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3일 개천절에 열리는 국제 평화마라톤 대회에 올해도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풀코스 부문이 아닌 10km 부문에 참석했다. 이번에는 훈련부족으로 인해 풀코스를 뛰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풀코스 뛰는 횟수를 줄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10km 정도는 평소에 운동 연습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어서 10km부문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국제 평화마라톤 대회는 다른 마라톤 대회에 비해서 참가비도 싸고, 기념품도 쓸만한 것을 주는 대회라서 신청했는데 올해는 작년에 이어 기념품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긴팔 셔스가 기념품인데 너무 얇아서 속이 훤히 비치는 옷이였는데 아마 평생가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대회 참가자들이 기념품 때문에 난리가 났었다.
오늘 대회에 일산에 사는 동생을 만나서 함께 뛰기로 약속을 해 놓았는데 대회장을 가면서 전화를 하니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간다고 한다.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자주 보지 못한 동생이어서 대회장에서 만나 함께 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껴버렸다. 동생과 함께 뛰지 않으면 10km를 뛰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는데... 10km 배번으로 하프코스를 뛸 것인지, 아니면 10km를 빠른 속도로 뛸 것인지를 마음 속으로 고민하다가 오늘은 빠른 속도로 10km를 뛰기로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동 코엑스앞 영동대로의 한쪽 차선을 완전히 통제하고 대회를 진행한다. 한쪽 차선의 통제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불편함은 있었겠지만, 역시 강남구청이 행사의 주최가 되니 이런 곳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언제 또 영동대로 한가운데를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 늦게 도착한 편이 아니였는데 벌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친구가 대회에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이곳에 나와 있었다. 작년에는 대회장에는 오지 않고 탄천과 양재천의 주로에서 사진을 찍어준 친구이다. 출발하기 앞서 함께 대회장을 돌아 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분당 검푸마라톤 클럽의 회원들과 함께.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진 행사장에는 도로변에 각종 행사차량이 판촉활동과 여러가지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었다. 출발하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판촉활동을 하는 부스에가 가 보았다. 매번 풀코스를 뛸 때에는 풀코스 주자가 제일 빨리 출발하기 때문에 준비하느라 가보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대회를 마치고 들어오면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서 거의 모든 부스가 파장분위기였는데 오늘은 10km 부문에 참석하니 여러모로 여유가 있다.
오랫만에 열심히 달려 보았더니 42분 40초의 좋은 기록으로 뛰었다. 뛰는 동안 속도를 조금 더 낼 수 있었는데 모처럼 달리면서 욕심내다가 중간에 퍼질까봐 속도를 더 높이지 못했다. 평소에 꾸준한 연습을 한다면 10km 정도는 옛날의 속도를 회복할 수 있으리란 느낌이 들었다. 조금 빠르게 달렸을 때에는 40분안의 기록도 나온 적이 있었는데... 오늘 달리면서 보니 역시 기념품으로 준 셔스를 입고 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 모두 장롱 속으로 들어가버린 듯하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나는 간단히 뛰고 들어오니 편했다. 풀코스를 뛰고 온 사람들은 엄청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물품보관 한 것을 되찾는 것도 그렇고, 주로에서 나눠주기로 했던 먹거리도 부족했고... 오늘 10km만 뛴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대신 주로에서 달리는 사진은 한장도 없다.
풀코스를 뛰고 들어오면 대회장이 파장분위기인데 오늘은 일찍 들어오니 대회장에서 하는 여러가지 행사에도 참여할 수가 있었다. 대회장에 마련된 OX게임에 참석해서 흑초 선물세트도 받고 다른 곳에서는 컴팩트 화장품도 하나 받았다. 행운권 추첨에서는 거의 되는 법이 없었는데 오늘은 이런 행사에 참여해서 선물을 받는 바람에 기념품과 더불어 참가비를 되돌려 받은 셈이다.
점심 시간 이후에 다른 약속이 잡혀 있어서 바로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오늘 대회에 참석했던 마라톤 친구들을 기다려 주었다. 10km만 뛰고 들어왔더니 다른 사람들이 달리기를 마치고 들어올 때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서 인근에 있는 사우나에 가서 목욕까지 끝내고 옷까지 갈아 입었다. 한참을 더 기다려 풀코스 주자들이 들어왔는데, 가끔 이런 짧은 코스를 뛰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회원 몇 사람이 들어오고나서 같은 클럽의 유송화선배님이 먹거리를 챙겨 주어서 점심 대신으로 잘 먹었다.
춘천 마라톤 대회를 3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를 한번 뛴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많이 참가했었는데 행사 진행이 원만하지 못해 달림이들이 화가 많이 난던 모양이다. 나는 짧은 거리를 뛰었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참가했기에 상대적으로 불만이 없었는데... 다만 기념품이 너무 허접해서 주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인데... 주로에 안전이 보장되고 물만 충분히 지급된다면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인데 아마 이번 대회에는 주로에 안전도 그다지 보장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좁은 도로를 가지고 있으며, 한강변을 달리는 사람과 산책나온 사람, 게다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함께 어울려야 하는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늘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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