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야마 ('05.5)

도야마 마라톤 2-1 (2005.5)

남녘하늘 2008. 3. 12. 00:09

 

서울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참가한 일본 도야먀(富山)마라톤.

일본의 동북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도야마(富山)는 높이 3천 미터의 연봉을 자랑하는 일본 북알프스의 다테야마 산맥을 비롯해 다테야마 알펜루트를 연결하는 한 지역으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 경관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다테야마(立山)를 원류로 하는 진즈가와(神通川) 하구는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공업과 함께 농업이 주요산업이지만 소득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에 휴가를 가고 싶어하는 지역중 한곳이기도 하다.

마라톤 여행 출발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비행기가 연착하는 관계로 인천공항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실제 도야마에 도착해서는 첫날 시내 관광도 하질 못했다. 제 값내고 비행기 탔으면 항의라도 했을텐데 할인비행기표를 끊어 항의도 못하고...  

 

 

 

 

도야마(富山)현이 있는 지역에 있는 일본의 북알프스로 불리는 다데야마 (入立)연봉들. 해발 3,000m의 고봉이어서 만년설이 하얗게 보이다. 

 

 

 

하천변에 위치한 도야마(富山) 공항. 국내선과 국제선이 가끔씩 이용하는 조그마한 공항인데, 첫 느낌은 역시 깨끗하다는 것. 주변정리가 잘 되어 있고 보기가 무척 좋았다.

 

 

 

 

 우리가 묵었던 도야마 관광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던 도야마시 전망대. 도시 전체가 평지에 위치하고 있어 조그마한 언덕 정도의 산위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멀리 만년설이 덮힌 일본의 북알프스 산들과 도야마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중앙에 보이는 검고 뽀족한 것이 도야마시청의 전망탑이고 그곳이 도야먀시의 중심지이다. 시청을 중심으로 높은 건물이 조금 있을 뿐 도야마은 작은 도시였다. 멀리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다데야마 산맥이 있다. 

 

 

 

 레스토랑 吳仁館의 주인인 한국인 2세. 간단한 한국말을 할 수 있었고 더 중요한 것은 나와 같은 종씨에다 같은 고향이었다. 레스토랑 앞에 한국에서 도야마대학으로 연수왔던 사람들의 추모비가 놓여 있었는데 추모비의 주인공은 부친. 항렬로 보아서는 할아버지뻘 되는 것 같았다. 아마 일본 징용을 와서 많은 고생끝에 성공을 한 듯 보였다. 저녁에 다시 와서 족보를 따져 보려고 했는데,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자세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전망대 바로 옆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던 레스토랑 吳仁館 , 분위기도 좋아 보였다. 저녁에 차를 한잔 마시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저녁에 가보니 문을 닫아 아쉽게 시간을 내보지 못했다.  

 

 

 

 도야마 관광호텔에서 전망대로 가는 산책로.

 

 

 

서울마라톤 대회에서 내가 동반주를 해 주었던 미야구찌 야수코(宮口 育子)님을 도야마마라톤 전야제가 열리는 행사장에서 다시 만났다. 한번 도야마에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인데 3월달 서울에서 만났을 때와는 달리 안경을 쓰고 머리를 많이 잘라 처음보고는 바로 알아보질 못했다. 서울에서 함께 보았던 고토 사토에(後藤 里惠)님과는 4살때부터 단짝 친구로 20년된 친구라고 한다. 

 

 

 

 지난 3월 서울 마라톤대회에서 만났던 고토 사토에(後藤 里惠)님. 다음날 도야먀 대회에서 맹인의 동반주자로서 봉사를 하고 있었다. 25살에 미혼이데, 쿄토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회사원.  

 

 

 

마라톤 개최 전날 세미나와 전야제 행사에서 만난 우사미 요시아키찌(宇佐美 彰朗)님. 1968년 멕시코올림픽, 1972뮌헨올림픽,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 일본대표로 출전했고, 현재 토카이대학(東海大學) 교수인데 일본 육상계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인 것 같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도야마 도착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다. 이곳 도야마는 비가 많은 지역이다. 비가 오전까지 그치지 않으면 비를 맞으며 달릴 것같아 약간 걱정이 앞선다. 다행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빗줄기가 점점 약해진다.
도야마 관광호텔에서 경기가 열리는 장소까지는 버스로 30분 정도가 걸렸다. 호텔에서 준비해 준 버스를 타고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그치고 구름이 짙게 깔려 있고 날씨가 선선해서 달리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아보인다.
참가자가 500명이 안되는 대회는 처음 참석하는 것인데 도착해보니 참가인원은 적어도 알차게 준비한 대회라는 느낌이 든다. 전날 전야제에서 배번을 찾아가지 않은 사람들은 아침에 와서 배번을 찾아간다. 외국대회는 우리나라처럼 배번을 집으로 미리 배포해 주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대회 본부석 옆에 세워져 있던 마라톤 코스도. 

 

 

 

남장복장을 하고 대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일본 전통북을 치는 봉사자들. 이들마져 없었다면 참가자도 적고 응원객도 적은 너무 적적한 대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마라톤 대회에서는 배번과 기념품을 택배로 배달해 주질 않는다. 대회 현장이나 아니면 전날 일정한 장소에서 배포하면서 간단한 행사를 갖곤 한다. 여기도 전날 전야제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배번과 기념품을 배포하는 곳이다. 물품을 택배로 배부해 주는 씨스템은 우리나라가 월씬 발달해 있는 제도이다. 

 

 

 

출발전 대회본부 앞에서 이문희님과 함께. 한국남자 참가자들은 참가번호를 1번부터 43번까지 주었는데 번호가 빠를수록 연장자이다. 나의배번이 35번이니까 참가자중 내가 9번째로 젊은 편에 속한다. 

 

 

 

 

한국의 신문에도 나왔던 풀코스 마라톤 1,000번을 넘게 뛴 마라토너. 이번 대회가 1,015번째 대회참가라는 것을 등에 붙여 놓았다. 풀코스를 천번넘게 뛰려면 매주 뛰어도 20년이 걸리는 대단한 기록이다. 하지만 주로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니, 너무 횟수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이분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에게 왜 달려야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건강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횟수를 채우기 위해서인지... 즐기는 마라톤이 좋은데 이분도 즐기고 있는 것인지?

 

 

 

 

일본의 100회 마라톤 클럽의 회원 평균 연령은 57살이고 평균횟수는 100회가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분홍색 단체복을 입고 달리는데 회의 구성원이 너무 나이가 많아 조직이 활기차 보이지는 않았다. 더구나 주로에서 보았던 일부 회원들은 달린다고 말하기가 힘들 정도로 보였다. 그걸 즐긴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도 자부심은 대단해 보였는데 우리도 배울 것은 배우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은 발전을 위해 고쳐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바보같이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총을 가지고 나가지 않은 것처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복장을 챙겨오지 못했다. 100회 마라톤 클럽회원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임시변통한 복장의 모습이다. 제일 중요한 클럽복장을 따로 챙겨 놓았는데 이것도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인지, 스스로 생각해도 참 한심스럽다. 도야마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100회 마라톤 회원과 함께.. 

 

 

 

 

전체 참가자가 46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도시의 대회이지만 시각 장애인이 여러명 참가했었고 또 그들을 보살펴주는 동반자의 숫자는 더 많았다. 선진국일수록 사회체육이 발달하고 약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좋아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는 아직 부러운 현실이다. 남자 시각 장애인은 오늘 대회에서 Sub-3도 했다는데...

 

 

 

 

출발직전에 대회장의 모습. 마을의 축제에 참가하는 분위기였다.출발지점에 세워져 있는 입간판에는 '제2회 도야마 세이류(淸流) 마라손 스타트'라고 쓰여 있다.

 

 

 

 

출발 직후의 모습. 참가자가 500명이 안되는데도 벌써 선두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넓지 않은 우레탄 도로이지만 달리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샛강과 넓은 진즈가와(神通川)를 끼고 달리면서 중간 중간에 벚꽃나무 그늘이 있었고, 시골 주택과 논과 밭이 있는 전원의 모습이 여유로와 보였다. 다만 너무 시골이라서 주민도 별로 없고 응원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심심하기는 했다.  

 

 

 

 제1반환점과 제2반환점에 급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그 중간지점에 한곳을 더 만들어 놓아 달리면서 총12번의 휴식과 음식을 먹고 마실수 있었다. 날씨가 덥지 않았기에 물은 많이 마시지 않았고 중간 중간 여러가지 음식을 맛보면서 즐겁게 달린 것 같다. 

 

 

  

 

 도야마 마라톤은 참가 인원도 적어서인지 우리처럼 사진촬영 서비스가 없는 대회이다. 참가자중 유일하게 내가 사진기를 들고 찍었는데 다른 사람 사진을 찍어 주느라 정작 내가 달리는 사진은 김영수님이 찍어준 이사진이 유일하다. 다른 사람 사진을 찍느라 아마 내 기록이 20분 이상을 늦어진 것 같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면서 달리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 아닐까?  

 

 

 

달리면서 환자발생등 주로도 살피고 맹인의 페이스메이커도 하던 41살의 Sub-3 주자인 히라이 고우이치(平井 光一)씨. 금년 서울마라톤대회에 오려고 했으나 감기때문에 오질 못했다며 내년에 오겠다고 한다. 중간에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출발 이후 1반환점과 2반환점을 3회 왕복한 후 다시 출발점으로 골인하는 코스로 설계되어 있다. 2반환점을 돌때마다 고무 밴드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워낙 참가자가 적어서 양심을 속여가며 달릴 사람이 없어 무의미해 보였다. 반환점이 허술해 보이지만 준비상황은 만족스러웠다. 

 

 

 

 

제 2반환점 앞에서 스텝으로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찍은 사진이다. 워낙 응원객이나 관람객이 없어 주로에서 다른 주자를 찍어준 사진이외에 내 사진은 거의 없다.  

 

 

 

양쪽 반환점과 중간에 급수대가 준비되어 있어 달리는 동안 총 12번의 급수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날씨가 서늘한 편이어서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아 목이 마르지는 않았다. 중간 급수대에서 봉사하는 꼬마가 직접 만든 태극기를 흔들고 있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각 장애인 마라토너와 함께 뛰고 있는 동반주자들. 배번호 대신 동반주를 한다는 의미의 '伴走'라는 마크를 달고 뛰고 있었다. 그것도 한사람이 아니라 두사람이 양쪽에서 호위하며 달린다. 선진국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것이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볼때 부러운 장면이다.  

 

 

 

달리면서 이런 논과 밭을 많이 보았다. 이제 막 모심기를 하느라 농부들이 이양기를 사용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런 농부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농촌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다만 우리 시골보다는 이곳이 좀 더 깨끗하고 잘 정리정돈되어 있는 것이 차이점인 것 같다.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서의 모습. 대회본부쪽에는 바람이 불어 한기가 들었으나 주최측에서 준비한 따뜻한 국물과 음식으로 이겨냈다. 달리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멈추는 행동을 반복했더니, 달리는 리듬이 깨져 나중에는 힘이 조금 들었다. 하지만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부상은 없고 바로 원기를 회복, 즐거운 여행을 이어갔다.  

 

 

 

 

 

 

마라톤을 마치고 나서 우리일행 몇 명만이 택시를 타고 호텔로 먼저 돌아왔다. 일행 모두가 마라톤을 마칠때까지 기다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에서 함께 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내관광을 하지 못했는데 우리 일행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않고 시내 곳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도야마는 워낙 작은 도시여서 교통수단도 대도시에 비해 많이 불편하다. 지하철은 물론 없고 호텔에서 중심가로 나오는 버스도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해서 결국 또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철도가 매우 발달해 있는 나라이고 철도역이 그 도시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기에 도야마 시내관광의 처음을 도야먀역으로 잡았다.  

 

 

 

무료로 올라갈 수 있는 도야마 시청 전망대. 21세기를 향해 도약하는 도야마시의 상징이라고 한다. 도시에 큰 건물이 별로 없어서 전망대가 그다지 높지 않아도 시내를 모두 둘러 볼수 있고, 또 멀리서도 시청전망대가 보여 방향을 설정할 수가 있었다. 

 

 

 

 

 

 

도야마시 시청 전망탑에서 바라본 도야마시의 남쪽 전경. 멀리 구름과 맞닿은 곳에 다테야마(山立)연봉이 보이고 멀리까지 넓은 지역이 눈에 들어오지만 높은 건물은 많이 보이질 않는다. 가까이 있는 높은 건물이 있는 곳이 시내 제일 중심가이고 이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논과 밭이 도시속에 있는 도농혼합도시이다.  

 

 

 

 

시청 앞쪽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상. 이런 조각상이야 어느 곳에 가더라도 많이 있겠지만, 도심속에 넓찍한 녹지공간과 주변의 경관을 고려한 소공원에서의 여유로움이 부럽다. 

 

 

 

 

도야마시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시청사. 주변에 도야마 현청사와 NHK 건물등이 있고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탑이 설치되어 있다. 시청사 바로 옆으로는 자그마한 마쯔가와(松川) 강이 흐르고 있고 소공원이 이어져 있어 깨끗하면서 조용한 도시 도야마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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