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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서 (2011.12.3)

남녘하늘 2011. 12. 20. 23:13

 

집사람과 함께 모처럼 청계천을 찾았다. 얼마전까지 청계천에서 등불축제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등불축제도 관람하고, 12월이 되었으니 세종문화회관과 시청 주변에 가면 크리스마스 트리와 각종 장식을 구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청계천을 방문한 것이다. 청계천을 방문하기 전에 평화시장에도 모처럼 들러 올 한해동안 수고한 집사람에서 문희형 조언을 따라서 몇가지 물품을 선물했다. 이문희 형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주변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훌쩍 흘러버려 생각했던 것 보다는 청계천 방문이 많이 늦어졌다.

 

점심때 문희형님을 만났었는데 청계천에 나올 무렵에는 벌써 거리에 조명이 커질 정도의 시간이 되었다. 날씨도 생각보다 쌀쌀해지면서 발걸음이 빨라졌는데 청계천의 시작되는 광화문까지 이동해도 등불축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등불축제가 크리스마스를 포함에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었나 보다. 결국 끝까지 가 보았지만 설치되어 있는 등불은 하나도 없었다. 등불축제를 생각하고 청계천을 왔는데 조금은 아쉽다.   

 

 

 

 

 

결국 집사람과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서 데이트를 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날씨가 쌀쌀해져서인지 청계천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청계광장에 도착할 때에는 이제 해가 완전히 져버려 어둠이 몰려 오는 시간이 되었다. 등불 축제는 보지 못했지만 세종문화회관 광장과 시청앞에 들러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등이라도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광화문 쪽으로 이동하려는데 이 또한 오늘은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동아일보 미디어센터 앞쪽에 경찰이 집결해 있었고, 세종문화회관 쪽으로는 경찰차가 빼꼭이 들어차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광화문광장과 종로를 통제하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한미 FTA를 조속히 체결하고 시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라 ,내가 괜스레 이곳에 있음으로 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보탬이 되기 싫어 얼른 현장을 벗어났다.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데이트를 한 것에 만족해야 하는 날이다. 집사람에게 선물을 한것을 제외하곤 내가 생각했던 계획을 거의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었다. 한미FTA 반대집회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내가 FTA와 관련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처럼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나라에서 농민이 피해가 많다고 해서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정권을 반대하는 것을 정책의 반대로 표출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오늘 반대집회에 나왔던 사람들이 세월이 흘러 한참뒤 오늘을 생각했을 때에도 정당성이 있었고 옳은 행동을 했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광우병 운운하며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지금 자신들이 잘못알고 행동했었다고 반성하는 사람들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행동이 옳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는 않을까? 나는 촛불집회에도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었고, 한미 FTA반대 집회는 그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것을 정권의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보면 어렸다고 생각되는 지난 80년대에는 민주화를 갈망하며 행동했었고, 그 때의 처신을 20년이 훨씬 지난 오늘까지도 옳은 행동이었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그 때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변치 않고 행동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권의 반대편이라는 이유만으로 국익과 전체 국민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많이 아쉽다. 말로는 대중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속으로 자기 이익을 탐하는 위선적인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와서 역겹다. 오늘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머지 않은 20년 후에도 오늘의 자신들이 행동이 옳았다고 주장한다면 그 때는 내가 잘못 판단했었고 싸잡아 비난한것에 대해 미안했다고 사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