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달리기 모임

분당검푸 2013년 송년회 (2013.12.7)

남녘하늘 2016. 3. 16. 00:18

 

  검푸마라톤 송년회에 오랫만에 참석했다. 작년에는 일이 너무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더니 1년에 한번 하는 송년회이어서 2년만에 참석한 셈이다. 야탑역에서 가까이 있는 분당웨딩컨벤션에서 송년회 모임이 있었는데, 오전에 장안동에 있는 선배 두사람과 함께 예봉산에 갔다 오느라, 행사에 참석하느라 조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오랫만에 참석한 송년 모임인데 모임이 재미있어야 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분위기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 조직이나 사람들이 모이면 편가르기가 시작되고 사건 사고가 많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운동을 하는 순수 클럽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면 하는 바램인데 최근 클럽의 모습이 그렇지 못한 듯하다. 참석하는 사람의 기분은 무겁지만, 송년회를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의 수고는 행사장에 들어서니 느껴진다. 

 

 

 

 

 

 조금은 이른 시기에 열리는 송년회 행사인데 그래도 집행부에서 독려는 해서인지 70여명이 넘는 회원이 송년회 행사장에 참석했다.  올 한해도 마라톤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던 관계로 오랫만에 보는 회원들이 많았다. 클럽의 감사라는 직책을 맡고 있기때문에 오늘 모임에도 나왔는데, 그 직책마져 없었다면 오늘 행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속 마음은 알지도 못한채 오랫만에 왔더니 반갑다고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회원을 싫어할 일도 없고 또 클럽 회원들중 대다수의 사람과는 관계도 좋고 함께 있는 것이 즐겁고 좋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석에 앉다 보니 나이가 많은 원로선배들이 모여 있는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친한 사람들끼리 앉다보니 아무래도 고참과 앉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자리가 비어 있었던 것 같다. 나야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으니 편한 마음으로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있었다. 모 선배가 메인 테이블에 있는 선배들께 포도주를 선물했는데 미국에서 생활했다던 모씨가 와인 코르크 마개를 연다고 가지고 가더니, 개봉을 하고는 다른 테이블의 여성회원들 나눠주고 그냥 빈손으로 왔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인지라 별 상관은 없지만, 최소한 이 테이블에서 양해를 구하고 취할 행동이지 지 맘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 그런 것은 미국에서 생활한 사람의 미국적인 행동양식인지 궁금하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지만 오늘 행사는 전반적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한해 클럽에서 가장 수고를 많이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검푸대상은 시상도 하지 않고, 그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공식석상에서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하는데 그럴 절차도 생략되어 버렸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과 즐거우면 되는 것이지만, 몇 몇 사람들로 인해서 클럽에 나가는 것이 별로 즐겁지가 않는 현실이다. 절이 실으면 중이 떠나면 되는법, 나도 클럽을 떠나야 할때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송년회 행사중에 금년에 마라톤클럽의 정회원이 되는 사람에게 정회원 패를 주는순서가 있었다. 오늘 정회원패를 받는 회원중에 정덕영선배가 마침 범띠여서 범띠 회원들이 함께 단상으로 나갔다. 정회원패를 받는 사람에게 커다란 컵에 맥주와 소주를 가득 따라 마시게 하는 클럽의 바람직스럽지 못한 전통이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나처럼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술권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시절부터 있어 왔던 것이겠지만 이제는 이런 행사는 사라져야 한다. 술 못하는 사람 억지로 먹여 술취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려는 잘못된 전통이 아닐까싶다. 술을 마시지 못하면 옆에 있는 동료가 마셔주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그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이다. 술 함께 마시면서 동료의식을 확인하는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싫으면 싫어하는 사람이 떠나면 될 것이다.     

 

 

 



  클럽의 범띠들이 모여서 함께 흑기사를 자처해서 정회원패를 받는 회원의 술을 나누어 마셔 주었다. 클럽에도 마라톤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입회하여야 하는데 젊은 사람은 들어오지 않고 클럽이 자꾸 늙어가고 있다. 우리 클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달리기클럽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보다 12살 많은 범때 형님과, 12살 적은 범띠 아우까지는 있는데 24살 적은 범띠 동생은 아직 없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아도 우리나라는 40-50대가 주력이고, 외국에는 20-30대가 주력이어서 많은 차이를 느낀다.   

 

 

 

 

 마라톤 클럽의 송년회를 맞아 개인적으로 올 한해 마라톤 대회를 결산해보니 클럽 활동은 열심히 하지 않았어도 달리기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 2월달에 도쿄마라톤 대회와 5월달에 도야마마라톤 대회, 11월달에 고베마라톤 대회 등 해외 마라톤에도 3번이나 다녀 왔고 동아마라톤과 춘천마라톤을 포함해서 국내 대회도 여러번 참석했다. 올 한해는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였지만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을 비롯해서 내가 속해 있는 마라톤클럽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일 뿐이다. 클럽에서 내가 좋아하는 강종수선배님과 강홍원형님과 함께. 

 

 

 

 오늘 행사를 위해서 고생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박점렬 선배님이 검푸 1년을 돌아보는 1시간짜지 사진 동영상은 수고한 흔적이 엄청 묻어났다. 조금 지루하고 너무 길어져서 행사에 지장을 준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 노력만은 상당히 보였다. 클럽의 운영은 이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앞에서서 큰소리나 치고, 클럽의 자신의 정유물이나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클럽의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다. 항상 공식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맘에 드는 사람들과 2차 모임을 갖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어서 강홍원형님이 죽전역까지 차를 태워 주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좀 시시한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