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삼성산 산행 (2011.12.17)

남녘하늘 2011. 12. 30. 22:56

 

올해 회사 산악회의 송년 산행은 분당에서 아주 가까이 있는 안양의 삼성산으로 정했다. 주말에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고 해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춥기는 했어도 걱정할 정도의 추위는 아닌듯하다.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강원도의 높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지역적으로도 가까운 곳이여서 이동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삼성산(481m)은 넓게 보면 관악산으로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서울대와 안양예술공원 구간의 긴 계곡을 사이에 두고 관악산 주능선과 마주보고 있는 산이다. 바위 능선이 많고 확트인 전망이 있는 산으로 서울시 관악구와 금천구, 경기도 안양시에 걸쳐 있다.  신라 문무왕 17년 (677년)에 원효, 의상, 윤필등 세 성인이 암자를 지어 정진한 것이 삼막사의 시초로, 삼성산이란 이름도 이때 만들어 졌다고 한다. 삼성산과 관악산과 잇닿아 있어 둘을 떼어 놓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요 등산로는 관악산 호수공원에서 오르는 길과 , 시흥동, 관악역, 안양예술공원 등에서 오르는 길이 있고 삼성산 정상에서 관악산 연주대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어린시절 내가 안양에 살았을 때 아버지를 따라서 수도 없이 올랐던 산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컴퓨터가 있던 것도 아니여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았었는데, 아버지를 따라서 산에 오를 때 어떻게 하면 핑계를 대고 따라 가지 않을까만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만들어진 체력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 산행은 금천구 시흥동에서 출발해 호압사를 거쳐 장군봉, 삼성산, 염불사, 안양예술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잡았다. 호압사 방면에서 삼성산을 오르는 것은 처음인데, 버스에서 내린 곳이 상당히 높은 지대여서 산을 오르는 것은 많이 단축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시흥 2동 입구에서 출발해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호압사(虎壓寺)가 나왔다. 조선을 개국하면서 한양에 궁궐을 건립할 때 가장 위협이 된 것이 관악산의 불기운과 삼성산의 호랑이 기운이었다고 한다. 이중 삼성산의 호랑이 기운을 누르기 위해 호랑이 꼬리부분에 해당하는 자리에 절을 창건하게 되었는데 바로 호압사이다. 불교 수행도량이면서 풍수적으로 호랑이 기운을 누르기 위해 절 가운데 상당히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절이 나타나서 사찰 안쪽은 구경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었다. 삼성산을 많이 오르기는 했어도 시흥동 방향에서 오른는 것을 처음인지라 이쪽 지리는 처음이다. 호압사를 지나쳐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에서 단체 사진을 한장 남긴다.    

 

 

 

 

초반의 조금 가파른 산길과 바위를 오르면 바로 조망이 좋아진다. 뒤로 서울의 금천구와 광명시가 내려다 보였다. 멀리 인천 앞바다도 보여야 하는데 조망이 좋기는 했지만 인천 앞바다가 보일 정도의 맑은 날씨는 아니였다. 여름철이었으면 가파른 바위를 오르느라 땀을 제법 흘렸을텐데 추운 날씨여서 땀을 흘리지는 않았다. 우리가 산행을 한 코스를 따라 산행하는 산행객은 우리 일행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날씨가 많이 추웠던 관계로 산에 오르기 보다는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해서가 아닐까한다.    

 

 

 

 

 

서울 방면으로는 남산타워도 보이고 북한산과 도봉산도 보였다.   

 

 

 

관악산과 마찬가지로 삼성산에도 국기봉이 여러 곳에 있고,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오늘도 후미조에 포함되어 산행을 했는데 이 국기봉 아래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산행은 산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안양예술공원까지 바로 이동한 뒤에 식당에서 점심 식사와 송년회를 하기로 되어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 삼성산을 다닐 때에는 주로 석수동에서 산길을 따라 삼막사로 올라와 염불암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를 이용해서 시원한 조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장군능선을 따라 이동하니 기대 이상의 풍경과 아름다운 모습과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바위가 많아 가는 곳마다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곳이 많았고, 멀리 관악산 연주대의 모습이 산행 내내 볼 수 있었다. 산행 코스를 잘 잡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삼성산 정상이 정확히 어디인지를 모르고 있었는데 뒤로 보이는 통신타워가 세워져 있는 부근이였다고 한다. 통신타워 있는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잠시 우회를 했었는데, 그곳에 정상인지 모르고 계속 정상이 어디인지 궁금해 했었다. 통산 산에 오르면 세워져 있는 정상석이 나타나지 않아 삼성산에는 관악산에 가려져 정상석을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타워 근처에 정상표시가 되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너무 후미주자로 따라 가는 바람에 정상표시를  배경을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국기봉 능선에서는 관악산의 정상인 연주암과 관악산 팔봉능선에 한눈에 펼쳐져 보인다. 산행 도중 위험한 구간이 일부 있었으나 처음 호압사 주변을 올라 올 때를 제외하고는 능선길이 많아서 그다지 힘이 드는 산행은 아니였다는 생각이다.   

 

 

 

 

먼저 내려간 일행보다는 조금 뒤쳐졌고 후미조보다는 조금 앞서서 산길이 끝나는 곳에 나왔는데 앞서간 사람들이 도로를 따라서 조금 윗쪽에 있는 염불사에 가지 않았나 싶어서 올라가 보았더니 일행이 아무도 없었다. 어릴 적에 수도 없이 와 보았던 사찰이어서 친근감이 있는 절인데 토요일임에도 인적이 너무 없고 조용했다. 조용한 절을 좋아하는데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 혼자서 셀프 타이머를 작동시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오랫만에 왔더니 절사의 규모가 더 커져 있는 느김이다. 이곳을 방문하지 않을 일행을 쫒아서 뛰다시피 내려가니 한참만에야 후미조를 만날 수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어릴적 안양유원지가 잘 정비되어 안양예술공원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어린 시절 음식점과 수영장, 놀이기구로 가득했었던 유원지의 분위기는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과거에 없었던 도로도 새로 만들어 놓았고, 집도 많이 철거해서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세금이 투입되어 공원으로 완전 변신을 한듯하다. 다음에 여름이 되면 안양예술공원을 보러 한번 와 보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다. 날씨가 추워서 음지에 있는 개울물은 꽁꽁 얼어 있었다.      

 

 

 

 

 

점심식사와 더불어 송년행사를 진행했던 음식점이다. 1층 전체를 우리 일행이 사용할 수 있어 좋기는 했는데 서비스는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고, 음식맛도 뛰어난 식당은 아니였다는 생각이다. 산행후 간단히 뒷풀이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장소라고 보여진다. 송년회를 진행하면서 올 한해 산행을 다니면서 동료들의 사진을 찍어서 올려 놓았더니 참여가 우수한 회원이라고 선물을 주었다. 상품을 받으면서 보니 회장님과 내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다. 여자라면 어색했을텐데 난 전혀 어색하지가 않네.. .   

 

 

 

 

 

올 한해 회사 산악회에서 11번의 산행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1월 덕유산, 3월 금산, 4월 고려산, 5월 칠갑산, 6월 천태산, 9월 설악산 흘림골, 10월 불곡산, 11월 구담.옥순봉, 12월 삼성산 산행에는 참석했다. 2월에 진행되었던 유명산 시산제와 8월달의 몽골 해외산행에만 참가하지 못하고 모두 다 참가한 것이다. 2월 시산제도 갑자기 일정이 한주 연기가 되면서 다른 일정과 겹쳐서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고, 해외 산행은 산행이 아닌 목적으로 그간 해외에 자주 나갔던지라 산에 간다고 또 외국에 다녀 오겠다고 집에다 말할 처지가 되지 않아서였다.

 

올 한해동안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아무런 사고나 문제없이 산행을 마무리 한 것도 행복하고, 이미 다녀온 산도 있었지만 처음 가게 된 산도 많아서 즐거웠다. 혼자서 갔다면 즐거움이 반감 되었을텐데 모두 함께여서 더욱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