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포천 38선 마라톤 (2012.4.22)

남녘하늘 2014. 2. 10. 22:48

 

 오늘 분당 검푸 마라톤클럽 회원 50여명과 함께 포천 38선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우리 클럽에서 1년에 봄 가을로 한 차례씩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거나 산행을 가게 되는데, 올해는 분당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나서 포천 38선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단체 신청을 한 인원이 많다보니 대회 주최측에서 관광 버스까지 지원하게 되어 오늘 마라닉도 비교적 편한 여행이 되었다.

 

 분당구청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서 9시가 다 되어서 포천에 있는 5군단 화랑연병장에 도착했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가 아침이 되어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리면 달리기를 하는데는 덥지 않아서 좋은점도 있지만, 행사를 진행하는데에는 구질구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회 시작 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기에 오늘은 비를 맞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비 내리는 것을 귀찮아 하거나 물구덩이를 피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달리기에만 신경쓰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5군단 화랑연병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다른 대회와는 달리 출발장소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장소가 아닌, 부대내 운동장인데 잔디운동장이 온통 물구덩이다. 그냥 신발이 물에 젖는 수준이 아니라, 진흙탕에 빠지는 것인지라 마음이 심란해진다. 대회 주최측에서도 이런 날씨에 대회를 진행하려면 심란하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대회 출발시간이 다 되어도 참가자들이 운동장으로 나가지 않고 주최측에서 준비해 놓은 텐트아래 모여서 비를 피하고 있다. 다행이 텐트를 설치해 놓은 곳은 지대가 조금 높은 곳인지, 아니면 배수가 잘 되는 곳인지 물이 고여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출발하기에 앞서 함께 모여 준비운동도 해야 하고, 주최측에서는 행사 진행도 해야 하는데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비오는 날의 야외 행사는 주최측도 진행하기도 힘들고, 참석하는 사람들도 성가시고 귀찮다.   

 

 

 

 

 

 어제부터 비가 내렸기에 아침에 출발할 때 회원들이 각자 간단한 비옷을 준비해 와서  출발하기 앞서 체온저하를 막기 위해 비옷을 입었다. 다행이 비가 더이상 많이 내리지는 않고 이슬비가 오락가락 반복하고 있다. 포천 38선 마라톤 대회는 지도상의 38선을 따라 병풍처럼 포천의 관음산과 관음산을 감싸고 흐르는 영평천변 372번 지방도로를 달리게 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계곡을 따라 비교적  평이한 코스이고, 한번도 참석해 보지 않은 곳이여서 회원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오늘 단체로 참가한 분당 검푸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출발 직전까지도 날씨가 쌀쌀해서 비옷을 벗지 못했다. 가만히 출발을 기다리려니 한기가 들어서 회원끼리 서로 등을 기대고 체온을 나누니 한결 따스하다. 사람의 체온을 나누는 것이 이렇게 따스한지 몰랐다. 마라톤 출발에 앞서 밸리댄스 공연도 있었고, 8사단 군악대의 축하공연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날씨가 쌀쌀하다보니 호응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밸리댄스를 하는 사람을 보면서 흥겹다는 느낌보다는 안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주최측에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날씨가 뒷바침되지  않았다.

 

 

 

 

 

 다행이 대회 출발때에는 비가 조금 그쳐 주었다. 가랑비가 오락 가락하는 가운데 추워서 비닐우의와 물품보관용 비닐을 이용해서 2중으로 보온을 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달리는 주자들은 물론 추최측과 자원봉사자 모두가 수고가 많았던 대회로 기억된다. 단체팀으로 신청했던 최농훈씨가 참석하지 않아서 내가 최농훈씨 배번을 달고 뛰었는데 스피드 칩은 내 것을 사용해서 내 기록을 측정하기로 했다. 출발신호와 함께 달려 나가는데 군악대가 출구쪽에서 흐린 날씨임에도 힘차게 연주를 해 준다.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개별 신청을 했는데 회원중 몇 몇 잘 뛰는 사람들이 단체팀으로 신청을 했었고, 참석하지 않은 주자대신 대타로 분당검푸 B팀으로 뛰게 되었다. 단체팀원 중의 한명인 김경아씨가 운동량이 부족해서인지 처음부터 속도가 빠르다고 하면서 속도를 높이지 못해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냐가 입상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아닌데 단체팀으로 뛰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려서인지 km당 4분 30초에서 40초의 속도로 달려도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다.     

 

 

 

 

 

 

막판에 함께 달린 김경아씨가 힘들어해서 예상했던 목표 시간보다 5분 가까이 늦어졌다. 나도 일행과 함께 보조를 맞추다 보니 막판에 조금 힘이 들었지만 끝까지 표시내지 않고 함께 달려 주었다. 예상했던 속도로 달렸으면 나도 상당히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승점 도착시간은 1시간 40분 3초. 연습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엄청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 단체에 참가한 사람을 제외하고 하프코스 참가자중 97등을 했다. 100등안에 들면 선물이 있었는데 51등부터는 사탕 한봉지였다. 상품이 있다고 해서 쌀 3kg 정도는 주리라 생각했는데 조금은 실망스러웠는데 재미라고 생각하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 돌아오는 버스편에서 모두 풀어서 한개씩 나눠 먹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나니 대회 주최측에서 막걸리를 비롯해서 순두부 등 여러가지 먹거리를 충분하게 주어서 회원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후원을 하니 행사진행이 원활하고 즐거운 달리기가 되었다. 간단한 먹기리를 머고나서 대회장에서 멀리 않은 곳에 있는 산정호수 한화리조트로 이동해서 온천욕을 즐기고 왔다. 오늘 행사도 우리 클럽의 주최측이 일정을 아주 잘 잡아서 달리기와 함께 여러가지 호사를 누리는 마라닉이 된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산정호수 한화리조트에 가족이 놀러왔던 이후로 몇 년만에 방문인데, 온천물이 미끈거리고 피로를 풀기에 아주 좋았던 것 같다.   

 

 

 

 

 목욕을 마치고 이곳 포천이 고향이신 우리 클럽의 신동진 선배님 인솔로, 선배님 친구가 하는 식당으로 옮겨 늦은 점심을 하게 되었다. 대회장에서 간단한 요기를 했지만 달리기도 했고, 온천에 가서 목욕까지 하게 되니 상당히 출출함을 느낀다. 원래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식성도 좋고 먹기도 잘 먹는다. 이제는 비가 완전히 그치고 날씨도 포근해져서 샌달을 신고 다녀도 된다.   

 

 

 

 

 신동진 선배님 친구분께서 하는 식당에 도착하니 식당 앞에 프랜카드까지 걸어두고 환영을 해 주신다. 주인이 마라톤을 하지는 않지만 산행을 하시는 분이어서, 마라톤을 즐기는 우리를 이해하고 상당히 배려해 주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등산용 손수건까지 나눠 주어 우리를 기쁘게 해 주었다. 친구집으로 초대를 한 신선배님은 오늘 식비까지 지원해 주어 고맙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김일성 별장이 있었다는 산정호수의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알찬 먹거리 등, 너무나 멋진 고장 포천의 따스함을 신동진 선배님을 통해 느낀 하루였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음식도 잘 먹고, 술도 잘 마신다. 음식을 잘 먹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술을 잘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달리기를 해서 몸이 건강하니 술을 마실 수 있는 체력이 뒷바침 되어 가능한 일이겠지만 , 운동하고 술마시면 운동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뭐든지 적당하게... 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체로 술 마실 때 스스로  절제를 하는 일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함깨하니 필요 이상의 술을 마신 것이 아닌가싶다.        

 

 

 

 검푸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대회 주최측에서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서 대회에도 참가하고, 온천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봄소풍 잘 다녀왔다. 몸에 좋은 운동도 하면서 이렇게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모임도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마라톤을 할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해 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