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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2-2 ( 4.3평화기념관, 함덕해수욕장 ) (2017.6.12)

남녘하늘 2018. 9. 19. 00:48


 제주도 근.현대사에서 최대 비극이자 아픔의 역사인 제주4.3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4.3평화기념관이 만들어진 것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평화기념관을 찾았다. 제주도민들에게 있어 제주 4.3사건은 잊을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를 준 사건이다. 아주 오랫동안 제주도민에게는 4.3이란 말 자체를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 되었던 적도 있다. 이제서야 제주 4.3사건에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을 위로하고 4.3의 역사적 진실과 교훈을 후손들에게 널리 알리는 현장으로서의 역활을 위해 기념관이 만들어졌다. 슬프고 안타까운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이지만, 역사는 기억되어지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차가 없었다면 찾아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은 듯하다. 






 43평화기념관은 주차장이 두 개가 있는데, 후문 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43평화기념관으로 조금 올라가니 1981년 붕괴된 베를린장벽의 한 벽을 이곳에 가져다 놓았다. 1961년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을 2007년 베를린시가 제주도에 43평화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니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평화기념관에 베를린 장벽이 어떤 의미인지 연관성을 찾기 어렵지만, 평화라는 이름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베를린 장벽 주변의 걸어가는 길에 독특하게 돌과 잔디로 길을 구성해 놓았다.   





 기념관 입장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인데, 기념관에 도착하니 5시가 거의 다 되었다. 입장을 마감하고 출입문을 닫으려고 하는 중이었는데 일부러 기념관을 돌아보려고 멀리서 왔다고 하니 내부 관람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고 하면서 한시간 내에 관람을 마쳐 주어야 한다면서 입장시켜 주었다. 일부러 다른 곳을 찾지 않고 시간내서 왔는데 조금 융통성있게 처리해 주어서 고맙다.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한다고 한다. 우선 내부 관람이 급해서 다른 곳은 천천히 둘러 보기로 하고 바로 입장했다.   





 4.3평화기념관 안으로 들어 가니 역사의 동굴이라고 이름 붙여진 전시실이 나왔다. 이 동굴은 4.3사건이 일어났던 1945년 당시 과거로의 거슬러 올라가는 공간이다. 어두컴컴한 미로를 따라 이동을 하다 보니 총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울부짓음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조금 더 안족으로 들어가니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인 백비가 놓여 있다. 언젠가 이 비석에 제주 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이어지는 전시관에서는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제주도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낮과 밤을 잊은 채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들은 하루하루 삶이 지옥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낮에는 토벌대가 밤에는 무장대가 마을을 습격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제주도민들은 수많은 희생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우리의 근대사이다.  

  






 다시 일어나는 제주 도민들의 모습을 담은 5관을 지나 밖으로 나가는 길에 방문객들ㅇ의 소원을 염원하는 공간이 있었다. 방문객들이 적어놓은 수많은 글들이 생명 평화의 벽에 걸려 있다. 시간이 없어 모두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모두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표현해 놓았다. 제발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의 없기를 바랄 뿐이다. 관람할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나도 한줄 남겨 놓고 나오고 싶었는데 이제는 나가야 하는 시간이다. 2층에도 전시실이 있었는데 1층을 돌아 보아도 폐관 시간이 다 되어서 2층 관람은 다음에 다시 해야 할 듯하다. 






 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시간 제한이 없는 기념관 주변의 평화 공원을 둘러 보고 싶었는데 저녁 약속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서 평화 공원을 둘러 보는 것은 다음에 올때 하기로 했다. 위령탑으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다리가 놓여 있고 그  아랫쪽에 연못을 있고, 넓은 잔디공원이 펼쳐져 있다. 이렇게 넓은 공원이 있는 줄 몰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엄청 넓어 보인다. 제주 근.현대사에 있어서 최대 비극으로 이유도 모른채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평화기념관에서 바로 제주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가 있었는데 평화공원까지 돌아보지 않아서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제주시내로 바로 이동하지 않고 가는 길에 함덕해수욕장을 방문해 보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한참 돌아가는 길이였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해수욕장에 있는 카페에 들러서 차라도 한잔 했을 터인데 그 정도 여유 시간은 없었다. 그냥 차를 도로변에 잠시 세워 놓고 백사장 모래 한번 밟아 보는 것으로 끝내야 했다. 차라리 바로 시내로 갔어야 했는데...    





 함덕해수욕장은 해수욕도 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생긴 지형을 걸어가면서 바다의 끝자락에 도달해볼 수 있는 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언제 와도 좋은 곳이다. 오늘도 약간의 시간만 있어도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카페 델문도에 가 보고 싶은데 그곳에 갈 시간도 안된다. 어떻게 건축허가가 나오고 영업허가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최적의 위치에 자리한 카페라고 생각된다. 함덕 해수욕장처럼 얕고 맑은 바다가 길게 이어지는 곳이 그리 흔하지 않다. 이곳 역시 다음번 제주 여행때 꼭 찾아야겠다.  






 부지런히 이동했음에도 제주 시내에서 길이 밀려서 결국 약속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던 선배님도 길이 막혀서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늦은 우리에게 미안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 같다. 용두암에서 서해안로를 따라 남쪽으로 조금 가면 있었던 이어도횟집이다. 바닷가 해안도로 2층에 있어서 전망도 좋았고, 선배님이 추천한 음식점답게 맛도 있고 여러모로 좋았다. 제주도에서 회를 먹으면 어디에서 먹은들 맛있지 않을까 싶다.    





  밤 늦게까지 선배님과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아침까지 대접을 받았다. 제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서울로 돌아 오기로 했다. 낮에 서울에서 미팅 약속만 없었다면 제주시내 구경을 조금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올해 제주도를 방문할 일이 많을 듯해서 아침 일찍 올라왔다. 제주에 중국 여행객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공항은 여전히 아침 일찍부터 붐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