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산회 회원들과 함께 제천에 있는 금수산(1,016m)으로 산행을 다녀 왔다. 분기에 한번씩은 조금 멀리 있는 산을 가자고 해서 이번주 산행은 금수산으로 정하고, 다른 때보다 조금 빠른 7시에 오리사옥에서 출발했다. 금수산은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 경계에 월악산 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산으로,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사방으로 시원스러운 산이다. 북쪽으로는 금수산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신선봉과 동산이 능강계곡과 함께 시야에 들어오고, 남쪽으로 월악산과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정산이 아련하게 보인다. 그 아래 청풍호반에 둘러싸고 청풍문화재 단지와 호반을 가르는 유람선이 보이는 조망이 정말 멋있는 산이다.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산 아래에 백운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단양 군수를 지낸 퇴계 이황이 단풍 든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하며 금수산(錦繡山)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제천시와 단양군이 서로 자기 고장의 명산이라고 자랑한다. 보통 금수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산행 기점을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로 삼는다. 충주호변 도로를 타고 가다 상천리로 진입하면 넓은 주차장과 매표소가 나온다.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정상을 올랐다가 반대편 상학마을로 하산하지만, 우리는 차를 가져 왔기에 금수산을 올랐다가 다시 출발했던 이곳으로 내려 와야 한다.
금수산을 비롯해서 구담, 옥순봉, 청풍호반을 여러번 왔었지만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멋진 풍광에 감탄하고 가는 곳이 이 지역이다. 금수산을 오르는 길에 있는 용담폭포로 가기 위해 수산면의 상천리 백운동마을에서 출발한다.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백운동마을은 산수유로 유명한 산골마을로 충북 최초의 슬로시티로 이름이 올라 있는 곳이다.
상천휴게소 옆으로 뻗은 백운동 마을길을 들어서면 10여 그루의 기이하게 생긴 노송이 자리잡고 있다. 수령을 알 수 없는 커다란 산수유나무들도 마을 곳곳에 있어 이곳에 산수유 나무가 잘 자라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을을 지나 조금 오르다보면 용담폭포 안내석이 농로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등산로는 이곳에서 두갈래로 나뉘어 지는데 왼쪽 길은 200m 거리에위치한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으로 가는 산행길이고, 오른 쪽은 계곡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이다. 우리는 용담폭포를 거쳐 망덕동으로 올라 정상에서 다시 오른쪽 계속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한여름 물맞이 폭포로 유명한 30m 높이의 용담폭포는 폭포 아래에서 보면 밋밋한 느낌이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암릉이 배불뚝이처럼 튀어 나와 푝포의 10m 정도만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철이 아니어서 이 용담폭포에도 수량이 적어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감상할 수 없었다. 용담폭포를 한눈에 조망하려면 계곡을 건너 폭포 왼쪽 뒤로 이어진 바위전망대에 올라야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는 용담폭포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어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만 남기로 바로 정상을 향해 이동하기로 했다. 아직 산행의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용담폭포 위에 있는 선녀탕은 물이 오랜 세월 바위를 파내서 만든 세 개의 작은 소를 말한다. 선녀탕에서 망덕봉까지는 2시간 정도 땀을 제법 흘려야 하는 바위 능선이 이어진다. 오를수록 급경사의 능선이 이어지는데, 난코스에는 로프를 매 놓아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길은 돌길이지만 나무가 비교적 많아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다. 망덕봉 코스 중터쯤 오르면 계단 너머로 바위 능선이 멋지게 펼쳐진다. 산자락 하나가 모두 바위로 이루어졌다. 암릉을 뚫고 솟은 노송들의 모습도 멋지다. 조금 더 올라가니 충주호를 배경으로 묘하게 생긴 바위가 솟아있다. 금수산의 명물 중 하나인 독수리바위이다. 날개를 접고 앉아 먹잇감을 응시하는 독수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망덕봉(926m)에 오르는 길은 돌길이지만 망덕봉 정상은 평평한 흙바닥이다. 나무에 가려 망덕봉 정상의 조망은 좋지 못하지만 참나무 숲으로 쌓여 있어 시원했다. 주말인데도 생각보다 산행객이 많지 않아서 중간에 단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곳에서 오늘 함께한 일행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금수산 정상까지는 오르락 내리락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오른쪽으로 충주호의 풍광과 능선을 넘어 오는 시원한 바람이 함께 한다.
망덕봉(926m)과 금수산(1,016m)은 고도상으로는 100m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망덕봉에서 하산하는 듯, 내리막길을 내려가 다시 금수산으로 오르게 되어 있었다. 금수산으로 향하는 길이 내내 숲길이지만 중간에 암릉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경사가 급해지는 등 쉬운 길이 아니었다. 정상에 다가갈수로고 경사가 급해지지만 청풍호반을 향한 조망이 보이며 멋진 경관이 보인다. 수려한 금수강산에서 '강'자가 빠진 금수산의 아름다음에 매료 된다. 청풍호가 내려가 보이기에 더욱 멋있는 것 같다.
금수산 정상은 망덕봉과 달리 뾰족한 돌봉우리였다. 데크계단을 올라서자 작은 바위 위에 정상 표지석이 있다. 어른 한두 명이 서기도 벅찰 만큼 비좁다. 하지만, 딛고 서면 더없이 너른 풍경이 펼쳐진다. 사방을 돌아가며 중부내륙의 산악들을 펼쳐 보인다. 그중에도 눈에 띄는 건 월악산 영봉이다. 달처럼 둥근 바위가 툭 튀어나온 것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역시 청풍호다. 좁고 불편한 장소에 우리가 오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가 없어 사진만 찍고 자리를 비워 주었다. 망덕봉과는 달리 나무 그늘도 없어 오래 있기도 불편하다.
금수산 정상을 지나 다시 상천리로 향해서 내려 오는 길에 조금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망덕봉 근처에서 식사를 할까 하다가 못하는 바람에 식사시간이 조금 늦어졌지만 오르는 길은 멋진 풍광을 감상하느라 밥먹는 생각을 하지 못한 탓도 있다. 정상을 지나 내려 오는 길에 햇살도 피하고 평평하게 일행이 모여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냈다. 산행코스가 8km 남짖 되는 거리였지만 생각보다는 힘이 든 산행이어서 휴식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엄청 즐거웠다. 남자들끼리 온 산행이라 아기자기 한맛은 없지만 그래도 업무를 떠나 함께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하산길은 망덕봉을 올랐던 바위능선과 정반대의 느낌이다. 깊은 숲 속으로 난 흙길인데, 경사는 만만치 않다. 바닥이 푸석푸석해 특히 미끄러짐에 조심해야 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을 쓰면서 내려왔더니 오를때와 비슷하게 땀이 난다. 능선길이 아니어서 바람이 잘 불지 않는 것도 영향을 있었던 것 같다. 정상에서 바람에 말렸던 옷이 다시 다 젖어버렸다. 숲속길의 풍광밖에 없어 하산하면서 따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상천리 백운동마을 어귀에 도착해서 올라갈 때 찍지 못했던 산수유나무와 기이하게 생긴 노송사진을 닮아 보았다.
산을 오르내리느라 흘린 땀을 하고 그대로 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용담폭포를 거쳐 마을앞으로 이어진 계곡에 들러 휴식을 취하면서 머리도 감고 손발도 씻어 주었다. 계곡물이 시원해서 산행의 피로를 완전히 풀어 주었다. 작년 9월에도 금수산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느라 제천에 와서 금수산을 뛰었는데 이번 산행을 산에서 달렸던 코스는 아니였지만, 즐거운 산행을 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청풍호가 더 잘 보였던 마라톤코스를 따라 금수산을 올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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