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동아마라톤 (2012.3.18)

남녘하늘 2014. 1. 29. 22:14

 

2001년부터 참가한 동아마라톤 대회에 올해도 달리게 되어 이번까지 12년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게 되었다.

 

 습관처럼 매번 참가하는 대회여서 긴장감이 떨어졌는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거실에서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다시 눈을 뜨니 6시 30분이다. 세종문화회관에 7시까지 갈 계획을 세워 놓았는데 6시 반에 눈이 뜨다니... 정말 번개불에 콩 볶아 먹는 것처럼 8분만에 머리감고, 면도하고, 아침식사 대신에 조청을 먹고, 복장 갖추고 양치질까지 마치고 집을 나왔다. 어제 저녁에 미리 대회장 갈 준비를 해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였나 싶다.

 

 버스에 타니 6시 42분. 7시에 도착해야 오늘 페이스 메이커를 해 주기로 했던 우리 클럽의 김경화씨를 만날 수 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김경화씨한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아, 친구 종호한테 전화했더니 경화씨 부친이 수술을 받아서 아마 오늘 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나로서는 정말 다행이다. 약속을 해 놓고 지키지 못할뻔 했는데...

 

집에서 출발시간이 너무 늦어서 동아마라톤 대회때 매번 만나는 정광춘 동생도 아침에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달리고 나서 보자고 문자를 보내 놓았다. 버스를 타고 보니 나처럼 느즈막히(?) 가는 참가자들이 여럿 보인다. 다들 너무 편한 모습이어서 나만 애가 타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 달릴때 입을 옷을 출발할 때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여러가지 준비했으나 오늘은 날씨가 포근해서 간편 복장으로 하기로 했다.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버스 안에서 옷도 갈아입고 썬크림도 바르고 발란스 테이프를 몸 여기저기에 붙여 주었다. 버스에서 여러가지 준비를 마쳤는데 다행이 교통이 막히지 않는는지 버스가 시청앞에 도착하니 7시 15분밖에 되질않았다.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다른 때와는 달리 항상 찾아가던 국세청 지하에도 가지 못하고 바로 물품보관  차량에 물품을 보관시켰다. 분당검푸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하니 회원들도 모인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회원들과 준비운동도 하고 사진도 찍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전화를 해서 미리 알았던 것처럼 김경화씨는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덕분에 페이스 메이커에 대한 부담없이 달릴 수가 있게 되었다. 어제 회사 동료들과 산에 가서 사진을 찍느라 디카 밧데리가 다 달아버려서 오늘은 내 카메라도 사진을 찍을수가 없다. 

 

 

 

 

출발하기에 앞서 클럽 훈련부장의 선도에 따라 몸을 풀고 있는 중이다. 동아마라톤 대회때가 항상 날씨에 대한 변수가 많은 시기인지라 달릴 때 입을 옷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다행이 오늘은 날씨가 상당히 포근한 편이어서 나처럼 간편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어떨때는 영하의 날씨를 보여 엄청 춥기도 한데...  

 

 

 

 

출발하기에 앞서 분당검푸 회원들과 함께...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오리려 사진을 더 많이 찍힌 것 같다.

 

 

 

 

 

출발에 앞서 잠시 화장실을 다녀 오는 사이에 검푸 회원들이 모두 자기 출발 장소로 가버리는 바람에 함께 달려야 할 사람들을 찾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동료를 찾다가 오히려 일본에서 온 친구 고구레 야스도모(木暮 康友)를 출발선에서 만났다.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뛰지 않는 바람에 출발선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지도 못하고 1km 정도를 함께 달렸다. 저녁 6시에 코리아나 호텔에서 모임이 있다고 오라고 해서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자신은 허벅지에 약간의 부상이 있어 함께 달리지 못하니 먼저 가라고 해서 저녁때 보기로 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오늘 컨디션이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는데 10km를 달려도 몸이 데워지는듯한 느낌이 없어 약간 걱정이 되었다. 최소한 3시간 30분 이내에 들어와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초반은 기록이 조금씩 빨라져서 빠를 때에는 km당 4분 40초의 속도도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도가 유지되지 않는듯한 느낌이다. 달리는 중간 주로에서 고구레 야스도모(木暮 康友)와 함게 있었던 여성들을 만나 고구레와 친구라고 말하고 저녁때 보자고 했다. 그 여성주자가 그렇게 잘 달리는 선수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나카노 카주키씨는 2시간 44분의 주자였다. 오늘은 천천히 달렸던 모양이다.   

 

 

 

 

 

 3시간 30분 안에 들어오면 내 자신에게 상을 주고, 원하는 것을 할수 있게 하자고 체면을 걸었었음에도 평소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5km를 지나면서 3시간 30분은 힘들어진다는 계산이 나왔고, 이제는 3시간 35분안에 들어오면 된다고 목표를 바꾸었다. 날씨가 좋아 실제로 달리기에도 참 좋은 조건이었다. 아침에 나올 때 식사를 하지 못하고 조청만 먹고 나온 것이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조청이 열량이 많아서인지 체력이 저하되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에 바람이 불어 쌀쌀한 느낌이 드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였다. 

 

 

 

 

잠실대교를 건너고 있는 중이다. 25키로미터 지점까지는 속도가 쳐지지 않고 달렸는데 25km를 지나면서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함께 달리는 사람이 있었으면 속도를 맞추어 달렸을텐데 혼자서 달리느라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식을 상실했는지도 모르겠다. km당 속도가 5분 10초가 되었다가 20초가 되었다가 하더니, 35km를 지난 다음에는 6분까지 속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35분 안에는 들어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왔는데 3시간 33분 46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하게 되었다.  

 

 

 

 

 최근 동아마라톤 대회 개최일중 오늘 날씨가 가장 좋았다고 하는데 나도 그 효과를 본 듯하다. 한참 달리기에 심취해 있을 때에는 천천히 달려도 3시간 30분 이전의 기록이 나왔었는데 이제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달려도 3시간 30분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결론은 평소 운동량의 부족이다. 연습을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기록에 욕심을 내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마라톤은 요행수가 없는 정직한 운동인데, 뿌리지도 않고 거두기를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기록, 3시간 33분 46초에 만족한다.   

 

 

 

 

 

 경기를 마치고 옷까지 갈아입고 나서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에서 마련한 뒷풀이 장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달리기만 열심히 했는데, 일부 회원들은 다른 사람들이 달리는 동안 이곳에서 뛰고 올 회원들을 위해서 따뜻한 먹거리를 준비해서 대접해 주었다. 장소를 선점하기 위해서 몇몇 회원은 어제 이곳에 와서 텐트까지 설치해 놓았다. 덕분에 뛰고 와서 바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나도 동아마라톤 대회가 아닌 대회때 이런 자원봉사를 해야 하는데...   

 

 

 

 

 

친구 종호는 오늘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도 않았으면서 클럽 복장을 착용하고 주로에서 회원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덕분에 주로에서 달리는 사진을 몇 장 더 얻을 수 있었다. 후미주자까지 사진을 찍어주고 바로 잠실운동장으로 돌아온 친구와 함께...    

 

 

 

아침에 내가 늦잠아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출발이 늦어져 만나지 못했던 동생을 대회 마치고 만나게 되었다. 우선 따뜻한 국물과 식사가 필요해서 우리 클럽에서 간단히 식사를 먼저 했다. 동생도 업무가 바빠서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해서 빨리 들어오지는 못하고, 완주에 목표를 두고 뛰었다고 한다. 자주 봐야 하는데 이렇게 대회날이나 되어야 한번 볼 수 있어 많이 아쉽다. 식사를 하고나서 함께 밖으로 나가서 목욕하고, 차도 한잔 마시고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나눴다. 따뜻한 봄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하루를 보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