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춘천마라톤 (2011.10.23)

남녘하늘 2011. 11. 10. 00:52

 

올해 춘천마라톤도 작년에 이어 회사 동료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함께 같이 춘천으로 가자는 곳이 많아서 어느 그룹과 함께 가야할지 고민을 조금 했었는데, 집에서 나서는 시간과 출발지를 고려해 볼 때 동료들과 함께 이동하는 것이 가장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정을 내렸다. 올해는 춘천까지 전철이 개통되어서 옛날과는 달리 춘천으로의 접근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분당에서 춘천으로의 이동은 아직까지도 불편하다.

 

내게 있어 올해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는 10번째 대회 참가이다. 10번 대회에 참가하면 춘천마라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인줄 알았더니, 10번 완주를 해야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고 한다. 결국 올해 완주를 해야 내년에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올해도 춘천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가 이번 대회를 뛰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겠다는 생각이 컸던만큼, 춘천대회가 10번을 뛰어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만든 것이 상업적으로 볼 때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다. 결국 내년에도 춘천마라톤 대회에 한번은 더 참가해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야 할 것 같다.

 

최근 마라톤 열기가 과거에 비해서 많이 식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특히 이번 춘천마라톤 대회의 참가 인원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몇 해 전까지는 풀코스 단일종목으로  대회를 운영해도 2만5천명이 훌쩍 넘었는데 올해는 참가자 2만명을 채우지 못해 신청기간을 계속해서 늘리더니 결국 10km 부문까지 신설해서 겨우 2만명을 채운 것 같다. 물론 옛날에 비해서 전국적으로 마라톤 대회가 많이 늘어나서 사람들이 분산된 이유도 있겠지만, 참가자의 구성원 분포를 보더라도 자꾸 노령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회 조직위원에서 나온 책자를 살펴보니 참가자의 연령대중 올해까지는 4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0대인데 그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나를 포함한 62년생들이 내년이 되면 50대로 넘어가게 될 터인데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참가자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친구들이 마라톤 인구에 합류해야 하는데 최근 젊은 층이 그다지 늘어나지 않는 것 같다. 아마 어려운 경제상황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라톤을 포함한 모든 운동이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이 취업도 안되고 결혼도 늦어지는데 운동까지 할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별로 없다. 아침에 회사에서 출발시간이 늦어 춘천에 도착하면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늦게 도착하게 되어, 춘천에 도착하기 전 버스에서 옷을 갈아 입는 등 대략적인 준비를 끝냈다. 아침에 대회장에서 몇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맞지 않았다. 작년과는 달리 대회장에서 동료들과 헤어지기 전에 단체 사진을 한장 찍었다. 함께 이동했는데도 몇 명의 동료는 또 함께 하지 못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회장이 공지천옆 인조구장이다. 좁은 장소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니 어수선하고, 운동장과는 달리 주변에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 작년과 똑같은 불편함이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고 장소를 유지한 것은 운동장에서 출발했을때 막판에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부담때문인 듯하다. 다만 줄발장소만 작년과는 달리 공지천 다리가 아니라 춘천역 쪽으로 이동해서 코스를 일부 바꾸었다. 대회장에 늦게 도착해 만나야할 사람을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동생만 전화로 연락해 출발지 부근에서 만나기로 했다. 

 

 

 

 

 

출발시간이 거의 임박해서 출발지점으로 이동중이다. 그동안 출발시간에 비해서 올해는 1시간이 당겨져서 9시에 출발한다. 출발이 1시간이 빨라지니 가장 더운 1-2시 사이에 뛰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행이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많이 덥지는 않을 것 같다. 출발점의 도로가 넓은데 차량을 통제하고 모두 사용하니 좋다. 하지만 출발점은 좁게 만들어 놓았다. 사진을 찍지 위해서나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출발점도 조금 더 넓게 해 놓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올해는 B그룹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춘천마라톤은 최근 1년 반동안의 기록을 감안해 출발순서를 정하게 되는데 작년에는 당시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달렸더니 C그룹으로 밀려나게 되어 올 동아마라톤대회때 B그룹에 들어갈 수 있는 기록을 달성해 놓았었다. 너무 뒷 그룹에서 출발하게 되면 내 페이스를 잃어버리고 참가자가 많아서 추월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생을 B그룹 후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오늘도 함께 달릴 생각이다.

 

 

 

오늘은 기록에 신경쓰지 않고 달리기로 했다. 몸 상태를 봐 가면서 대략 3시간 40분 내외의 기록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정광춘 아우와 함께 달렸는데 동생도 4시간을 목표로 달린다고 했다. 끝까지 함께 달렸으면 했는데 10km까지만 달리고 나서 자기가 늦어질 것 같다고 먼저 가라고 해서 10km 지점에서 헤어졌다. 첫 5km까지는 5분 15초의 속도로 함께 달렸고, 그다음 5km는 5분의 속도로 달려 10km의 통과시간은 51분 14초의 기록이 나왔다.   

 

 

 

 

 

올해도 춘천의 주로는 아름다웠다. 단풍도 적당히 물들어 있었고, 의암댐에서 보는 호수의 모습도 좋았다. 더구나 구름까지 있어 달리기에는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의암댐을 건너 강변을 따라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고 있었는데 많은 돈을 들여서 강변에 이상한 구조물을 만드는 것 같아 벼로 보기 좋지 않았다는 내 생각...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춘천주로는 여전히 멋 있었고, 달리기에 환상적인 코스이다.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뛰지 않아서 주로에서 찍은 사진은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거나 대회 주최측에서 찍어준 사진들이다. 사진 싸이즈가 적은 것이 대회 주최측의 사진인데, 큰 사이즈로 받으려면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라도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는 대회는 괜찮은 곳이고, 최근 몇 몇 대회는 사진을 찍어놓고 다운받지도 못하게 막아 놓은 곳도 많다. 사진을 찍어가는 것은 초상권 침해인데, 찍어 놓고 몇 장 다운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가 너무 속 보인다.   

 

 

 

 

동생과 헤어진 이후 20km까지는 속도를 조금 높여서 km당 4분 42초의 속도로 달렸다. 구간 기록은 47분 3초이고, 20km 통과시간은 1시간 38분 17초를 나타냈다. 이때까지는 잘 달려서 기분이 좋았고 이 상태로 달리면 3시간 30분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고 있으면서 마음만 앞서서 조금 오버페이스를 했던 것 같다. 열심히 연습을 할 때는 km당 5분 페이스가 굉장히 편안한 속도이지만 연습을 하지 않으면 부담스러운 속도이다. 20km를 지나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고 뛰기가 싫어졌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이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결국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면서 거리를 줄여나갔다. 이렇게 달려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 조금씩 나가면 결승점이 조금씩 가까와 진다는 생각으로 37km지점까지 왔다. 37km에 분당검푸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조금 휴식을 취했다.

 

 

 

 

다시 힘을 보충해서 달리기를 이어갔다. 중간에 먹거리를 먹으면 조금 힘이 났고, 또 조금 뛰다보면 힘들어 조금씩 걷기를 반복했다. 20km이후 30km까지의 구간 기록은 58분 38초로 매 km를 5분 52초의 속도로 달려 앞 구간보다 평균 1분 10초나 늦어졌다. 엄청나게 늦어진 것이다. 30km 통과시간은 2시간 36분 55초이다. 30km에서 40km 까지의 구간기록은 64분 2초이고 매km를 6분 26초의 속도로 달렸다. 이전 구간보다 또 조금 늦어졌다. 40km 통과기록은 3시간 41분 16초이다.    

사진은 40km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소양 2교를 지나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이제 2km 정도 남았기 때문에 4시간은 넘기지 말고 들어가자고 스스로에게 격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승점 통과시간은 3시간 54분 51초였다. 풀코스 116번째 완주였는데, 최근에 달린 대회중 가장 힘들게 달린 대회로 기억된다. 충분한 연습이 없으면서 욕심만 앞서 막판 고생을 사서 한 듯하다. 후반부에 뛸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니 그래도 행복해진다. 중간에 수도 없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었는데 올해 완주를 해야 내년에 명예의 전당에 올라간다는 생각에 끝까지 달렸다. 전체 참가자 중에서 3,698등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순위가 빠르지만 내가 참가한 10번의 대회 기록중 가장 낮은 순위이다. 2006년 대회때는 3시간 7분 16초의 기록으로 304등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보다 47분이나 늦게 뛰었다.   

 

 

 

 

10km까지 함께 뛰다가 헤어졌던 동생이 내가 들어오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 바로 들어왔다. 기록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들어올지 알았다면 무리하지 말고 함께 즐겁게 천천히 달렸을텐데 욕심부리다 고생만 했다. 동생하고 이야기를 하려고 회사 동료들과는 식사를 하고 나서 만나 함께 귀가하기로 하고 일행과 헤어졌다. 대회장에서 조금 떨어진 목욕탕에 들어가 몸도 씻고 찬물에서 아이싱도 해주니 피곤함이 많이 가셨다. 목욕 후 문희형과 병주를 함께 만나서 식사를 함께 했다.     

 

 

 

 

동생과 다른 일행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서 회사 동료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동료들과 함께 귀가했다. 올해는 춘천까지 전철도 생기고, 얼마전에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도 뚫려서 귀가가 빨라질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작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 5시경에 춘천에서 출발했는데 분당에 도착하니 거의 9시가 되었다. 아마 단풍구경을 하러 주변 산행을 하러 갔던 사람들이 한번에 몰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지루하고 피곤했다. 내년까지는 춘천마라톤에 참가를 하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춘천에 꼭 가야하는지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계속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주최측이 고민을 좀 더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