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칼봉산 산행 (2012.7.28)

남녘하늘 2014. 5. 17. 20:23

 

 회사 동료들과 함께 중복(中伏)을 맞아 물이 많이 흐르는 계곡이 있는 산에 올랐다가 내려 오면서 등목이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용추계곡이 있는 칼봉산으로 산행을 떠나기로 했다. 주중 내내 날씨도 어지간히 덥고,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서 시원한 계곡물이 많이 생각나는 산행이었다.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최근 비가 많이 내려서 계곡에는 물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 가평읍 승안리와 경반리 사이에 위치한 칼봉(899m)은 가평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6km 거리에 위치한 산이다. 칼봉은 본래 칼봉산으로 불렀으나 지난 99년 3월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가평군을 찾는 등산인이나 관광객에게 좀 더 정확한 관광안내도 제공과 관내 명산을 알리는 취지에서 우목봉을 연인산으로,  전패봉을 우정봉으로 바꾸면서 칼봉산도 산자를 뺀 칼봉으로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표시되어 있는 표시판에는 칼봉과 칼봉산이 혼재되어 있었고, 정상석도 칼봉산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칼봉산은 바로 곁에 있는 연인산의 유명세에 가려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편이다. 덕분에 산 전체가 온통 원시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조용히 산행을 즐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라고 한다. 다만 들머리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경반계곡과 용추계곡의 진입거리가 너무 길다는 불편함이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일행은 용추계곡으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차를 가지고 이동했다. 주차장이 한창 아랫쪽에 있었으나, 차를 가지고 갈수 있는 제일 윗쪽까지 가보자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올라가게 된다. 산행에 앞서 계곡을 한참 오르내리는 수고는 덜었지만, 주차장을 찾지 못해서 차를 주차시키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산행시작 들머리 시원한 용추계곡은 아직 오염이 안된 청정지역으로 잣나무숲이 우거지고 중간 중간 수영장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웅덩이가 많이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차가 아래쪽에 있어 다시 이 계곡으로 내려 와야 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물놀이를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계곡을 올라갔다. 용추계곡에는 높이 5m정도의 용추 폭포가 있다고 들었는데 계곡을 오르면서 안내표시판을 찾지 못해 끝내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계곡을 따라 2km 이상 올라오니 칼봉방향으로 가파른 산을 오르는 표시판이 나타난다.   

 

 

 

 

 가평의 산들은 대부분 육산들이다. 겨울에는 나뭇잎이 없어 조망이 있겠지만 오늘처럼 녹음이 우거져 있는 하절기에는 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망은 전혀 없게 된다. 비록 조망은 없지만 나무 그늘이 져서 조금 덜 덥기는 하지만, 때가 삼복더위인지라 산을 오르면서 엄청나게 땀을 많이 흘린다. 그나마 나무 그늘과 함께 돌이 별로 없는 흙길이어서 다행이다. 칼봉산은 계곡에서 벗어나자 마자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 등산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코스인지 원시의 숲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길가에는 수령이 오래된 참나무들이 그득하고 너무나 한적하다.

 

 

 


 엄청나게 땀을 흘리면서 아무런 조망도 없이 숲속의 나무만 감상하면서 오르다 보니 칼봉산(899.8m)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한쪽 귀퉁이에 이정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다른 볼거리는 없다. 주변이 잡목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조망이 나조지 않는다. 나무 틈 사이로 연인산, 매봉, 깃대봉을 얼핏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정상부가 너무 좁고 오래 있을 이유가 없어 동료들과 인증사진 한장만 찍고 부지런히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산을 오르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을 단 한명만 만났는데 왜 사람들이 칼봉산을 많이 찾지 않는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정상에서는 식사조차 할 장소가 없어서 시원한 숲속에서 하기로 하고,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간단한 식사를 한다. 오늘은 산행과 산에서의 식사보다는 계곡에서의 시간을 기다렸는지라 식사도 간단하게 끝낸다. 계곡으로 내려 오면서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계곡물에 몸담그기를 위해 하산을 서둘렀다. 산을 올라갈 때 힘은 들었지만 금방 올라갔다고 생각했었는데, 내려 오는 편한 길도 한참을 내려 오게 된다. 한여름 무더위에 지쳐 이제 도착할 때가 지나지 않았나 생각할 무렵에 저만큼 아래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최근에 자주 내렸넌 비로 인해 계곡에는 물이 많이 흐르는 편이었다. 용추계곡(龍湫溪谷)은 연인산에서 시작해 칼봉과 노적봉 사이를 지나 가평읍 승안리의 용추폭포까지 이르는 약 10km의 청정 계곡이다. 우리가 처음 자리를 잡았던 곳이 외진 곳인줄 알았더니 연인산 쪽으로 오르내리는 길목이었던 모양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지나쳐 다시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등목까지 하고 나니 몸이 개운해졌다. 산에 오를 때 땀에 젖은 옷까지 갈아 입으니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여름 계곡산행은 이 맛으로 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에게 눈살일 찌푸리지 않게 하려고 꽤 신경을 쓰면서 계곡물에서 놀았다.

 

 

 


 등목까지 마치고 다시 계곡을 내려 오다가 용담이란 곳을 지나치게 되었다. 이곳에도 안내표시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는데 나중에 내려와서 설명을 들어보니 용담이었다. 산행객과 계곡에 놀러 온 사람들이 많은 이 계곡에 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지 알 수가 없다. 지자체에서 다른 곳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이런 곳에 안내판 설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따로 용담에 대한 설명이 없어도 암벽사이로 깊고 짙푸른색의 물길이 용이 꿈틀거리며 지나간듯한 모습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인지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내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긴 계곡을 걸어 내려 오니 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다시 물속에 들어 갈 수도 없고...  용추계곡 입구로 내려 오는 동안에도 자그만한 징검다리도 몇 개 지나쳐야 하고 신발을 벗어야 하는 곳도 나오지만 계곡은 참 아름답다. 오늘 오른 칼봉산은 잘 알고 떠난 산행이 아니었고, 부분적인 정보와 계곡이 좋다는 것만 알고 떠났는데 용추계곡은 언제든지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칼봉산은 아니다. 운치 있고 인적이 드물어서 조용하고 산길이 좋다고 하는 것은 모두 거짖말이다. 가파르고 조망도 없고,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등산로를 찾지 못해 알바를 해야 하는 산이라는 느낌. 하지만 용추계곡이 나머지를 상쇄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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