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 ('17.2)

교토마라톤 16-16 (오사카 시장구경 ) (2017.2)

남녘하늘 2018. 8. 5. 00:43


 오사카 성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서 난바(難)으로 이동했다. 아침에 난바역에 도착해서 바로 코인 락커에 짐을 맡겨 놓았다. 난바역에서 공항까지 공항철도만 이용하면 되기에 무거운 짐을 들고 시내를 돌아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난바역에 여행 캐리어를 넣을 코인 락커가 없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캐리어를 넣을 락커가 많이 생겨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도톤보리(道頓堀)로 이동했다. 도톤보리(道頓堀)는 오사카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대표적인 번화가이자 먹자 거리다. 여행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화려하고 개성 만점의 화려한 간판들, 그리고 먹다가 망한다는 오사카를 실감나게 해주는 수 많은 먹거리와 음식점들이 가득한 거리이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 일본 라엔을 한번도 먹지 않아서 오사카에 오면 항상 들렀던 도톤보리의 맛있는 라면집 중의 하나인 긴류라멘(金龍ラ-メン) 집을 방문했다. 본점에는 좌석이 없어 근처에 있는 긴류라멘 분점을 찾아가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찾아 간 곳은 오사카 서민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구로몬이치바(黑門市場)다. 19세기초 에도(江戶)시대에 오사카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판매하면서 형성된 시장이라는데, 예전 시장이 있던 자리에 신사가 있었고 신사의 문이 검은 문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하철 닛폰바시(日本橋)역에서 가깝고 시장 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접근이 편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 재래시장으로, 다양한 식료품들을 팔고 있어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이번 여행에는 가족으로 온 일행들이 많아서 일본의 재래시장을 마지막 여행코스에 포함시켜 보았다. 






 상가는 동서남북의 십자 형태로 상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총연장 500m의 길을 사이에 180여개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구로몬 시장은 식재료를 타는 가게가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골목에 맛있는 냄새가 넘친다. 방금 점심을 먹고 왔음에도 음식냄새가 꽤 자극적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재래시장 분위기이지만 북적이는 인파로 활기가 넘친다. 아직 사람들이 장을 보러올 시간이 아닌데 대부분이 관광객이 아닐까 싶다. 구로몬시장도 한때 대형 양판점과 백화점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는데, 시장 현대화 작업을 통해 다시 한번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구로몬 시장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제 가격에 팔겠다는 전략. 재래시장이면서도 정찰제를 고수하고 있으며 점포마다 모든 상품을 깨끗하게 소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재래시장처럼 가격 흥정을 하면서 사지 않았는데, 가격 자체가 적정하다면 굳이 흥정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정찰제가 고객에서 신뢰를 얻은 것 같은데,  판매하고 있는 해산물의 경우를 보면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은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함께 온 가족들이 이곳에서 마지막 쇼핑을 즐길 수 있어, 방문하기를 잘한 듯하다. 






 시장 한켠에 일본의 스님이 나와서 탁발을 하고 있는 것을 처음 보았다. 절에 가도 스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일본이었는데 이렇게 시장 같은 곳에 탁발을 하고 있어서 조금 의외였다. 그만큼 구로몬이치바(黑門市場)가 사람이 많이 찾는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아닐까싶다. 구로몬 시장을 몇 번 방문해보니 조금 신선미가 떨어지고 꼼꼼히 가격을 살펴보니 생각보다는 너무 비싸서 분위기만 재래시장이지 우리나라 재래시장 같은 맛은 느끼기 힘들었다. 다음에 오사카에 오더라도 이곳은 다시 오고 싶지 않다.    





 구로몬시장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도톤보리(道頓堀)로 이동한다. 점심만 먹고 바로 구로몬 시장 구경을 하느라 도톤보리 구경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함께 한 일행들에게 도톤보리에 있는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라는 쇼핑몰에서 끝으로 쇼핑을 하고 자유시간을 가지고 있다가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돈키호테는 다양한 상품과 함께 가격이 저렴해서 한국 여행자에게는 꽤나 알려진 장소로, 여자분들이 많이 있었기에 소개해 주고 나왔다. 도톤보리 강변에서는 일본의 걸그룹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서 잠시 구경을 하고 지나쳤다.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공연을 많이 봐서 그런지 조명이 부족해서인지 모르지만 조금 시시한 느낌이다.  





 도톤보리의 중심지인 에비스바시(戎橋)에 도착하니 역시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도톤보리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글리코 광고판 앞에서 오늘도 다녀온 흔적을 한장 남긴다. 오사카 남쪽 지역의 최대 번화가인 도톤보리 강은 1600년대에 인공으로 조성된 운하라고 한다. 강이라기보다는 청계천보다도 좁은 폭을 가진 조그만 하천같아 보였지만, 강에는 리버크루즈도 운행된다. 쇼핑을 하러 떠난 일행과 헤어져서 조금은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도톤보리(道頓堀) 주변은 하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일행들이 주변 소핑과 관람을 하는 동안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에비수바시점로 이동해서 모처럼 커피 한잔을 하면서 여유를 느껴 보았다. 밤이었으면 도톤보리(道頓堀)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다양한 네온사인 불빛을 즐기면서 강변에서 있었겠지만 지금은 낮이여서 그런 분위기도 아니고 차한잔 하면서 여행 마무리를 하는 편이 더 좋았다. 이 카페도 자리가 없어서 자리 잡느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난바(難波)역으로 돌아와서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했다. 특급 라피도 열차를 미리 예매해 놓았는데, 라피도 열차는 넓고 쾌적하고 지정석으로 운영되어서 편하게 공항까지 이동한다. 국적기를 이용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진행했기에 조금씩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출발할 때 생각했던 것은 거의 다 둘러보고 간다고 생각된다. 일행 모두가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일정 자체가 조금 버거워서 일정을 조금 줄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었다. 준비는 많이 했는데 완벽하게 소화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여행을 마치면서 잘했다는 생각은 든다.






 비행기를 탑승하기 앞서 잠시 시간을 내어서 함께 모여 여행 결산과 소감을 듣는 등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인청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각자 짐을 찾아서 바쁘게 집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늘 출발 전에 현지 공항에서 인사를 나누는 것이 낳다. 많은 인원이 함께 했지만 서로 양보해 주어서 큰 탈 없이 여행이 마무리되었다고 인사를 했다. 함께 한 일행들도 내가 잘 이끌어 주어서 많은 구경도 하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 주어서 나름 뿌듯한 느낌이다. 참 많은 인원이었는데 별탈 없이 여행이 마무리되어서 다행이다.    






  같은 마라톤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서 준비한 이번 교토마라톤 여행이었다. 몇 번의 해외마라톤 대회에 인솔해 보았지만 이번이 가장 많은 인원과 함께 했던지라 신경이 더 많이 쓰였다. 하지만 함께 하면서 서로를 배려해 준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마쳤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급적 이렇게 많은 인원의 단체여행 인솔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함께 여행을 했던 사람들은 좋았겠지만, 리더로서 너무 신경을 써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나로서는 너무 피곤한 여행이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한 봉사라고 생각하고 진행했지만, 준비과정부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필요했다.  


 17명이 함께 한 여행이지만 큰 사고 없이 여행을 마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함께한 일행들은 여행이 좋았다고는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할지 다소 궁금하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동안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해서 무사히 여행을 마쳤지만, 개별의 욕구는 충족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앞으로 또 다시 마라톤 여행을 추진하게 된다면 10명을 넘기지 않는 소수의 인원으로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집에 가서 푹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