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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여행 2-1 (삼척) (2012.7.6)

남녘하늘 2014. 5. 11. 20:03

 

 회사 동료들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삼척과  속초, 강릉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금요일 오후에 사무실에 필수 근무 인원만 남기고 첫 방문지인 삼척으로 떠난다. 박물관 문을 닫을 수만 있다면 부서 인원이 모두 함께 떠날 수 있겠지만 박물관까지 문을 닫고 올 수가 없는 처지여서 필수인원은 퇴근후 속초로 바로 오기로 했다.

 

 오늘 일정을 먼저 삼척으로 이동해서 삼척에서 유명하다는 레일 바이크를 타는 것으로 잡아 놓았다. 체력 단련 행사를 한다는 핑계로 그동안 해보지 못한 레이 바이크를 타기로 한 것이다. 삼척 해양레일바이크는 궁촌역과 용화역에 이르는 총길이 약 5.4㎞ 의 철로를 활용해, 해송과 바다가 어울어진 멋진 구간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요즘 전국적으로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은 레일바이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삼척의 해양레일바이크는 그 중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하며, 지역경제에 많은 많은 도움을 가져다 주는 효자 노릇을 하는 레일 바이크라고 한다. 

 

 

 

 

 서울을 출발한 이후 삼척에 오는 동안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는데 궁촌역에 도착해서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궁촌역을 오면서 비가 내려도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지 문의해 보았더니 큰비가 내리지 않으면 레일바이크가 운행된다고 한다. 오늘 내리는 정도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타기로 했다. 레일바이크의 인기가 많아서 혹시 타지 못할까 싶어 미리 예약을 해 놓았는데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라면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예약은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예약만 가능하고, 자리가 남아있을 경우에는 현장판매도 가능하단다.  

 

 

 


 레일바이크의 시작점은 궁촌정거장과 용화정거장 두 군데이다. 기점을 어느쪽으로 선택해도 상관없고, 한쪽 방향으로만 달려서 반대편에 있는 역에서 내리게 되어 있다. 반대편 역에 내리더라도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처음 탔던 정거장까지 데려다 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서울에서 가까운 궁촌역에서 탑승하게 되었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궁촌역에서 용화역까지 총 5.4km의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예매를 해 놓았기에 처음 계획했던 출발 시각까지 여유가 있었는데, 비가 내려고 이용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도착하자 마자 바로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출발에 앞서 시간이 있으면 역앞쪽에 있는 바닷가 구경이라도 해 보았을텐데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바로 레일바이크를 타게 되었다. 출발할 때까지도 비가 그치지 않아서 미리 준비했던 비옷을 걸치고 나간다. 아무래도 거추장스럽긴 하지만 온몸으로 비를 맞으면서 타는  것보다는 낳지 않을까 싶다.  

 

 

 

 

 정류장에는 생각보다는 상당히 많은 레일바이크가 준비되어 있었다. 아마 주말에는 이 많은 레이바이크가 쉬지 않고 운행될 것 같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여 직원들이 일일이 안전바를 내려주고 브레이크 사용법을 알려주는 등 안전을 체크해준다. 다행이 레일바이크 천정 위에 설치된 플라스틱 캐노피가 있어서 바람이 심하지 않다면 비를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게 되어 있었다. 한여름에 햇볕도 어느 정도 차단해 줄수 있을 정도인 것 같다. 날씨도 더운데 괜히 비옷까지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레일바이크의 페달을 밟아 출발하여 조금 나가니 이내 양옆으로 해송이 우거진 아름다운 길이 나타난다.  레일바이크를 타는것 자체도 즐거운 경험이지만,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달리는 것이 참 좋았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도 장관이고, 비바람과 함께 일렁이는 파도가 멋 있다는 느낌. 바람이 심해서 비가 들이쳤지만, 옷이 젖는 것에 대한 미련을 두지 않으니 한시간 남짓 타는 레일바이크가 즐거움으로만 남았다. 앞에 있는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레일바이크 탑승시 지켜야할 에티켓이지만 어짜피 앞차도 우리 일행이었기에 바싹 다가가보는 것도 재미 있었다.   

 

 

 

 

 

 궁촌정거장에서 용화정거장으로 가는 어촌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중간지점인 초곡휴게소에 있었다. 이곳에서는 원래 중간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사진만 한장 찍고는 바로 출발하게 되었다. 초곡휴게소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나 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매점과 조각상들이 놓인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비때문에 즐거운 추억하나를 만들지 못하게 되었다. 비가 내려서 날씨가 덥지 않은 것도 굳이 휴게소에서 쉬지 않은 이유가 될 듯하다. 더운 날씨였다면 이곳에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사먹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궁촌정거장에서부터 용화정거장까지의 중간지점인 초곡휴게소를 지나면 산이 레일을 가로막고 연이어 터널이 앞으로 나타난다.  3개의 터널을 만나게 되는데 각각 황영조, 신비, 축제를 주제로 하고 있는 터널이다. 해송길을 지나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길이가 185m의 비교적 짧은 황영조 터널이다. 바로셀로나 올림픽의 영웅 마라토너 황영조는 해양레일바이크가 위치한 삼척시 근덕면 출신이라고 한다. 이에 첫번째 터널에서는 그의 성공스토리와 다시 한 번 우승 당시의 감동을 담아내고 있는데, 마라톤을 즐기는 나로서는 다른 일행과는 남다른 감정이 든다. 

 

 

 

 

 

 황영조터널을 지나자마자 이어서 터널의 길이가 1km가 넘는 초곡 2터널이 나타난다. 초곡 2터널의 주제는 신비인데, 루미나리에가 엄청나게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환상적인 조명과 함께 신나는 음악까지 함께 나온다. 터널의 길이가 긴만큼 한참동안 비를 맞지 않고 갈 수 있다는 것과 우의를 입고 페달을 밟느라 더웠는데 터널 안쪽이 서늘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것 같다. 한여름에 터널을 통과하면 상당히 시원해서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코 싸지 않은 이용료를 내고 레이바이크를 타는데, 그에 걸맞게 투자도 많이 해 놓아다는 느낌이 터널을 통과하면서 들었다.  

 

 

 

 


 터널을 지나 어느정도 가다 보니 반대쪽 용화정거장에서 출발한 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궁촌역에서 용화역까지 총 5.4km의 구간이라고 하지만 그 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을 보니 대략 중간지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먼저 출발했다면 중간지점을 더 지나쳐 왔을 수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서로 마주치면서 반갑게 손흔들어 반겨주는 것인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놀이를 즐기고 있다는 동질의식때문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마주치는 용화터널의 길이는 310m로 축제(Festival)를 주제로 하고 있었다. 축제의 터널에서는 일곱색깔의 무지개가 어둠을 밝혀준다. 컴컴한 터널 안을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 놓아 레이바이크를 타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터널 속에서 어느순간부터 내리막길인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를 내며 달려간다. 속도가 오르면 수동으로 브레이크를 조절할 수 있어 앞차와의 추돌을 피할수 있도록 되어 있다.  

 

 

 

 

 궁촌정거장을 출발해서 용화해수욕장이 있는 용화정거장까지 대략 50분여분 걸렸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중간에 초곡휴게소 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바람에 시간이 덜 걸린 것 같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폐 철로를 이용한것이 아니라 해양레일바이크를 위해 새로이 레일을 깔았다고 한다. 울창한 해송과 바닷가를 지나고 세개의 터널을 지나 종점이 가까워지니 비로서 운행구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오는 중에 우리는 알지 못했지만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는 일행을 찍어주는 카메라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사진을 찍는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을텐데 타고 오면서 딴짖을 하느라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용화역에 내리니 우리 일행을 찍은 사진이 화면에 나타나 있었다. 약간의 비용을 지급하면 바로 사진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우리가 카메라를 가져 오지 않았다면 한장 정도 살지도 모르겠지만 충분이 사진을 찍어 놓았기에 그냥 지나쳤다.   

 

 


 삼척 해양레일바이크의 남쪽 기점이 되는 근덕면의 용화정거장. 레이바이크의 역사 건물인데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고 깔끔했다. 오늘 레일바이크를 타러 올 때는 동료들과 함께 참석해야 하는 행사로 생각하고 큰 기대도 가지지 않았다. 기대를 가지기는 커녕 동료들에게 끌려 마지못해 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레일바이크를 타고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용화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한시간이 아주 즐거웠다. 삼척에 오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쯤은 타 보라고 권하고 싶은 즐거운 체험이었다.

 

 

 

 

 

 레이바이크 체험을 마치고 나서 삼척을 출발해서 숙소가 있는 속초로 이동했다. 오늘 삼척을 방문한 것은 오로지 레이바이크 체험 하나만을 위해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숙소는 속초에 있는 우리 회사 연수원을 정해 놓았고, 업무를 마치고 늦게 출발하는 나머지 일행들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속초 바닷가 횟집으로 이동했다. 모처럼 동료들과 함께 전체 저녁식사를 바닷가에서 가지게 되었다. 바닷가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우리 회사 직원들이 속초에 가게 되면 많이 찾는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소재한 모범음식점으로 자연산 활어 전문점인 일월회집(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577-28, 033-635-6465) 이다. 물회와 생선 활어 잘하는 집으로 소문난 식당인데, 가격대비 굉장히 푸짐하게 주는 집이어서 우리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더구나 중형 버스를 준비해 놓아서 술을 마시더라도 편안하게 숙소까지 태워다 주니, 음주운전에 대한 부담도 없는 식당이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회식은 즐겁고, 모처럼의 동료들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먹고 마시는 음식과 술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아무리 공기가 좋은 바닷가에서 술을 하더라도 술을 잘하지 못하는 나는 술 마시는 것이 힘들다. 모처럼 집을 떠나와 귀가해야 하는 부담없어 하는 동료들의 술 권함을 마다하지 못하고 마셨더니 얼굴이 홍시처럼 벌게졌다. 그래도 비가 그친뒤의 바닷가는 훨씬 더 상쾌한 공기가 가득해서, 회식을 마치고 나서 바닷가를 한참 더 노니다가 숙소로 이동했다. 집 떠나와 즐거운 하루가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