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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향교 등 (2016.12.29)

남녘하늘 2018. 6. 9. 00:03


 업무떼문에 모처럼 제주를 찾았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고 있지만 날씨가 춥지는 않았다. 확실히 따뜻한 남쪽 나라다. 공항에 도착하니 차량과 기사까지 보내 주어서 현장을 찾아가는데 편하다. 요즘 중국과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이 생겨서 중국관광객이 제주를 많이 방문하지 않아서 제주의 경기가 많이 침체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자생력을 키워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중국 관광객이 많지 않으면 내국인 관광객이 대접받고 다닐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일 때문에 내려 왔기에 어디를 구경한다고 돌아 다닐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 때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혁신업체로 주목받다가 수천억원의 무역사기를 치고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파산해버린 모뉴엘이라는 회사가 제주도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본사가 있었다. 지금은 모 공기업이 건물을 매수해서 리모델링을 하려고 준비중이어서 자문을 해주려고 방문해 보았다. 구 모뉴엘의 본사 건물은 건축가들이 여러가지 적용해 보고 싶은 시도를 많이 해서 잘 지어 놓았는데, 미적인 부분만 강조해 놓아서 사무실로서는 쓸모가 너무 없는 건물이었다. 




 검토보고서는 서울로 되돌아가서 작성해 주면 되고 모처럼 제주도에 내려 왔는데, 저녁 식사때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첨단과학단지가 있는 한라산 중턱까지 올라가 보았다. 제주도에 와서 전기차를 처음으로 타 보았는데 아직 초기단계여서 그렇겠지만 오르막에서는 전기차에 문제가 많았다. 오르막 길에서는 가솔린 차에 비해서 전기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이 상상을 초월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할 때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오르다가 결국 생각했던 곳까지 가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시내에는 전기 충전소가 많이 있지만 산에는 충전소가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가다가 되돌아 오면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서울과는 달리 따스하고 공기가 다른 제주도이다.    





 제주도에 계시는 선배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식사를 하고 비행기를 탈 때까지 시간이 있어서 선배님은 출근하고 집 근처에 있는 해수 사우나인 해미안에 들렀다. 한 때는 제주도에서 이름있는 사우나였다는데 이제는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설이었다. 이곳에는 작지만 노천 해수탕이 있었다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출구를 막아 놓았다.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좋은 점도 있지만 이제 시설이 너무 낡았고 사용하기가 많이 불편하다. 간단하게 샤워만 마치고 해미안 뒷쪽 바다에 나가 보았다. 바람이 제법 많이 분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비라도 뿌릴 듯한 날씨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 산책 나온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까지 많이 몰아치니 해변에 더욱 사람이 없는 듯하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할 수가 없어 난간에 카메라는 놓고 혼자 찍었다. 어제 함께 내려 왔던 일행들은 저녁을 먹고 바로 올라갔고, 나만 선배님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하루밤 머물렀다. 일 때문에 내려 오기는 했지만, 나는 혼자 여행 다니는 체질은 아닌 모양이다. 아무런 재미가 없다.   






 비행기를 탈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서 멀리까지 가지 못하고 그동안 제주에 자주 왔어도 가보지 못했던 제주 향교를 방문했다. 제주도 교통체증이 심해져서 멀리 갔다가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낭패다. 제주향교는 선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주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1392년(태조 원년) 제주성에 창건된 조선시대 국립교육기관이다. 큰 도로와 맞닿은 곳에 향교가 있었고, 향교의 정문은 대성문이다. 크게 성공하는 문이라... 좋은 글귀다.     




 대성문을 지나 제주향교 안으로 들어서면 연초록색 잔디 마당과 팔각정(행단), 명륜당, 대성전이 눈에 들어온다. 지방의 각 향교에 부설되어 있는 건물로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던 강당 명륜당이다. 요즘은 예전처럼 향교문을 잠그지 않고, 개방하고, 내부를 살펴볼 수 있어서 좋다. 옛 문화를 이해시키려면 사람들이 안쪽을 들어와서 자꾸 접해야 한다. 제주향교 명륜당에서 현재는 도민들에게 한문을 가르치는 교육이 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없다고 한다. 대신 보물급 문화재가 7개가 있다는데 제주 향교에 보물이 있다. 금년 6월에 제주에서 7번째 보물로 지정된 제주향교 대성전이다. 대성전은 제주의 자연 조건에 순응해 형성된 건축 요소들이 많이 있어서 지정되었다고 한다. 오늘의 특별한 행사가 대성전에서 열렸던 모양이다. 나이 많은 부부의 회혼식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할머니가 예쁜 신부 복장을 하고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금 일찍 왔으면 좋은 구경을 했을 터인데... 향교 앞쪽으로는 제주중학교가 있다.   






 

 대성전 뒤쪽 언덕 위에는 공자상이 있다. 석상 뒤로는 웅장한 소나무가 있다. 주변경관과 너무 조화로운 모습을 이루고 있어서 참 멋있다. 정말로 엄청 큰 소나무인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오지 않는다. 직접 봐야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인데, 최근에  이렇게 큰 소나무는 본 적이 없다.

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인위적인 방법으로 지주목을 설치하여 보전하고 있었다.    






 계성사는 문이 닫혀있고, 들어가지 못하게 줄을 쳐 놓아서 가 보지 못했다. 오늘만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인지 평소에도 하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간단한 행사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제주 향교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정자 뒤로 있는 커다란 소나무도 포근함을 주는 이유인 듯하다. 향교 주변에 관덕정과 제주 목관아지도 있고 서문시장도 있지만, 오늘 아침은 제주 향교 한 곳만 돌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나마 제주향교가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방문했다. 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더 둘러 볼 생각이다.      






 시간에 맞춰서 공항으로 왔다. 짧은 1박 2일간의 제주 여행이다. 일 때문에 왔기에 제대로 관광을 한 것도 아니지만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한라산 중턱까지도 가 보았고, 제주 올래길의 짧은 구간도 걸어 보았고, 그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제주 향교에도 가 보았으니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가는 듯하다. 오랫만에 찾은 제주공항도 예전에 비해서 많이 넓어진 느낌이다. 조금씩 공사를 해서 규모를 키워 온 듯하다. 시간을 맞춰서 왔는데 비행기가 조금 연착되어서 여유가 있다.       






 제주도 오면서 처음으로 저가 항공을 이용했는데 공항에서 직접 비행기를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고 나와서 활주로 근처에서 탑승하게 된다. 조금 귀찮고 불편한 점은 있지만 비행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약간의 불편함이 저렴한 비행기 요금으로 보상된다. 가급적 겨울철에는 저가항공을 타지 말라고 이야기 들었는데 눈이 내리지 않아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앞으로 제주도 올 때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