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배 대회는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에서 분기별로 실시하는 자체 하프 마라톤대회로, 분기별로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는 차원에서 개회되는 대회이다. 클럽 자체에서 진행되는 우리들만의 대회이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기존의 마라톤대회처럼 대회 아치도 세우고 먹거리도 많이 준비해서 진짜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올해 첫 1분기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었다.
3월이 시작되어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아직은 쌀쌀함이 더 많이 남아 있는 3월초의 아침... 아침기온이 영상 4도를 가르키고 있어 가만히 서 있기에는 다소 쌀쌀하지만 오늘같은 날씨가 달리기에는 최적의 날씨라도 볼 수 있다. 오늘 대회는 2주 앞으로 다가온 동아마라톤 대회를 대비해 마직막으로 자신의 체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기록갱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회원들은 오늘 행사를 끝으로 몸관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오늘도 많이 회원들이 아침 일찍 나와서 대회 개최 준비를 했다. 우리들만의 대회이기 때문에 그냥 시간에 맞춰 나와서 대회 참가만 하고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모두가 나와서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힘을 모아 대회 준비를 마쳤다. 이런 행사준비 과정에서 회원 상호간에 동질감과 유대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대회에서는 검푸배 대회 사상 처음으로 개별 시상을 하지 않고 그룹대항전으로 겨뤄 그룹시상을 하기로 했다. 기록은 개인적으로는 관리를 하기 때문에 빨리 달려서 기량을 다투지만 시상은 개별로 하지 않고 그룹으로 하겠다는 취지였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하프기록을 가지고 개인별로 가,나,다,라 군으로 분류해 놓고, 팀은 A,B,C,D,E팀의 5개로 분류해서 팀장이 1명씩 돌아가며 선수를 선발해서 팀을 만들기로 했다. 검푸배 행사를 좀 더 재미있게 진행하겠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잘 달리지 못해 상품한번 받지 못하는 회원에게도 상품을 한번 나눠 가지자는 의미도 있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3월이지만 아침 7시의 날씨는 영상 4도로 쌀쌀하다. 뛰면 땀을 흘리겠지만 대회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한기가 몰려올 정도였다. 대회를 마칠 시간이 되면 날씨가 많이 풀리겠지만, 아침에는 겨울 파커도 입고 빵모자를 쓰고 있어도 서늘함이 몸을 감싼다. 오늘 행사에는 회원 90여명이 참석해서 성황을 이뤘다. 역시 동아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참석율이 높아진 듯하다. 참석자 중에서 10여명은 사진을 찍어주고 급수를 하는등의 자원봉사를 하는 회원이고 달리기에 참여한 회원을 70여명이다.
회원중에 한 선배는 여름을 만난듯 짧은 바지에 어깨걸이 셔스를 입고 있어 나의 복장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동아 마라톤대회에서 기록갱신을 목표로 하는 있는 중이어서 그동안 훈련도 많이 했고, 그 결과 몸이 많이 좋아지신 듯하다. 나는 출발전까지 옷도 모자도 벗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도 달리기 연습이 충분하지 못해서 1시간 45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그간 하프마라톤 최고 기록이 좋다는 이유로 '가'군에 배정되어 있다. '가"군은 1시간 35분내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1시간 35분안에 들어와야 민폐를 끼치지 않는데 걱정이다.
각 팀장이 팀원을 선정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으로 도입한 방식인데 이런 이벤트 자체가 달리기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나는 'E'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각 팀별로 12명 정도씩 배속이 되었고, 나머지 회원들은 그냥 팀 소속 없이 즐겁게 달리겠다고 한다. 기록이나 거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괜히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냥 즐겁게 뛰면 괜찮은데...
내가 속한 'E'그룹 회원들과 함께. 하프기록의 합계와 보너스 기록을 평균해서 팀 기록으로 하기로 했는데 우리 팀은 달리기 전부터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고 즐겁게 달리자라는 모드가 간다. 내가 원하는 바이다. 1등팀과 2등팀에게 시상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팀원이 중간에 포기하면 팀기록 합산시 30분을 더하기로 하는 룰도 있었다. 우리 팀은 룰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달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회원중 친구인 김종호와 박점렬선배님 두분이 중간 지점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를 해 주었다. 자체 대회인지라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가 없으면 중간에 사진이 한장도 없을텐데 두 사람이나 봉사를 해 주어서 대회 사진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다. 반환점을 향해서 갈 때에는 모자도 쓰고 달리고 있지만, 반환점을 돌아서 올 때에는 땀을 많이 흘려서 모자와 장갑까지 다 벗고 뛰어 오고 있다. 그래도 날씨가 선선해서 달리기는 정말로 좋았다. 이런 날씨가 동아마라톤 대회때까지 이어졌으면 좋을텐데...
선선한 날씨 덕분에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빨리, 하지만 팀에는 민폐를 끼치는 1시간 37분 2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겨울내내 열심히 운동하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나로서는 만족할만한 기록이다. 역시 오늘 대회에서 우리 팀은 처음 예상한대로 5팀 가운데 5등을 했다. 아주 기분 좋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난뒤에 느끼는 만족감과 즐거움은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대회에 참석하기 전에 맛있던 찰떡을 두박스나 기증해주신 김재철 선배님 덕분에 든든하게 먹고 잘 뛰었다는 생각이다. 대회후 밥을 먹어야 하는데 배가 꺼지지 않네.
행사를 마치고 나서 주변의 식당으로 옮겨 뒷풀이 겸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달리면서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이런 뒷풀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식사비 만원으로 주어지는 일주일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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