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05.1)

이브스키 마라톤 3-2 (2005.1)

남녘하늘 2008. 3. 6. 14:29

 

역시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 시골 지역이어서 거리에 나온 응원인파는 얼마 되질 않았다. 그러나 드문드문 여러곳에 어른과 아이들이 나와 사탕과 과자를 나누어주며 응원을 하고 있었다. 18Km 지점에 나와 북을 치며 응원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매우 흥겹게 연주하고 있어 힘이 많이 났다.

 

 

 

 

이브스키 대회와 우리 나라 대회와의 차이점은 배번을 앞뒤로 붙이며 스피드칩을 등배번에 붙여놓았고, 넷타임을 적용하지 않고 건타임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시간측정도 결승점에서 한번만 체크한다. (마치 공항의 금속탐지기처럼 생긴것을 등에 같다 대어 측정한다.) 거리표시도 5Km 단위로 해 놓았다. 몇 만명이 뛰어도 한가번에 기록측정이 되는 것을 보면 역시 우리나라가 IT강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람에 의하여 움직이는 씨스템은 한참 많이 배워야 할 듯..... 한가지 아쉬는 것은 참가메달이 없었단 것이고, 기록증은 현장에서 바로 발급해준다. 대신 코팅비는 다시 받는다.  

 

 

 

 

카메라를 들고 뛰었기때문에 도중에 한국인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계속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간에 사진을 찍어주는 회사가 없어 결승점에서나 겨우 한장 건질 수 있는 것 같았다. 나와 나이가 동갑인 강두전님을 만나 25Km까지 함께 뛰었는데, 그 이후 배가 고파서 먼저 보내드렸다. 제주에서 한번 만나보기로 하고...  

 

 

 

30Km 이후 맞바람이 불고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허기가 몰려왔는데, 마을 중간중간에 이렇게 프라스틱 상자위에 판자를 올려 상을 차려 놓고 따뜻한 된장국과 이브스키의 유명한 고구마등 먹거리를 준비해 놓고 나눠주는 주민들이 많았다. 분명히 금전적인 대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님이 확실해 보였는데, 이런 곳을 모두 들러서 먹으며 달리니 나중에는 배가 불렀다. 응원하는 주민이 많지는 않았지만 좋은 추억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멀리서 보니 가을에 단풍이 물든것처럼 붉은 색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보니 나무자체의 줄기와 입이 붉은 색이었는데, 달리면서 이곳에선 가을의 느낌을 받았다. 더구나 내리막길이어서 기분도 좋았고....  

 

 

 

마이산을 축소해 놓은듯한 죽산.

 

 

 

37Km 지점의 마지막 오르막 코스. 야마가와(山川)항을 지나고, 일본 JR 철도의 제일 남단역인 야마가와(山川)역을 지나고 나서 펼쳐 있었다. 이 언덕을 지나가면 이브스키 시내로 들어가는 곳인데, 25Km 이후 중간중간에 주는 먹거리를 모두 먹었더니 힘이 다시 나서 쉬지 않고 가쁜하게 넘었다. 나보고 대단하다고 말하는 일본인들이 많았다. 

 

 

 

 

 

이번 달리기는 사계절의 변화를 모두 경험한 듯하다. 선선한 봄날씨에 출발해서 땀나는 여름을 거쳐, 단풍을 구경하며 달린 가을과 32Km이후 맞바람과 눈발을 맞으며 달린 겨울까지. 특히 결승점에 이르러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한기까지 들어 많이 추웠다. 뒤로 보이는 야자수의 가지와 깃발이 바람이 날리고 있는 것처럼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난 그래도 4시간만에 들어왔는데 제한시간 8시간을 채워서 들어온 사람들은 몹시도 추웠을 것 같다. 그래도 달리는 사람들 모두 마라톤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4시간 7분 57초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건타임을 적용해 실제로 넷타임으로 기록되는 것보다 5분 이상 손해를 본것 같았고, 처음 5Km까지는 사람들을 추월을 할 수 없이 그냥 사람이 가는대로 따라가다보니 43분에 통과해 원래 내 기록과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그러나 어짜피 기록을 염두에 두고 달린 것이 아니어서 기록은 의미가 없고, 즐겁게 달린 것만 기억에 남는다. 이것 저것 기념품을 준것이 많은데 우리보다는 기념품의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듯. 노란색 수건도 품질이 떨어졌다. 더 아쉬운 것은 완주메달이 없다는 것...

 

 

 

25Km 지점에서 헤어진 제주 마라톤 클럽의 강두전님을 다시 운동장에서 만났다. 강두전님도 나처럼 가족이 함께 마라톤 여행을 왔다고 했는데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비행기를 타고 와서 다시 일본으로 오는 코스를 택했다고. 다들 대단한 정열과 성의다. 가족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유채꽃 마라톤 대회여서 이브스키(指宿) 어디에서나 유채꽃이 만발해 있는줄 알았는데 와서보니 대회장 주변과 이케다(池田)호수 근처등 몇곳에서만 유채꽃을 볼 수 있었다. 대회명을 유채꽃 마라톤으로 정하고 유채꽃을 이용했을 뿐 유채꽃은 보기 힘들었다. 대회를 마치고 역으로 가면서 유채밭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내가 달리는 동안 좁은 이브스키에서 가족들이 기다리게 하는 것이 싫어 오전에 가고시마 관광을 하고 이브스키 역에서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했다. 내가 도착한 시간으로 볼땐 충분히 역으로 갈 수 있었으나 운행하는 차량이 없어 결국 30분 늦게 역으로 갔다. 아침에 도착했을때에는 행사장으로 가는 것이 바빠 역앞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도 보지 못했는데, 시간을 가지고 보니 세심하게 신경을 써 놓은것이 보였다.

 

 

 

 

 

이브스키의 가장 유명한 모래찜질 회관인 사라쿠(沙樂)의 모습.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모래찜질은 생략하고 대신 온천욕을 즐겼다. 추운날씨였으나 온천욕을 마치고 나니 한결 몸이 좋아졌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시간이 마라톤 출발 7시간 30분이 지난 시간이었으나 아직도 달리는 사람이 제법 보였다. 아직까지 골인점까지는 3Km나 남아 있으니 이들은 8시간이 넘는 여행을 즐기는(?) 셈이다.  

 

 

 

 

이브스키(指宿)의 유명한 검은 모래 온천인 스나무시(모래찜질) 회관 사라쿠(沙樂). 사진배경의 모습처럼 바닷가의 검은 모래에 얼굴만 남겨놓고 온몸을 10여분간 찜질한다. 마라톤대회 개최로 관광온 사람들이 많아 모래찜질은 못하고 온천목욕만 했다.  

 

 

 

 

 

이브스키(指宿)는 참 작은 도시다. 번화가라고 해 보았자 2층건물의 상점이 몇개가 있을 뿐이고, 그나마 높은 건물은 전부 호텔로 보면 될 것 같다. 제일 번화가로 생각되는 곳을 배경으로. 아스팔트 대신 도로에 타일이 깔려 있는 것이 조금 신선했다. 사실 이브스키는 큐슈지역 어디에나 있는 온천과 모리찜질 온천을 제외하고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조그마한 도시인데 유채꽃 마라톤을 만들어 상품화하는 그들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단 느낌이다. 유채꽃도 우리나라의 제주도는 상대도 되지 못하고 중랑천이나 한강변의 유채보다도 적은 것 같다.  

 

 

 

 

 

이브스키(指宿)역 근처에 있는 일반 가정집과 그 골목의 모습이다. 참 아담하게 꾸며져 있고 집집마다 조그마한 예쁜 꽃이 핀 화분들이 놓여 있어 여유로워 보였고, 골목길도 깨끗했다. 이브스키(指宿)가 큰 도시가 아니기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큰 건물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역 근처의 도심임에도 이런 집들이 많았다. 이런 곳까지 구경할 수 있는 것은 자유여행의 보너스 관광인 셈이다.  

 

 

 

이브스키역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丹波소학교.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는데 역시 따뜻한 남쪽 지방이어서 학교안에 나무가 많았고, 시골의 학교라서 운동장이 넓찍했다.  

 

 

 

이브스키를 떠나기 전 역앞에서

 

 

 

 

 

 

내가 달리고 있는 동안 가고시마에서 관광했던 가족들의 사진.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달리는 동안 기다리라고 해도 아무소리 없이 잘 기다렸는데 이제는 조금 컷다고 불만이 아주 많다. 결국 내가 달리는 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P.C방에 가서 놀고 있으라는 것인데 일본까지 와서 P.C방에 보낼 수 없어 가고시마 시내 관과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는데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반쪽짜리 여행이 되었던 셈.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50점은 줄 수 있을 뿐더러, 그렇게까지 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고시마(鹿兒島)의 시로야마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가고시마의 전경.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세계에서도 유명한 활화산인 사쿠라지마(櫻島) 이다.사쿠라지마는 긴코만을 사이에 두고 가고시마에서 4km 떨어진 화산으로 가고시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14년의 대폭발 때 약 30억톤의 용암이 흘러내려 해협이 매립되면서 현재와 같이 반대편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이브스키(指宿)에서 마라톤을 마친뒤 가고시마 츄오역(鹿兒島 中央驛)으로 돌아와 한장을 찍었다. 난 마라톤이 목적이었기에 가고시마(鹿兒島)에는 밤거리 밖에 본 것이 없다, 텐몬칸(天文館)이라는 중심지만 이틀 저녁에 돌아다닌 것이 전부다. 다음에 오게 되면 가고시마의 유명관광지인 사꾸라지마 활화산을 방문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