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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산 산행 - 18차 동문산행 (2016.10.8)

남녘하늘 2018. 4. 19. 00:27


 동문산악회에서 가평 호명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이번에는 모임 장소는 아예 호명산에서 가까운 경춘선 상천역에서 정했다. 호명산은 상천역이나 청평역에서 가까운 산이다. 호명산은 잣나무 군락이 유명하여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고, 호명호수에 데크가 있어서 가족동반으로 소풍을 오는 산이라고 들었다. 경춘선도 전철이 운행되면서 경춘선 라인에 있는 산에 오르는 것이 편해졌다. 전철 운행 시간이 주말에는 30여분에 한대씩 다니는지라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상봉역에 와서 경춘선을 갈아 탔는데 운행간격이 30분이어서 내가 탄 전철에서 동문들을 많이 만났다. 상천역에 10시까지 만나기로 했는데 상천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 조금 안됐다. 


 전철 플랫폼에서 상천이란 동내를 보니 굉장히 조용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상천역에 처음으로 내려 보았는데 경춘선 복선 전철에 생기면서 새로 생긴 역이듯 하다. 산행을 오는 사람이 아니면 거의 이용객이 없는 신설 역사같은 느낌이다. 역앞 광장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상천의 첫 느낌이 좋다.    






 상천역사에 붙어있는 안내도에는 상천역에서 호명호수로 올라가는 길은 가평 올레길 4코스로 3.6km로 되어 있다. 같은 안내판에 한 곳에는 3.6km, 바로 옆에는 3.9km로 표시 되어 있다. 조금만 신경 써도 이런 오류는 챙길 수 있을 터인데...  역 앞에 동문들이 모두 모여 산행에 앞서 간단한 준비운동까지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상천역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호명산에 가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산행을 온 팀들이 조금 보인다.  






 상천역에서 뒷편으로 마을을 지나면 호명산 들머리로 이어졌다. 조금 걷다가 상천마트가 표시된 곳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길과 계곡길로 나뉘는 이정표가 나온다. 우리는 상천지구 농촌테마공원이라고 표시된 곳으로 오른다. 농촌은 가을의 느낌이 들지만 아직 단풍이 들기에는 조금 이른 모양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옆으로 해서 지나간다.  





 마을을 통과해서 조금 올라가면 잦나무 숲으로 가는 길에 농촌테마공원이 나온다. 공사는 거의 마무리 된듯하고 현재는 진입로 공사와 마무리 공사를 하는 듯하다. 대단한 규모로 테마 공원을 조성해 놓았는데 정문의 누각이며 양반집 사랑채까지 갖춘 시설이다. 영화 세트장이나 궁궐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비용을 많이 들여서 만들어 놓았을 터인데, 이런 시골까지 체험을 하러 올지 심히 걱정이 된다. 농촌마을 체험장의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산길로 연결된다. 





 자그마한 개울물을 하나 건너면 잣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간벌한 나무를 실어 나르는 트럭이 보이는데 트럭의 나이가 50년도 넘은 듯하다. 도대체 언제 제작된 것인지 어떤 회사 차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차량이다. 그래도 아직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운행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차량을 지나서 울창한 잣나무 군락지가 나오는데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잣나무 숲 근처에서 백패킹을 하러 많이 온다고 한다.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셨다. 계속해서 이런 길만 걸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잣나무 숲이 끝나고 걷기 좋은 흙길 경사로를 지그재그로 몇 번 올라 간다.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에 있는 632m의 호명산(虎鳴山)은 옛날에 호랑이들이 많았던지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하여 이름붙여 졌다고 한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 남쪽 아래는 청평 호반이고 서쪽 아래로는 조종천이 굽이쳐 흐르고 있어 정상에 오르면 마치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듯하고 북쪽으로는 전방의 화악산(1,468m)까지 보인다. 상천역에서 산을 오르는 동안은 숲이 좋고 능선길이 아니어서 조망은 거의 없다.  







1시간 정도를 오르니 흙길이 끝나면서 평지같은 포장된 길이 나온다. 오르막이 거의 끝난 모양이다. 멀리 저수지의 뚝방같은 것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호명호수에 거의 도착한 모양이다. 계속해서 오르막이 이어져 왔지만 숲길이 워낙 좋아서 힘들다는 느낌도 없었다. 입구쪽에 있었던 잣나무 길이 한번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랐는데 중간 중간 잣나무가 보이긴 했어도 잣나무 군락지는 더 보이지 않았다. 너무 편한 느낌으로 호명호수에 오른다.     





 호명호수에 오르니 호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책로도 잘 꾸며 놓았다. 호명호수는 정식명칭이 청평양수발전소로 1975년 착공되어 1980년 준공되었다. 양수발전을 위해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산상 인공호수다. 전기가 남는 시간대에 청평댐 물을 상부호수로 펌핑하여 호수를 가득 채웠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피크시기에 물을 내려 발전을 하는 방식으로 이런 발전소가 전국에 7개소 있다 한다. 강원도처럼 높은 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도권에 있는지 처음 알았다. 참고로 양수 발전소는 이곳 청평을 비롯해서 양양, 예천, 청송, 삼랑진, 산청, 무주에 있다고 한다. 기념석을 배경으로 사진부터 남긴다.  






호수를 한바퀴 걷는 것도 귀찮아 하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대여소도 있는 모양이다. 호수 둘레가 그다지 넓은 것도 아닌데 자전거를 타고 도는 사람도 보인다. 호수를 조망하면서 차를 한잔 마실 수 있는 갤러리를 겸한 카페도 있었다. 언덕 위로 건물이 보이는데 많이 인원이 카페에 가서 차를 사 마실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친다. 카페에 오르면 호수를 더 잘 볼 수 있을 듯하다. 카페로 오르는 길에 바람개비도 보이고 제법 예쁘게 만들어 놓아서 보기는 좋다.  







 호명호수는 국가 주요 시설물로서 2008년에서야 일반에게 개방된 곳이라고 한다. 동절기에는 아예 통제가 되고 평상시에도 아침 9시부터 버스 막차시간때까지만 개방이 된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호명역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자가용 출입이 안된다. 조각공원, 잔디밭 등 조경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도 괜찮을 듯 싶다. 호수 주변의 나무들도 제법 관리가 잘 되어서 공원같은 분위기였다. 호수 옆 나무그늘에 자리를 펴고 간식 시간을 가졌다. 가을 소풍을 온 듯한 느낌이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나서 다시 호명 호수를 한바퀴 돌아 보기로 했다. 호명호 댐아래 청평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발전설비는 지하에 있다. 지하 350m에 시설용량 40만KW의 발전소를 건설하고 480m의 높은 낙차를 이용해 발전을 한다. 이렇게 산정상에 만든 호명호는 1975년에 댐공사를 시작해 1980년에 준공했다. 예비전력 확보를 위해 건설된 발전소로 전력 소비가 가장 적은 심야에 잉여 전기를 이용하여 청평땜의 물을 끌어올려 담수해 놓았다가 높은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인공 호수다. 






 보통 호명호수 한바퀴를 돌아 보고 내려가는게 일반적이다. 호수 둘레의 길이는 1.9km밖에 되지 않아 30분이면 다 돌 수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호수임에도 시간이 흐르니 자연훼손을 해서 만든게 아니라 이제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공간도 넓찍하고 공기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은데다가 서울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아서 한번 와 볼만한 곳이다.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든 사람은 상천역에서 버스가 호명호수까지 오니 힘들이지 않고 올 수도 있어 나이 드신 분들도 한번 와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냥 호숫가를 도는 것은 밋밋할 것 같아 산능선을 올라 호수 주변을 돌기로 했다. 나중에 보니 이 코스가 호명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였다. 약간의 오르내리막은 있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다. 능선을 오르니 북한강 줄기도 내려다 보이고 조망이 훨씬 더 좋다. 호명호수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숲길로 이어져 있어 햇살도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능선을 따라 이동중에 잘 만들어진 전망대로 보이는 정자 같은 건물이 나왔다. 호명정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역시 전망대와 청평 양수발전소의 전시실이었다. 1층에는 양수발전에 관한 여러가지 내용을 알려 주는 전시물이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면 통유리로 되어 있는데 밖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되어 있었다. 호명정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이곳도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좋았다. 호수가 전체적으로 조망되는 장소여서 좋은 위치에 호명정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호명호수에서 호명산 정상까지는 대략 3.6km 떨어져 있고, 능선을 따라서 더 이동해야 하지만 오늘 산행은 호명산 정상까지 가지 않고 호명호수와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능선 한바퀴를 도는 것으로 마친다. 모처럼 호명산에 왔으니 정상까지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정상은 산을 좋아하고 체력이 되는 다른 일행들과 함께 가야 할 것 같다. 오늘 산행은 호명산 산행이 아니라 호명호수 트레킹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호명정에서 이제 호명호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청평댐 너머 건너편 산자락에 돔형식의 하얀 궁전같은 건물이 보이느데, 통일교의 본부인 듯하다.  





 호명산 정상을 가려면 청평역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우리는 호명호수로 내려왔다. 호명산까지 간다고 생각했는데 집행부에서 호명호수까지만 다녀 오는 것으로 미리 정해 놓은 모양이다. 그래서 뒷풀이도 청평역이나 상천역이 아니라 호명호수에서 상천역으로 가는 산 증턱에 미리 예약을 해 놓았다. 우리가 상천역에서 호명호수로 이동했던 길은 가평올레 4코스인 호명호수길이었던 모양이다. 요즘은 이런 트레킹 코스를 많이 만들어 놓아서 조금은 식상한 느낌이다. 호수에서 주차장으로 내려 오는 도로는 상당히 고즈넉하고 분위기가 좋다.   





 호명호수까지는 노선버스만 다닐 수 있고 일반 차량은 호명호수에서 3.5km 떨어진 호명호수 1주차장까지만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호수에서 40분 정도를 걸어서 내려 오니 주차장이 나온다. 오늘 산행 뒷풀이는 호명호수 1주차장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하기로 예약해 놓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식당에서 상천역까지 승합차로 동문들을 태워주기로 되어 있어서 사전에 예약을 해 놓았다고 한다.  





 주차장 근처에 음식점이 여럿 있었다. 미리 닭백숙을 주문해 놓아서 내려 오니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요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음식이어서 한참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우리가 들아간 식당은 돌쇠네라는 식당인데 규모도 있고, 분위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친절했다. 더덕과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느 식당으로 산에 가면 먹을 수 있는 도토리묵이나 막국수등도 대표메뉴로 적어 놓았다. 동문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식당에서 마련해준 승합차를 타고 상천역으로 되돌아 왔다. 차를 가져 가지 않으니 막걸리도 한잔 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