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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전주여행 (2013.1.24-25)

남녘하늘 2014. 8. 6. 22:04

 

 작은 아들이 2주후 설을 앞두고 군대에 입대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아들들과 함께 겨울철 부모님이 계시는 마산을 방문했다. 부모님께서는 설을 몇 일 앞두고 우리 집에 오실 계획이어서 이번에 우리가 내려가 보지 않으면 아들이 군대에 가기 전에 조부모님을 뵙지 못할 것 같아 방문하게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진주에서 농사를 지으시고, 겨울이 되면 마산에 있는 집에 와서 쉬기도 하고 서울근교에 있는 아들 딸집을 놀러 다니신다. 아직은 설이 조금 남아 있어 서울에 오실 때가 아니어서 우리가 먼저 내려가기로 했다. 아들과 함께 오랫만에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어릴 때에는 내가 바빠도 억지로 시간을 내어서 많이 돌아 다녔는데 녀석들이 커 가면서 시간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듯하다. 부모와 함께 노는 것보다는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이 더 재미있고 즐겁기 때문인 것이다. 나랑 같이 다니면 자기 용돈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부모와 함께 여행을 하려고 하는 듯하다.

 
 하여간 대학 가서 1년동안 열심이 잘 놀았던 작은 녀석이 이제 2주만 있으면 군대를 간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논 것도 부족해서인지 더 열심히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고향에 갈 시간계획을 잡지 못해서 내가 날자를 정하고 통보해 주었다. 덕분에 3부자가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뵙고 나서 아들과 함께 마산 시내를 나가 보았다.

 

 사진 뒤로 보이는 탑은 마산 시내 중심에 위치한 3.15의거탑이다. 1960년 3월15일 정부통령을 뽑기위한 선거 당시 집권당이었던 자유당 이승만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한 부정을 저지르는 것에 분개한 마산의 학생과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3.15 의거라고 한다. 그해 4월 11일 시위에 참여했던 김주열열사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전국으로 시위가 확산.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62년에 현재의 자리에 기념탑을 세우게 된 것이다. 큰녀석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말해 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작은 녀석에게 설명을 해 주었는데 기억하고 있으려나?    

 

 

 

 

 마산 시내 중심가를 일부러 걸어서 산책하듯이 다녀 보았다. 차를 타고 지나가버리면 나중에 기억도 나지 않고. 또 너무 편한 것만 추구하는 것같아서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제안했는데, 내가 걷겠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마산에 오게되면 항상 어시장을 돌아보는에 오늘도 어시장에 들러 회도 사고 다른 싱싱한 해산물을 샀다. 고향이 마산이 아니라 진주이기 때문에 아들들은 마산을 방문할 기회가 많지가 않았다. 늘 고향에 오더라도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내려 오다 보니 그 목적이 우선시되어 주변을 돌아보기가 쉽지 않은 탓도 있다  

 

 

 

 마산 어시장도 올 때마다 재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비가 와도 시장에 직접 비가 내리지 않도록 천정을 만들어 놓았고, 광고판도 규격화해서 보기 좋게 해 놓았다. 시장 자체가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당히 정비가 많이 되어 있었다.   

 

 

 

 

 고향에 부모님을 뵙고 다시 서울로 돌아 오는 길에 아들이 아직 가보지 못했다는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서 오기로 했다.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올라오다가 장수에서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전주를 가기로 했다. 이 고속도로를 지나다보면 마이산을 잘 살펴 볼 수 있는 곳에 진안 마이산휴게소가 있다. 도로공사와 진안군에서 의도적으로 마이산이 잘 보이는 곳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만들어 놓은 듯하다. 비록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마이산까지 가보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서 마이산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해 주었다. 위치가 참 좋다는 생각이다.  아직 눈이 모두 녹지 않아서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이 휴게소도 겨울이 아닌 다른 철에 방문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마이산 가까이 가서 산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보다 멀리서 마이산을 제대로 감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게소 뒷편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마이산이 제대로 보인다. 이곳에서 보이는 마이산의 숫마이봉(왼쪽 680m)과 암마이봉(686m). 언뜻보면 숫마이봉이 높아보이지만 실제는 암마이봉이 6m 더 높다. 봄엔 돛대봉, 여름엔 용각봉(龍角峰), 가을엔 마이봉(馬耳峰), 겨울엔 문필봉(文筆峰)으로 불린다. 기도가 잘 받는 곳으로 알려져 곳곳에 굿당이 많은 곳인데 나는 가 보았지만 아들은 다음에 한번 가보라고 했다.    

 

 

 

 

오늘 여행의 목적지인 전주에 도착했다. 전주에 와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전주 한옥마을이다. 아이들 어릴 때 전주는 여러번 방문해서 많이 했고 이곳도 모두 와 보았었는데 물어보니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은 아이들과의 여행은 내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였는가 싶다. 어찌되었든 아버지로서 해야 할일은 했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여행한 것은 기억하겠지. 몇 년전 집사람과 방문했을 때 보다도 한옥마을도 관리를 잘해 놓았다. 특히 주차장을 넓게 만들어 놓아서 주차하기가 엄청 편해졌다. 주차장에서 경기전  방향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900여 채의 한옥이 밀집된 전통 한옥마을이다.  이곳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관광지가 아니라 고풍스러운 한옥을 관람하면서  한옥마을 골목골목의 역사도 알아보고, 한방 체험 센터에서 한방 족욕도 즐기면서 그윽한 멋을 풍기는 한옥 지붕 아래에서 다양한 체험 거리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전통 공예품 판매장, 공예품 전시관 등이 있어 이곳에서 고급스러우면서도 특색 있는 기념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한옥 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면서 고급스러운 작품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한옥 마을 중간에 정자와 실개천 화단을 만들어 놓아 볼거리를 한층 더 많이 만들어 놓았다. 공간도 넓게 만들어 놓아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도 그다지 복잡한 느낌이 들것 같지는 않았다. 한옥마을 메인길을 쭉 걷다보면 체험장도 많고 전시공간도 많지만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공간이 너무 많았다는 느낌이다. 국제 슬로시티를 표방한다고 해서 그냥 쉬엄 쉬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주었으면 했는데,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먹기리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 그에 부응해서 만두집, 빵집, 분식점 등 맛집이 자꾸 늘어 가는 것 같다. 여행중 먹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주 경기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시기 위해 1410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태종은 전주· 경주· 평양에 태조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모시고 어용전이라 하였다. 그 후 태종 12년(1412년)에 태조 진전이라 부르다가 세종 24년(1442년)에 와서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흥전으로 이름을 달리했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6년(1614년)에 다시 고쳐 지은 것이다. 경기전이 특별한 이유는 조선 왕들의 어진과 함께 족보인 선원록, 고려사절요 등의 사서를 보관한 전주 사고가 같이 있기 때문이다. 내삼문을 들어서서 본 정전(正殿). 안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다. 가운데 신도(神道)라는 팻말이 보인다. 가운데 길은 태조 이성계의 혼령인 신이 다니는 길이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들은 마당 양쪽길로 다녀야 된다. 경기전은 역사공부를 하기에 좋은 곳이라 그런지 가족방문객이 많았다.  

 

 

 

 

 조선왕조실록을 모셔놓은 전주사고도 경기전 안에 있다. 전주사고는 1439년 설치된 조선왕조실록의 보관 장소로 한양, 충주, 성주의 사고와 함께 조선왕조실록을 한 권씩 보관하였는데, 임진왜란으로 다른 사고의 실록이 모두 소실되었지만 전주사고의 실록은 손흥록이 내장산으로 옮겨 보관함으로써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한다. 유일한 실록은 14개월 만에 조정에 전달되어 다시 한양, 마니산,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의 사고에 보관되었으며 전주사고의 원본은 마니산에 보관되었다고 한다. 가족단위로 경기전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문화해설사가 설명을 해주고 있어 다른 가족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경기전 앞에 있는 전동성당은 전주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어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꼭 지나치는 곳이다. 회색과 붉은색 벽돌로 지은 성당의 겉모습은 경기전의 목조 기와집과 매우 다르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타 1614년 다시 지었고, 성당은 프랑스인 박도행(빅토르 루이 프와넬, 1855∼1925) 신부가 설계해 1914년 완성돼서 100년이 된 건축물이다. 전동성당에서 두드러진 모양은 비잔틴 양식의 돔으로, 앞면 중앙에 큰 돔이 있고 좌우에 작은 돔이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된 이 성당은 한국 최초의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처형장 터에 세워졌다. 정약용의 외사촌인 윤지충이 천주교에 들어가서 신주를 불사르고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처형당한 곳이다.

 

 

 

전주를 방문하면서부터 아들에게 전주에서 유명한 전주비빔밥을 사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에 몇번 방문해서 맛있게 먹어 보았던 송정원이라 한정식 집을 다시 방문했는데 한정식을 시켜 먹지 않고 비빔밥을 시켜 먹었더니 반찬이 영 시원치 않았다. 한정식을 시켜 먹어야 푸짐하게 나오는 모양이다. 아들이 몸무게만 조절할 수 있다면 푸짐한 한정식을 시켜 주었을텐에 대책없는 살 때문에 맛있는 식단을 놓쳤다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온 아들은 비빔밥도 맛있다고 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