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오는10일까지는 징검다리 휴일이 계속 이어지는 날이다. 금요일인 6일 하루 휴가를 내거나 월요일인 9일 휴가를 쓴다면 최소 4에서 최대 6일의 휴가를 쓸 수 있는 기회였으나 지난달 휴가를 내서 여행을 갔다 왔기에 또 휴가를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날씨도 좋은데 멀리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가까이 갈 수 있는 서울시내 구경을 가기로 하고 특별히 찾아갈 장소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시내 중심가로 출발했다. 다만 오는 10일이 석가탄신일이어서 조계사에나 한번 들러다 오기로 마음먹고 나머지는 발길 가는대로 가기로 했다.
매년 5월이 되면 서울시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을 열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기에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축제가 진행되는지 미리 확인해보지 않았음에도 시청 주변에 가면 무엇인가 볼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목표는 서울시청 광장으로 정하고 영풍문고 앞 청계천에서 버스를 내렸다. 청계천을 거쳐 청계광장까지 이동한뒤 서울시청을 찾아가는 코스를 생각하고 종로 2가에서 청계천으로 내려 갔더니, 역시 청계천에는 인파도 많았고 각종 설치 미술과 전시물이 가득하다.
가족 단위로 소풍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고, 화창한 휴일을 맞아 외국인들도 굉장히 많았다. 특히 볼거리가 가득하다.
우리나라 기후도 아열대로 바뀌어 가는지 얼마전까지 꽤 쌀쌀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봄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아직 물놀이를 할만큼 더운 날씨는 아니였다고 생각되는데 따뜻한 햇볕탓에 몇 몇 사람은 청계천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복원할 때 말이 많았던 청계천은 이제 완벽하게 시민들에게 돌아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바뀐 청계천을 즐기고 있다.
청계광장에는 국제구호 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주관하는 사랑의 동전밭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랑의 빵' 저금통에 모은 동전을 이 동전밭에 다시 모으고, 모아진 동전들은 모두 국내외 어려운 아동들을 돕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즉석에서 가지고 있는 동전을 기부할 수 있어 내가 가지고 있던 동전을 몽땅 기부 했더니 고무로 만든 반지를 기념품으로 나눠 주었다. 오늘이 행사의 마지막날로 행사를 끝내고 동전을 자루에 담고 있었는데 작년에도 6억에 가까운 기부금이 모였다고 한다.
청계광장 끝부분에 만들어져 있었던 조그마한 화단. 규모는 작았지만 아주 예쁘게 가꾸어 놓았다.
어제와 오늘 양일간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에 이르는 태평로와 무교동에서 지구촌 한마당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60여개국의 문화와 공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축제를 표명한 이번 행사에는 내국인을 위한 행사뿐만 아니라 서울거주 외국인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메이션 페어(Information Fair)'도 열려, 내외국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국립박물관 부스에 들러 영어로 제시된 몇가지 퀴즈에 응했더니 특별 입장권을 나누어 주어서 다음에 국립박물관에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를 비롯해서 행사에 참가한 모든 참가단체가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무교동 쪽에는 국가별로 나눈 부스에서 주한 외국대사관과 해당국가 관광청에서 나온 현지인들이 직접 조리하고 판매하는 세계음식잔치가 열리고 있었는데 일부코너에는 그 나라 전통음식을 맛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기나라의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비교적 싼 값에 팔고 있었는데 마치 외국 현지에서 음식을 먹는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도 네팔 부스에서 파는 난(nan)이라고 밀가루에 물없이 우유와 계란으로만 반죽해서 탄두리에 구은 네팔 전통빵과 커리를 사서 길 옆 건물의 화단에서 먹었다. 평소같으면 생각할 수도 없는 행동이지만 오늘같은 날에는 체면생각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차가 가득한 무교동 길도 차량을 통제하고 축제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한번씩 도로를 통제하고 차가 없는 도로를 마음껏 걸을 수 있는 것도 굉장한 즐거움이다.
네팔 음식 난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다시 아프가니스탄 부스에서 "세계음식전 우수상'이란 광고판을 세워 놓고 전통요리를 판매하고 있어 이 광고에 현혹되어 다시 전통비빔밥 비슷한 음식을 샀다. 이번에는 한쪽 옆에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먹을 수는 있었는데, 우수상을 받았다는 말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로 입맛에 맞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상술이 뛰어난 것이 아닌가싶다. 누가 우수상을 주었는지 알 수도 없지만...
음식전이 펼쳐지는 무교동 거리에는 간이무대가 설치되어 공연도 펼치고 있었고, 아이들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어린이 날부터 이어진 이번 행사에는 서울시 소재 외국인학교 어린이들의 그림도 전시해 놓는 등 가족단위의 참가자와 어린이를 위해 많이 준비가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광장에 있었던 아르헨티나 문화관 부스에서 마테차를 하나 샀다. 이 부스에는 주한 아르헨티나 참사관이 직접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와서 마테차 홍보를 하고 있었다. 사진 뒤로 보이는 사람이 팔콥스키 참사관이다. 한국말도 상당히 잘 했다. 우리나라 외교관들도 현지의 행사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행동하는 외교관들도 있겠지만 워낙 외무부 직원들이 현지에서 교포들에게 욕을 많이 얻어 먹는 것을 보면 군림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지... 맨날 상하이 영사관처럼 말썽만 일으키고...
2011 지구촌 한마당 Seoul Freindship Fair 행사가 열리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지구촌 한마당 축제 현장에는 볼거리, 들을 거리 그리고 먹을 거리가 가득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 중 각국의 전통 민속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또 몇나라의 개별 부스에서는 자국의 옷을 준비해 놓고 사진을 찍는 서비스를 제공 하고 있었다. 마침 터키부스에 갔더니 전통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어 주어서 집사람과 함께 터키 전통 복장을 입어 보았다.
서울광장 메인무대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 공연단의 자기나라 전통공연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공연이 끝난
시간이어서 공연은 구경하지 못했다. 시간을 맞추어서 왔다면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전통공연은 보지 못했어도 오후 내내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그리고 주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좋은 구경과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문화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이런 좋은 구경을 다른 지역에서는 할 수가 없다.
다시 서울 시청을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아서 청계천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청계천 안쪽 보행로를 따라서가 아니라 바같쪽 도로를 따라 가면서 청계천 아랫쪽에서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과 어려가지 퍼포먼스를 구경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지기 전에 조계사에 가 봐야겠다는 생각때문에 거리체험은 청계광장을 끝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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