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진주마라톤 (2012.4.29)

남녘하늘 2014. 2. 18. 21:48

 

 어제 진주시에서 준비해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비교적 이른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기에 앞서 조금 더 빨리 일어나서 진주성을 한바퀴 산책하거나 가볍게 뛰고 싶었는데 집사람이 피곤한지 게으름을 피워 아침 산책은 하지 못해 아쉽다. 아침 날씨는 구름이 조금 있지만 기상상태는 좋아 달리기에는 좋을 듯하다.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고, 식당에서 가까이 있던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했기에 대회 출발 시간까지는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오늘 대회의 출발 시간이 9시 30분인데  4월말에 개최되는 대회로서는 상당히 늦게 출발하는 편이다. 풀코스 부문도 있는데  4시간에 들어 온다고 해도 결승점 통과시간이 오후 1시 반이 넘으니 엄청 더운 시간에 달리게 된다. 그것도 4시간 안에 들어오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야기이고 그보다 늦게 들어오며 가장 더운 시간에 달릴 수 밖에 없는데...  아마 아침에 대회 주최측에서 식전 행사에 참석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을 배려하고, 달리는 주자를 배려하지 않은 행사의 편의성만 생각한 결과일 것이다.

 

그동안 진주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 한번도 참석해보지 않았는데, 고향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게 되니 기분이 좋다.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진주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도 가끔씩은 참석해야 할 듯...  진주의 마라톤 대회의 코스도 진양호를 따라 뛰는 것이여서  상당히 볼거리가 있는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하프와 10km 참가자인듯 풀코스에 참가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대회장 근처에 유채꽃도 피어 있었고, 남강을 따라서 뛰다가 남강땜을 건너가서 진양호를 뛰는 코스였다. 지방 대회인지라 지방자치단체시와 관련된 사람들의 축사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하지만 무료로 참가한 대회여서 그냥 참고 기다렸다. 거의 9시 반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함께 참가한 직장 동료중 풀코스 참가자는 나와 이제헌 차장 두사람 뿐인데, 다른 참가자들이 빨리 뛰고 들어와서 목욕을 하고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어서 우리 두사람이 하프만 뛰기를 바라지만 꿋꿋하게 풀코스에 참가하고 뛰었다. 대신 4시간을 넘기지 않고 들어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오늘이 풀코스 대회에 120번째 참가하는 날인데, 그동안 고향인 진주에 와서는 대회에 한번도 참가해 보지 못했었다. 오늘 진주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니 코스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다. 부모님께서 내가 마라톤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동안 진주에서 개최되는 대회는 일부러 참가하지 않았었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만나 내가 진주마라톤에 왔다는 소리가 들어갈까봐... 오늘은 진주시에서 초대를 했으니 작심하고 온 셈이다. 오늘 대회진행 아나운서가 이전기관 직원 참석을 몇번이나 멘트하고 진주시장까지 부스로 찾아와서 악수하고 사진찍고...  진주시 공무원들은 휴일인데 이틀째 따라다니며 밥사주고 안내하고 민망할 정도로 대접을 받는다.  

 

 

 

 

집사람도 그동안 달리기 연습을 조금씩 하더니 오늘은 10km 부분에 참석해서 천천히 뛰라고 해 놓았고, 나와 이제헌차장 두명만이 풀코스에 참석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는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처음부터 겁을 먹고 짧은 코스를 신청한 듯하다. 풀코스 뛰는 사람들때문에 전체 일행이 기다리는 것이 걱정인듯, 풀코스 포기했으면 하는 진주시 관계자의 무언의 압력이 계속있었지만 일행들이 출발하기 전까지는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그냥 풀코스 출발선에 섰다.  

 

 

 

 마라톤을 뛰면서 목표시간을 정해놓고 뛰기는 처음인 듯하다. 가능한한 3시간 40분 안에는 들어와야 하고, 아무리 늦어도 4시간 안에는 들어와야 하는데 최근 열심히 연습하지 않았고, 날씨가 더워지면 그만큼 기록이 늦어지니 은근히 부담되기도 한다. 하지만 날씨도 햇볕이 쨍쨍 내려쬐지 않았고, 아름다운 진양호의 풍경을 즐기면서 달리다 보니 힘들지가 않았다. 주로 교통통제도 잘 이루어졌고, 코스도 강변을 따라 뛰는데 언덕이 많지 않아서 달리기가 힘들지도 않았고, 코스가 예뻐서 지루하지도 않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너무 응원하는 관객이 없었다는 것. 농촌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해버려 시골에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서일 것이다. 

 

 

 

 

 날씨가 덥기는 했지만 다행히 구름이 많아서 직접 햇살이 비치지 않아, 복사열이 없어 뛰기에는 좋았다. 햇볕이 비쳤다면 오늘 날씨는 한여름의 날씨였을 것 같다. 30km에 도착할 때까지는 대략 km당 5분의 속도로 달렸는데 오늘도 30km를 지나고 나니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35km까지는 5분 30초의 속도로 달렸고, 35km를 지나고 나서는 조금씩 걷기 시작해서 최종 기록은 3시간 46분 24초이다. 그나마 구름때문에 이 기록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이 들면 걷기도 해서인지 올해 달린 3번의 풀코스 참가중 뛰고 나서 가장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일행을 기다리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함께 달린 동료들은 모두 식사를 마치고 산청에 있는 찜질방으로 목욕을 하러 이미 떠나 버렸다. 풀코스를 함께 달린 이제헌 차장과 나, 집사람과 노재한차장 4명이 진주시에서 준비해 놓은 차를 타고 산청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고향에서 처음 달린 마라톤 대회여서 기분도 좋았지만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