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달리기 모임

제13회 분당마라톤 (2012.4.15)

남녘하늘 2014. 2. 6. 22:15

 

우리 분당 검푸마라톤 클럽에서 주최하는 13회 분당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분당마라톤 대회는 지난 12년동안 회원들의 순수한 자원봉사의 노력으로 대회가 진행되어 왔었다. 우리 검푸마라톤클럽 회원들은 우리 대회가 풀뿌리 마라톤대회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고, 우리 클럽의 중요한 전통을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개최했었다. 그래서 분당마라톤 대회는 회원들을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었고, 우리 클럽이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행사였었다. 국내 아마추어 마라톤이 붐업이 되기 시작한 2000년도부터 분당대회는 초기에 마라톤인구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해 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13회 분당 마라톤 대회는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분당마라톤 대회와는 달리 조금 특이하게 진행하게 되었다. 참가 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하고 선착순 접수에 의해 대회 참가비가 없는 대회로 치뤄졌다. 대회 참가 인원이 적다고 해도 회원들이 준비해야 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참가비는 받지 않고 나로서는 이해가 되는 않는 대회 진행이었다. 또 선착순에 의해 참가자를 받아 상대적으로 우리 클럽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원천적으로 대회 참가가 쉽지도 않게 되어 버렸다. 올해 대회는 집행부가 이상하게 만들어 버려, 회원으로서 행사 성공을 위해 자원봉사는 했지만, 정말 재미가 없었다. 무료 참가대회를 만들어 500명으로 제한했는데 신청자중 40%가 대회날 참가하지 않아,  대회 참가자나 스텝이나 숫자가 비슷해 져 버렸다. 이런 대회를 뭣하러 하는지 모르겠다. 300명을 위해서 200명이 이틀을 봉사한 이상한 대회...

 

대회를 주최했기에 최선을 다해서 자원봉사를 했지만 찜찜함이 엄청나게 남은 대회였다. 차라리 회원이 아니었으면 나도 대회에 참석해서 뛰고 싶었는데 스텝인지라 뛸 수가 없다.

 

 

 

 

 

신청자 중에서 상당수가 대회 당일 참석하지 않았다. 참가비를 받지 않으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 돈이 지불되지 않았으니 아까운 것도 없었을 것이고... 300여명 남짖 참가했지만 우리 클럽의 명성을 믿고 오신 참가자들에게는 최고의 봉사를 다해 진행했다. 덕분에 오늘 참석한 사람들은 기존 대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전의 대회에서 참가비를 받고 왔어도 기분 좋게 돌아갔었는데... 참가 인원은 적어도 스텝들이 해야 할 일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클럽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내가 우리 클럽의 임원도 아니고, 또 행사를 핵심적으로 준비한 회원도 아니었기에 임원들이 하자는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아도 불만은 많았다. 그래도 대회가 개최된 이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 개최 하루전인 어제부터 오늘까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었다. 회원들 중에 상당수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품보관과 주로 관리가 오늘 내가 맡은 임무이다.  

 

 

 

 

 

대회 참가 인원이 적다보니 참가 선수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봉사를 하던 클럽의 동료가 오늘 회원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 주어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다른 대회때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는데 참가자가 적으니 이런 잇점도 있다. 참가 인원 자체가 적다보니 결승점을 들어 오는 선수로 줄줄이 이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회 진행에는 편한점도 있었다. 이번 봄은 조금 늦게 오는 탓에 탄천과 분당 중앙공원의 벚꽃이 피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더하다.   

 

 

 

 

 

 

대회 신청을 한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다는 전제하에 우리 클럽에서 먹거리 등 준비는 많이 해 놓았는데 온 참가자가 적어서 모든 것이 너무 많이 남아 버렸다. 운동을 마친 선수들을 위해 준비한 순두부는 양이 너무나 많아서 휴일날 중앙공원에 나온 주민들에게 엄청 선심을 쓰면서 나누어준 대회였다. 평소 대회였다면 생각지도 못할 일인데... 하여간 참가자 숫자에 관계없이 대회는 잘 치루어졌고, 함께 나왔던 클럽의 회원들의 노력에 의해 행사는 잘 끝났다.

 

  내년에도 대회가 또 이렇게 진행된다면 나는 절대로 행사에 도움을 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렇게 좋은 날 허리가 구부정해지도록 열심히 일 했었다는 것이,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엄청 신경질이 났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참가자들의 호응으로 성공적으로 끝난 대회라는 표현을 하는 현 집행부의 반성을 촉구한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점심도 먹지 않고 집으로 먼저 돌아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