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발하는 아침이 되었다. 함께 온 일행이 모두 아키주시마(蜻蛉島)에서 함께 묵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원칙론자인 집주인 때문에 교대로 돌아가면서 캡슐호텔에서 4명이 생활했다. 집이 좁지 않아서 함께 있어도 될 것인데 숙박인원에 대해서 허가받은 인원을 초과해서 묵게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비록 한집에서 잠은 자지 못했지만 4일동안 잘 쉬었다 가는 곳이다. 리셉션 앞에 교토마라톤 관련 내용도 게시해 놓았고 아라시야마(嵐山) 등 관광지에 대한 자료도 비치해 놓았다. 13명이 와서 묵었으면 완벽한 숙소였을 것 같다.
집주인이었던 노리야수 하기모토Noriyasu hagimoto)씨와 함께. 한국인의 정서와 일본인의 정서가 조금은 달라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서 우리가 있는 동안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경을 많이 써 주면서도 스스로 정한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던 집주인이다. 아마도 일본 사람의 전쳥적인 모습을 본 듯하다. 다음에 교토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정원에 맞춰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그때는 아주 반갑게 맞이해 줄 것 같다.
숙소를 나와서 오사카로 이동하기로 한다. 오늘은 오사카에서 짧은 관광을 하고 저녁 6시 30분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다. 오사카에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아침도 일찍 먹고 게이한본선 기온시조(祇園四条)역으로 이동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아직 가와라마치 주변의 상가들이 문을 열지 않았다. 모두 체텩이 좋아서 바쁜 일정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기온시조(祇園四条)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빨간색 열차가 들어와 살펴보니 2층으로 구성된 열차였다. 기차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2층 열차를 타게 된다. 열차가 1층으로 되어 있거나 2층으로 되어 있거나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처음으로 타 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1층에 앉아서 밖을 보니 역사를 지날 때 지나치는 역의 프랫홈과 좌석의 높이가 같아서 신기했다. 철로에서 전기선에 있는 곳까지의 공간을 잘 활용한 열차인데 생각보다는 좌석도 편하고 넓어서 설계를 잘 한것 같다.
오사카로 와서 난바(難波)역에 짐을 보관시켜 놓고 오사카의 몇 곳을 돌아 보기로 했다. 함께 온 일행들 중에 오사카성을 구경한 사람이 몇 사람 있었지만 오사카에 처음 온 사람이 절반이 넘어서 오사카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미 가 본 사람들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처음 온 사람이 오사카성을 구경하지 않으면 많이 아쉬울 것 같아서 결정을 내렸다. 오사카성(大阪城)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오사카의 상징으로, 나고야성(名古屋城) , 구마모토성(熊本城)과 함께 일본의 3대성으로 불린다. 오사카 성은 일본의 성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주위를 한바퀴 도는 것만 해도 쉽지 않다. 큰 돌을 이용해서 성벽을 만들고 둘레에는 강이나 호수라고 여길만한 대규모의 해자를 만들어 거의 요새 수준의 성곽을 완성했다.
오사카성은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본을 통일한 후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1585년 완성 당시엔 5층 8단의 검은 옷칠을 한 판자와 금박기와, 금 장식으로 이루어진 호화로운 건축물이었지만, 이후 각종 전쟁과 재해로 인해 소실과 재건이 반복되었다. 현재의 오사카성의 모습은 1931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 오사카성을 봤을 때 과거에 훌륭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었다고 대단하다 생각하며 감탄했는데, 알고보니 콘크리트로 올린 건물이라 그 감동이 줄었다. 오사카성은 지상 8층으로 천수각까지 높이가 55m이다.
텐슈가쿠(天守閣)의 내부는 1층에서 7층까지가 당시의 무기와 갑옷, 민속자료를 전시한 역사 자료관이며, 8층은 전망대가 있다. 2층은 성(城)에 대한 정보 코너로 성의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패널과 용마루에 다는 금빛 동물상의 모형, 오사카성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보통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까지 올라가서 다시 계단을 걸어올라 전망대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각층을 둘러본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나는 성에 올 때마다 거의 걸어서 오르는 것 같다.
텐슈가쿠(天守閣)의 각 면에는 황금 물고기 모양의 동물이 있는데, 몸통은 물고기이고 머리는 호랑이인 이 동물은 샤치호코(しゃちほこ)라고 부른다. 호랑이와 물고기의 합성인 상상속의 동물로서 보통 건물의 지붕 장식에 쓰인다고 하는데, 불이 나면 물을 뿜어 불을 꺼준다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 원래 샤치호코(しゃちほこ)는 이곳 오사카 성보다는 나고야(名古屋)성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유명하다. 전망대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고 아직 찬 바람이다.
전망대에서 내려 오면서 다시 각층에 있는 전시물을 구경했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을 달리 해 놓아서 혼잡하지 않게 만들어 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3층과 4층에 있는 유물은 사진 찰영이 금지 되어 있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후레쉬를 사용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사진 찰영을 금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층에서는 사진 찰영이 가능하다. 오사카성이 만들어졌던 도요토미 시대와 도쿠가와 시대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군사들의 디테일한 미니어쳐는 굉장히 실감나게 만들어 놓았다.
몇 층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샤치가와라라고 불리는 용머리에 물고기 몸을 한 용마루 장식이 건물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이것은 목조건물의 화재 예방을 위한 주술적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몇번씩이나 오사카 성이 소실되어 지금의 오사카 성은 복원된 성이라고 하니 의미가 퇴색된 듯하다. 옛날에는 금으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청동에 금박 입힌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1층에 내려오면 기념품 샵이 있다. 생각보다는 꽤 여러 종류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고, 한글로 설명도 해 놓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방문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다.
오사카 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오사카 성을 여러 번 방문했어도 겨울철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여름에 왔던 것 같다. 벚나무가 많아서 벚꽃이 피거나 단풍이 들었을 때 왔으면 조금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얼마 전 공사를 오랫동안 하는 것 같더니 고풍스러운 성의 한켠에 엘리베이터가 자리 잡고 있어서 분위기를 조금 망치는 듯한 느낌이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라고 생각은 되는데 조금 신경을 더 썼으면 보이지 않고 다르게 공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웅장하고 멋진 성임에 틀림없다.
오사카성 공원은 휴일엔 시민들의 휴식처라고 하더니 날씨가 쌀쌀한 평일에도 산책과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일본성은 성곽을 둘 또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 혼마루(本丸)를 중심으로 하여 그 외곽에 니노마루(二の丸), 산노마루(三の丸) 등을 배치하고, 대개의 성에는 깊은 해자가 만들어져 있다. 성의 중심부에는 덴슈카쿠(天守閣)라 불리는 높은 누각이 만들어져 있는 형태이다. 멀리 덴슈카쿠(天守閣)가 보이고, 거대한 외성과 해자(垓字)가 있다. 나오는 길에 보이는 철이른 꽃이 피어 있는 것이 보인다. 나올 때에는 정문쪽이 아닌 모리노미야(森ノ宮)역 방향으로 정하고 나왔다.
(16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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