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2016 춘천마라톤 (2016.10.23)

남녘하늘 2018. 4. 21. 00:26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에 참석했다. 올해도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 30분 이내의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난 여름 조금은 열심히 운동을 했었다. 본격적인 장거리 훈련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퇴근하고 나서 틈틈히 혼자 광교 호수공원을 달려 주곤 했었다. 춘천마라톤에서 기록 욕심을 내려면 여름 내내 동기부여를 하면서 꾸준하게 연습을 해야 한다.  


 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버스를 함께 타고 춘천으로 왔다. 덕분에 새벽잠도 설치지 않고,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춘천에 도착하니 구름이 많고 날씨가 상당히 선선하다. 작년 춘천대회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그렇지는 않을 모양이다. 날씨가 더우면 좋은 기록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날씨때문에 기록달성하지 못했다는 핑계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대회을 앞두고 연습은 충실했지만, 따로 식이요법(카보로딩)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기록을 달성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물품보관소가 있는 공지천 유원지 인조잔디 운동장에는 벌써 수많은 달림이들이 모여 있었다. 멀리 춘천에서 대회가 개최되다 보니 도착시간이 비슷해서 많이 혼잡하다. 우리 일행의 버스도 춘천에 도착해서 출발장소로 오면서 많이 밀렸었다. 회사 동료와 함께 다니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헤어졌고, 미리 만나기로 했던 오석환 형님을 만나서 탈의실쪽으로 이동했다. 날씨가 서늘해서 빨리 옷을 갈아 입기가 싫다. 10여년전 아주 빠른 기록을 생각했을 때에는 일찌감치 옷 갈아입고 스트레칭도 하고, 대회장 옆 공지천 둑방길로 이동해서 몇백미터를 강약을 주어 달리며 워밍업도 해 주었는데 이제 편안한 달리기를 하는 것이 맞는 모양이다.     






 이번 대회 기념품으로 단풍느낌의 싱글렛이 왔다. 보통 대회 기념품을 입고 뛰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대회 공식 기념품을 입고 뛰어 보기로 했다. 매번 대회 참가때마다 기념품을 받지만 거의 입지 않고 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싱글렛은 나눠 주기도 좋지 않은 옷이다. 매번 같은 클럽의 옷만 입고 뛰는 것도 식상하기도 했다. 대신 대회기념품을 입고 뛰고 자원봉사를 해주는 클럽의 사람이 사진을 찍어주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클럽의 옷을 입고 있어야 멀리서 준비하고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기록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카메라를 들고 뛰지 않을 계획이다. 그리 빠른 것은 아니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뒤면 귀찮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멈춰서야 하는 시간도 아깝기 때문이다. 물품을 맡길 때 카메라도 넣어서 맡겨야 해서, 보관에 앞서 운동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 몇 장을 더 찍었다. 결승점 모형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어서 출발하기에 앞서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긴다. 물품 보관 이후에는 내 사진이 별로 없다. 간단하게 스트레칭만 끝내고 출발 장소로 이동한다. 역시 오늘도 출발장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다.   






 출발 그룹이 B그룹인데 제일 후미에서 출발했다. 출발 총성이 있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 B그룹도 출발하게 된다. 각 그룹간 출발 시간을 조금만 벌려 주었으면 좋겠는데 뒤에 출발하는 사람을 고려해서 그런지 너무 간격이 없이 출발한다는 느낌이다. 넓은 도로에 주자들로 가득하다. 일단 오늘 목표는 3시간 20분을 잡아 놓았다. 현실적으로 3시간 30분은 충분히 달성할 것 같은데, 조금 무리한 목표를 세워 보았다. 춘천마라톤 대회에 오면 사진으로 자원봉사를 해주는 사람이 많았는데, 예상대로 대회 복장을 하고 뛰었더니 나를 찾지 못해 사진을 찍어주지 못했다. 대회 주최측에서 찍어준 사진 몇 장이 이번대회 주로에서 찍힌 사진의 전부이다. 그나마 큰 대회라서 주최측에서 사진이라도 찍어 주었다.   






 달리는 내내 구름이 가득했고, 날씨가 선선해서 예상보다 달리기가 편했다. 춘천댐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3시간 20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는데 오늘도 춘천댐을 오르면서 속도가 조금씩 쳐지지 시작했다. 장거리 연습을 하지 않은 것이 이유인 듯하다. 지난 4월달에 군산마라톤 대회 풀코스에 참석한 이후 6개월간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 문제인 듯하다. 그래도 함께 달리는 주자들이 주변에 많아서 앞서가는 주자를 목표로 삼아 쳐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달려 주었다. 매년 응원응 나왔던 101 보충대의 신병들이 올해는 응원을 나오지 않았다. 젊은 친구들의 응원이 기를 모아 주는데 아쉽다.    






 마라톤 온라인이라는 마라톤 포털 싸이트에 올라온 내 사진이다. 유일하게 달리는 사진 중에 제대로 찍힌 사진이다. 결승점 거의 다온 지점에서 찍어준 모양이다. 아시는 선배님이 사진을 다운받아서 보내 주었다. 결승점에 다 왔음에도 보폭도 줄지 않았고, 지치지도 않은 상태다. 매번 달리기를 이렇게 해야 하는데, 자꾸 게으름을 피워서 기록이 뒷걸음질 하고 있다.   




 3시간 24분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빨리 맡겨 놓은 짐을 찾아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다시 결승선 근처로 와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이번에는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면 다시 되돌아가지 못하게 해서 결승점을 멀리 배경으로만 찍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결국 편한 달리기를 하면서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뛰어야 할 것 같다. 날씨가 도와 주어서 내가 연습했던 것보다는 빠른 기록으로 들어왔지만 힘이 들지 않는 것으로 봐서 지난 여름의 훈련이 그리 적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품을 찾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고등학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제 자원봉사를 하는 고등학생들은 아들 보다도 훨씬 더 어린 학생들이다. 아들들이 운동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함께 춘천에 와서 달려 보았으면 좋겠는데 생각이 다르니 내 생각뿐이다. 부부가 함께 달리거나 부자가 함께 달리는 것을 보면 너무 부럽다. 아들보다는 집사람과 함께 달려보는 편이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시상식을 마친 대회 부스을 배경으로 사진도 몇 장 남겼다.     





 달릴 때 날씨가 많이 흐렸는데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일찍 들어와서 비를 맞지 않고 달렸지만 결승점 통과 시간이 4시간이 넘은 주자들은 비를 맞고 달렸을 것이다. 빨리 달리지도 못하는데 후반부에 비까지 내리게 되면 상당히 힘든 달리기가 되는데.. 더구나 힘들어서 걷고 있는 주자들은 체온까지 떨어져서 더 힘들 것이다. 늦게 들어오는 주자들에게 힘을 내라고 기원했다. 운동장에서 한참 머물다가 목욕을 하러 가면서 비를 조금 맞았다.   




 아침에 함께 버스를 타고 왔던 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시내에서 식사를 하면 혼잡할 것 같아서 춘천IC에서 가까운 신촌화로구이라는 집에서 식사를 했다. 매번 춘천에 올 때마다 방문하는 곳인데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어, 주차공간도 넓고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는 집이다.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 1년에 한번씩 이렇게 모일 수 있어 좋다. 덕분에 좋은 식사와 시간을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