어 난다고 해서 쌓을 적(積)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적석사에 오르니 벌써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적석사에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낙조대가 있었다. 낙조대(315m)는 강화 최고의 낙조 포인트로 해거름에 낙조봉에 서면 석모도 앞 잔잔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넘이를 볼 수 있어, 강화 8경중의 하나로 꼽힌다.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해지는 모습을 이곳에서 볼 수는 없겠지만 이곳에 서니 서해바다와 석모도와 강화도의 모습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왔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놓았고, 머물수 있도록 테크를 만들어 놓았다.      

 

 

 

 

 

적석사에서 낙조대를 관리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낙조대 중앙에는 조그만 제단과 함께 부처님의 반가좌사유상이 모셔져 있었다. 만드어 놓은지 오래되지 않아 보였는데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가좌 사유상을 한바퀴 돌아서 올라가겠끔 만들어 놓았다. 앞쪽 공간의 워낙 넓어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산아래를 둘러보기 좋았다.     

 

 

 

이번 산행은 보고 싶었던 진달래는 아직 피지 않아서 거의 보지 못했는데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아서인지 산 능선을 따라 두툼하게 쌓인 흙먼지만 엄청 많이 보았고, 엄청 많이 마시고 왔다. 공기 좋은 산에 와서 가장 안 좋은 공기만 마시고 가는 듯하다. 이곳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산행을 하면서 마스크까지 준비를 해 왔던데 우리는 정보가 부족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다만,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면서 능선에 형성되어 있는 강화도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것도 재미중에 하나였다. 이 놓은 산 능선까지 어떻게 바위를 옮겨왔는지... 대단한 우리 조상들이다.   

 

 

 

 

오늘 산행중 유일하게 피어 있는 진달래 꽃을 배경으로... 이제부터 진달래가 피기 시작해서 다음주는 되어야 온산에 진달래가 만발할 것으로 보였다. 산행 내내 이곳에만 꽃이 조금 피어 있어 이곳이 사진을 찍는 유일한 장소여서 붐비는 곳이였다는...    

 

 

 

 

고려산의 정상 부근의 북사면은 거의 전부 진달래꽃 군락지였다. 아직 시기가 맞지 않아서 진달래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꽃이 피면 정말로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여만평의 지역이 모두 진달래 군락지라고 한다. 보이는 것은 진달래와 소나무 뿐이다.   

 

 

 

 

진달래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정상 부근에도 테크를 만들어서 관리를 잘해 놓고 있었다. 산과 나무를 보호하려은 지자체의 노력이 빛나 보였다. 원하는 진달래는 보지 못했지만, 강화도가 그리 멀리 있는 곳에 있는 산이 아니기에 다음에 언제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와 볼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피지도 않은 꽃을 보고 피었을 때를 상상해보니 대단한 장관이 아닐까 눈앞에 그려졌다. 다행이 꽃이 피지 않아 산행객이 적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 아닌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군락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었다.   

 

 

 

 

 

정산 표시목에서 문광필이와 함께. 앞에서 말한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이들이 떨어진 곳에 세워졌다는 사찰중에 아직 남아 있는 적·백·청련사 세 사찰의 방향을 표시하고 있다. 조금 떨어져 있는 진짜 정상에는 군시설이 있어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정상 아래쪽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을 때의 사진을 찍어놓은 사진이 있었다. 정말로 온 산이 붉은 빛이다. 시간을 잘 맞추었으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동료들과 단체로 오는 산행이 아니였다면 1주일만 뒤로 미뤘어도 이 모습을 볼 수 있었겠지만, 산악회에서 정해 놓고 오는 일정이라 바꿀 수가 없었다. 다음주로 미루게 되면 다들 다른 약속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마음에 맞는 몇 사람과 진달래 피는 시기에 맞추어 한번 더 와 봐야겠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려산 정상에서 고비고개 방향으로 하산을 했다.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었다면 고려산에서 이 고비고개를 거쳐 혈구산까지 이동하면서 진달래꽃 감상을 할 예정이었지만 진달래를 제대로 볼 수 없어 혈구산에서 안양대학교로 이어지는 코스는 생략하기로 했다. 고비고개 제일 윗쪽에  버스를 대기시켜 놓았는데 강화군에서 '2011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를 개최한다는 커다란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다. 이번 예술제는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 같다.   

 

 

 

산행 시간이 워낙 짧아서 산행 도중에 식사를 하지 않고 산을 완전히 내려와서 국화리 저수지 근처로 이동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저수지도 관리를 잘해 놓아서 저수지 둘레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우레탄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고,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낚시터만 없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그것은 내 욕심이다. 우리 산악회 총무님이 이 저수지로 인삼막걸리와 밴댕이 회를 주문해 놓고 배달까지 시켜서 푸짐한 점심 식사가 되었다. 그늘한점 없는 뙤약볕이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산길에 먼저 앞서 나가다가 정상 루트를 벗어나 다른 길로 빠졌다가 뒤늦게 도착한 신홍기 선배님과 함께. 술을 잘하지 못하는 나는 대낮에 인삼막걸리를 한잔 걸치고 진달래보다 더 붉은 얼굴빛을 하고 있다.   

 

 

 

회사 동료 채성용님의 사모님인 오승미님과 함께... 나와 같은 고향인 진주분이시다.     

 

 

 

 

돌아 오는 길에 김포 약암관광호텔에 들러 온천욕을 하면서 산행의 피로를 풀고 왔다. 이 온천은 시설이 좋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철분성분이 많아서인지 온천수가 붉은 황토색을 내는 홍염천이 있어 욕천욕으로선 괜찮았던 것 같다. 오늘 산행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화도로 정했고, 아직 진달래 꽃이 만개하지 않아 산에 사람들로 많이 붐비지도 았아 산행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온천욕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교통정체로 인해 3시간이 넘게 걸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산행하는 것과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