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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 산행 - 20차 동문산행 (2016.12.10)

남녘하늘 2018. 6. 2. 11:04


 동문산악회에서 송년산행으로 우이령을 다녀 왔다. 추운 날씨를 생각해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을 찾으면서 평소 자주 가 보지 못한 코스를 찾아서 북한산 우이령으로 정했다. 다만 우이령 코스만 걸으면 걷는 구간이 조금 짧다고 해서 북한산 둘레길 한코스를 함께 걷기로 했다. 산행을 위해 모이는 장소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으로 정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역앞에서 마냥 기다리지 않고 회원이 도착하는대로 시내버스를 타고 사기막골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기막골 입구에서 우이령 입구까지는 북한산 둘레길 열두번째 코스는 충의길이다고 부른다. 대략 2.7km 구간으로, 다른 구간과 달리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는 군부대와 예비군 훈련장이 길을 따라 위치해 있어 충(忠)의 길이라고 이름 붙여 놓았다.  





 북한산 둘레길 효자길이 끝나는 지점이 둘레길 12코스가 시작되는 충의길의 시작 지점이다. 북한산둘레길 12구간 충의길은 사기막 계곡을 뒤로 데크길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사기막골 입구에서부터 우이령길 입구까지 산길도 있고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걷는 조금은 지루한 길이다. 회원들이 모두 출발점에 모여서 산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코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겨울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간단하게 체조를 하면서 몸도 풀어 주었다.   






 사기막교를 건너기 전에 단체사진을 함께 찍고 나서 산행을 시작한다. 조금 늦게 도착한 사람을 기다리느라 몸이 조금 서늘해 졌는데 빨리 걸어서 몸을 뎝혀야 할 것 같다. 다리를 건너 오르막길을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간다. 충의길에는 둘레길 다른 코스에서 보기 힘든 출렁다리가 어려 개가 있어서 재미 있다. 충의길은 편안한 길이라고 하더니 그래도 가파른 오르막이 제법 있다. 그냥 평탄한 길은 아니다. 그래도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어서 적당히 오르면 평지가 나오고 내리막이 나온다.    





 한참을 걷다 충의길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북한산의 모습이 보인다. 북한산은 주봉인 백운대를 중심으로, 남쪽의 만경대 북쪽으로 인수봉이 있다. 숨은벽 능선도 올려다 보이는데 아직 숨은벽 능선을 가보지 못해서 빠른 시일안에 한번 다녀올 생각이다. 옛날 개성에서 한양으로 오다가 북한산을 바라보면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의 세 봉우리가 삼각으로 나란히 우뚝 솟아 있어 삼각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충의길 코스는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지 않아서인지 겨울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일행 이외에는 산행하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겨울철 산행은 숲이 없어서 볼거리도 적고 조금은 단조롭고 재미가 덜하다. 숲 때문에 가려져 있는 주변 풍광을 겨울에는 볼 수 있지만 이 구간에서는 별로 볼만한 풍광이 없다. 우이령 코스가 짧아서 추가로 넣은 코스인데 별 재미가 없어 그냥 걷는 것에만 의미를 둔다. 자그마한 언덕같은 고개를 몇개 지나면 농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적한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에서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전원생활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마을을 지나면 산길은 끝이나고 도로변 인도를 따라 걸어야 한다. 아마 사유지때문에 협조가 되지 않아서 둘레길을 만들지 못하고 도로 옆길을 따라가야 하는 듯하다.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둘레길 안내도가 보이고 길 건너에는 종로구 중구 예비군 훈련장 정문이 보인다. 거의 30여년전에 이곳에 와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던 추억의 장소다.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면 다시 군부대들이 이어진다. 산길도 재미가 없었지만 도로를 따라서 걷는 길은 더 재미가 없다. 한참을 걸어서 우이령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 대형 북한산둘레길 안내도가 있는 곳이 충의길의 끝 지점이다. 사기막골 입구를 출발하여 이곳까지 대략 1시간 정도가 걸렸다. 북한산 둘레길 13코스 송추마을길 구간과 북한산 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21코스 우이령길 구간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우이령길을 안내하는 간판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다. 우이령은 우이동과 양주 장흥면 교현리 사이에 위치한 고개로, 1969년 1.21사태로 우이령길이 폐쇄되었다. 이후 2009년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우이령길이 재개방 되어 오늘 이렇게 산행을 하게 된다. 






 포장길을 따라 조금 안쪽으로 걸어가면 좌측에는 군인 관사인 오봉아파트가 있고, 우측에는 쌍용사라는 절이 있다. 벽돌 담장에는 우이령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알기 쉽게 써 놓았다. 군 관련 시설을 활용했기에 미관에 신경쓰지 않고 활용한 듯하다. 충의길을 걸을 때에는 우리 일행 이외에는 산행객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우이령길에 오니 산행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우이령 탐방객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고현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우이령 길은 평탄한 편이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며, 생태계 보전을 위해 따로 예약하는 번거로움만 빼면 불편함이 없다. 연중 무휴로 운영하고 있으며 송추방면에서 500명, 우이방면에서 500명씩 하루 1000명의 탐방객을 제한한다고 한다. 산행 총무가 미리 예약을 해 놓아서 문제없이이 입장할 수 있었다.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오전 9시에서 오후 2시까지 출입이 허용되고 오후 4시 전에 하산해야 한다고 한다. 산길을 걸으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통제할 이유가 없어 보였는데, 아직도 통제하는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맨발로 느끼는 우이령숲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날씨가 따스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맨발로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걸으면서 보니 날씨가 따뜻하면 맨날로 걸어도 될만큼 잘 관리되어 있다. 숲이 우거지는 계절에 온다면 오늘보다 훨씬 더 맑은 공기를 접할 수 있을 듯하다. 




 우이령 길에서 잘 보이는 오봉(660m)은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오봉이라 불리는데 특이하고 멋진 경관이다. 한 마을의 다섯 총각들이 원님의 어여쁜 외동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상장능선(오봉과 마주한 뒷편의 능선)의 바위를 오봉에 던져 올리기 시합을 하여 현재의 기묘한 모습의 봉우리가 만들어졌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중간에 오봉을 잘 볼수 있는 곳에 오봉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오봉 전망대는 오봉의 뚜렷한 모습을 바라보기에 좋은 위치다.   






 사진을 찍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적절한 위치에 전망대가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보는 눈이 비슷한  모양이다. 소귀고개로 알려진 우이령길은 한국전쟁 이전에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와 서울의 우이동 일대를 연결하는 마찻길로 생필품과 곡식을 운반하는 작은 길이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미국 공병대가 작전 도로로 개설하여 피난길로 사용하다 휴전 후에는 군사 작전도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군사적인 이유로 엄격하게 통행이 금지되어서 , 그동안 개발이 제한되어 자연이 잘 보전되어 있고 더 가치있는 숲이 된 듯하다.        






 오봉 전망대를 지나 한참을 가다 보면 넓찍한 공간이 나오는데 유격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바위가 나온다. 아직 이 근처에 군부대가 많은데 유격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우리는 즐거운 기분으로 이곳에 방문하지만, 유격장이라면 이곳이 군인들에게는 엄청 힘든 훈련을 하는 장소란 이야기다. 그 때문에 입산을 통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넓찍한 공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는다. 휴식을 취하고 단체사진을 찍는데 누군가가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오리가 우리 앞을 유유히 지나간다.   





 군 복무 시절  전방에서 자주 보았던 적의 탱크 진입을 막는 군사시설인 콘크리트로 만든 장애물이 보인다. 옛날에 구파발역 근처에도 많이 보였는데 요즘은 많이 철거한 줄 알았더니 여기는 아직 그대로 놓아 두었다. 아직 우이령 길에는 이런 군사 시설과 군사관련 표지석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장애물이 있는 곳은 그늘이어서 언제 내린 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눈도 조금 남아 있다.   





 자연생태계를 보호를 한다는 차원에서는 이해는 되지만, 굳이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탐방객이 붐비는 곳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의문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자연 보호에 대해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굳이 어겨가면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통제를 함으로서 어떤 이득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규제는 가능하면 풀어 주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오늘 산행은 등산화보다 운동화가 더 편한 트레킹이다. 겨울이 아닌 숲이 울창한 여름이나 단풍이 좋은 가을이 더 좋을 듯 싶다.  





 조금 더 내려가면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있고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우이령 길은 평소에 가기 힘들 길이라서 그렇지 트레킹을 하기에는 전혀 부담스러운 길이 아니다. 더 내려가면 우이동 먹거리 마을을 나온다. 우리는 마을 있는 곳까지 내려가지 않고 중간에 있는 대하정이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예약해 놓았는데, 오늘은 뒷풀이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행을 마치고 다른 약속이 몇 개가 더 있어서 아쉽지만 빨리 가 보아야 했다. 식당에 도착한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치고 먼저 나왔다. 산행에 못지않게 뒷풀이도 중요해 지는 것을 보면 동문들과 어울리는 자체가 좋아졌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