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노인봉, 소금강 산행 (2012.5.19)

남녘하늘 2014. 2. 28. 23:21

 

 오늘 산행의 출발지는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지점인 진고개다. 얼마전 자생 식물원 김창렬 원장님의 국토종단 달리기의 마지막 구간이 이곳이어서 한겨울에 뛰어서 넘었던 진고개인데, 노인봉과 소금강 산행을 하려고 4달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하는 노인봉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이번달 산행은 당초 가리왕산으로 가려고 준비했는데, 나물 채취를 하는 사람들도 인한 산불방지때문에 입산통제 기간이 연장되어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당초 5월15까지로 되어 있던 입산통제 기간이 6월 15일까지 연장 되어지는 바람에 급하게 장소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고, 진고개-노인봉-소금강 구간으로 변경하였다.

 

 진고개에 도착하니 해발 고도가  960m여서 확실히 서울과는 다른 서늘한 기온이 느껴진다, 진고개부터 출발해서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으로 가면 오르막은 적고 내리막길이 많은 장점이 있는 산행이라고 한다. 진고개의 해발고도는 960m이고, 노인봉 정상은 1,338m 여서 380m만 오르면 노인봉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노인봉까지의 거리도  3.9km 정도로 대부분 능선을 타고 가는 코스가 많고, 이후는 계속 내리막길이라고 한다.  

 

  그간 소금강을 여러번 오기는 했어도 항상 강릉 연곡쪽에서 들어와 소금강 계곡만 구경하고 갔었는데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 계곡을 모두 둘러 보는 것은 처음이다. 단체로 와서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 코스를 다녀가기가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회장님으로부터 오대산 소개 및 등반요령 안내에 이어 오전9시 40분부터 시작된 산행은 노인봉에 오르고 다시 소금강이라 불리는 낙영폭포-백운대-만물상-구룡폭포 등을 거쳐 산행종점인 소금강 분소까지 총 6시간(후미 기준) 동안 진행됐다.  

 

 

 

 

 

 산행출발지인 진고개 탐방센터의 날씨는 너무도 맑고 깨끗했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인지 이곳은 이제서야 봄이 막 시작 한듯한 느낌으로 나무의 잎새가 여리게 피어나고 있다. 선선한 날씨지만 햇살이 따스하고, 계속되는 오르막인데도 불구하고 숲속을 걷고 있어 덥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산행을 함께한 동료들의 복장이 제각각인데, 나는 조금만 오르면 더울 것을 예상하고 반팔 셔스만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계단을 오른후 약간의 오솔길같은 구간을 지나니 갑자기 뻥뚤린 공간이 나타났다. 산행이 시작되어 이제는 숲속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넓은 목초지 같은 들판이 나타나 시원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몰려왔다.  이곳에서는 진고개에서 강릉으로 내려서는 계곡도 조망된다. 아직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지 않고, 편안한 능선길이 계속되어 산길이 이렇게 좋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곧이어 노인봉으로 올라가는길이 시작된다. 노인봉 정상의 해발이 높지만 시발점인 진고개의 높이 자체가 높았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동안 급격한 경사가 많지 않았고 힘이 든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길지 않은 은근히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능선에 진입하게 되고 이때부터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산행길이 이어져 한결 수월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신록의 싱그러움이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산행 입구에서 1시간 정도 오르니 노인봉 정상을 200여m 앞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가면 노인봉 정상을 향하게 되고,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소금강으로 내려 가게된다. 갈림길에서 조금 올라가면 곧정상이 나온다.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오는 동안에도 산행객이 적당히 있었는데 노인봉 아래 도착하니 갑자기 엄청난 인파로 북적인다. 강릉의 모 고등학교에서 사제간 동반산행중이라고 하는데 정상 가까이에서 정체가 발생했다.   

 

 

 

 

 노인봉은 정상에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아 보인다하여 노인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바위가 험하고 좁아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찍기가 곤란하다. 노인봉은 주위산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편이 아니라 다른 산에 갔을 때처럼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풍광은 없었지만, 그래도 정상은 정상인지라 시원하다. 정상에서 멀리 동해바다가 보인다. 학생들 사진 찍는 것을 기다려 잠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었다.   

 

 

 

 


 오대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과 더불어 국내 제일의 명산으로 꼽던 성산이다.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해발 1,338m)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 소금강이 자리하고 있다. 노인봉 정상을 오르고 나서 다시 오던 길을 200여m를 내려가 삼거리에서 소금강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내리막 길만 내려가면 된다. 정상에서 멀리 황병산의 모습도 보인다.   

 

 

 

 

 

 다른 험한 산에 비하면 나쁜 길이 아니지만 오늘 산행 코스중에서 노인봉부터 소금강 낙영폭포사이 구간 1.5km는 경사도 급하고 노면이 제일 안좋았던 것 같다. 이 구간은 나무들 때문에 조망도 거의 없었다. 우리처럼 타고온 버스를 다시 소금강으로 보내 놓지 않아서인지 올라 올 때 보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내려 오지 않는듯한 느낌이다. 그냥 노인봉까지만 보고 다시 돌아간 듯하다. 싱그러운 신록의 터널을 산행내내 걸을 수 있었던 진고개-소금강코스는 가을 단풍산행지로 유명하다지만 5월 산행지로도 참 좋은 코스였다는 생각이다.  

 

 

 

 

 소금강의 옛 이름은 청학산이었다. 오대산 동쪽 기슭에 위치하여 백두대간 능선인 황병산(1,407m)을 주봉으로 오른쪽은 노인봉이 왼쪽은 매봉(1173m)의 형상이 마치 학이 날개를 펴는 모습이라 하여 청학산이라 부르던 것을 산의 모습과 경치가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율곡선생이 소금강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영폭포는 아직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시기여서 수량이 적어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곡이 만들어 놓은 5월의 풍경은 어디에서 보던간에 한폭의 그림이다. 낙영폭포를 지나서부터는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간다.   

 

 

 

 

 

 

 


 엄청나게 넓은 반석이 깨끗한 백옥처럼 보여 흰구름(白雲)과 같다고 하여 '백운대'라고 이름 붙여진 넓은 바위로 지난다. 5월의 싱그러운 숲과 더불어 눈이 호강하고 있는 중이다.

 

 

 

 

 계곡을 따라서 그림같은 소(沼)와 담(潭) 그리고 조그만 폭포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백운대를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소금강의 만물상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백운대에서 만물상, 구룡폭포로 이어지는 계곡풍경은 소금강의 절경이 모두 모여 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금강산의 귀면암을 닮았다는 소금강의 귀면암도 보인다. 온갖 형상의 바위와 맑고 고운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이 조화를 이뤄 이 풍광을 무심히 지나칠 수 없이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제부터는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내려가는데 초록빛이 감도는 계곡의 물이 신록의 푸른 빛과 어울려 이 멋진 풍광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아본다. 계곡 위에 설치된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소금강 계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탁 트이는 것 같다. 잘 설치된 데크길이 편안하게 소금강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한참전 소금강에 왔을 때에는 이런 데크길이 없었는데 산행하는사람의 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해 만들어놓은 데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하는 일중에 가장 잘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계곡을 너무 편하고 안전하게 내려 온 듯하다.  

 

 

 


 소금강 계곡의 아름다운 경관은 구룡폭포에서 빛을 발한다. 구룡폭포는 9개의 폭포가 이어지는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금강산의 구룡폭포가 조금도 부럽지 않은 멋진 풍광이라고 한다. 현재는 9개의 폭포중 아랫쪽에 있는 3개의 폭포만 구경할 수 있고 윗쪽에 있는 6개의 폭포는 입산금지구역에 있어 볼 수 없다고 한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로 명승 1호로 지정된 오대산 청학동 소금강의 구간에서 가장 멋진 풍광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2학년때 이곳 소금강으로 MT를 왔다가 비가 많이 내려서 엄청 고생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사진도 찍고 계곡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선두는 벌써 식당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온다. 우리는 이제서야 식당암에 도착했기에 서둘러 하산한다. 그러는 바람에 입구 근처에 있는 금강사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바쁘게 한참을 더 내려가니 드디어 산행의 종착지인 무릉계가 나온다. 산길 초입에는 소금강 빗돌과 명승 제 1호 명주 청학동 소금강이란 글이 새겨진 표지석이 있었다. 

 

 

 

 

 

 당초 산행을 마치고 소금강 입구에 있는 무릉산장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근처에 있는 계곡식당으로 장소를 바꾸게 되었다. 물가에 있는 계곡식당으로 변경된 덕분에 계곡에 내려가 발을 담글 수 있었다. 거의 후미조에 속해서 내려오다 보니 선두를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중간에 물가에 가보지도 못하고 내려 왔는데, 식당에 도착해서는 부담없이 계곡에 내려갈 수 있어 좋았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풀리는 듯핟. 계곡식당에서의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는 아주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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