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05.1)

이브스키 마라톤 3-3 (2005.1)

남녘하늘 2008. 3. 8. 17:48

  

아침 일찍 가고시마(鹿兒島)를 떠나 나가사키(長岐)현에 있는 하우스텐보스로 향했다. 일본 여행에 앞서 감기 기운이 있던 큰 아들이 어제 가고시마 시내관광을 하면서 감기가 심해진 듯 몹시 힘들어한다.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는 것 같아 일단 병원을 한번 가보고나서 결정짖기로 했다.

 

 

 

 


하지만 외국여행을 다니면서 병원을 가본 경험이 한번도 없어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했으나, 한국의 병원이나 일본 병원이나 다른바가 있으랴 싶어 중간 환승역인 도스(鳥栖)역에 내려 역무원에게 병원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무척 멀리 있는 것처럼 설명한 것과는 반대로 얼마가지 않아 서 설명한 병원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길을 물어보면 10리가 남아도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것과는 완전 반대다. 내가 한면만 보았는지 모르지만 길을 물어보면 그렇게 설명하는 것이 일본사람들의 특징인가보다.

  

의사에게 일어와 영어, 몸짖등을 모두 활용해 상태를 설명하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감기주사라도 한방 놓아주었으면 했는데 주사는 놓아주지 않고 , 의약분업이 되질 않았는지 약을 조제해  내주면서 1만 4천엔을 요구한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질 않으니 간단한 처치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의료비가 들어갔다.  항상 여행자보험을 가입하다가 이번여행에는 가입하질 않았더니 이런 일이 생긴다. 보험은 사랑(?)인가?

 

문제는 약은 먹어도 바로 효과가 나타나질 않는다는데 있다. 중간에 귀국할 정도로 상태가 나쁘질 않으니 여행은 계속해도 되는데, 상태가 나빠지면 자기한테 연락하라고 한다. 상태가 나빠지면 더 큰 도시의 병원으로 다시 가야지 시골병원에 무슨 연락을 다시하나. 그것도 마주보고 얘길해야 의사소통이나 되지, 전화로 하면 반벙어리나 마찬가지인데... 

 

 

 

 

도스(鳥栖)의 병원에서 나와 다시 도스역에서 하우스텐보스행 하우스텐보스 열차를 탔다. 내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작은 녀석이 형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지 못할것이 안타까운지 "이 나쁜 감기 바이러스"를 연발한다. 아직 어리단 생각밖에 안든다. 놀면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니 덩치만 컸지 아직 아이다.

 

 

 

 

하우스텐보스 역에서 내리니 잘 꾸며놓은 하우스텐보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 여행에서 하우스텐보스(HUIS TEN BOSCH : 네들란드어로 숲속의 집)를 일정에 포함한 것은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아도 잘 꾸며 놓았지만 아이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아 일정에 넣었는데 한 녀석이 아프니 그 여행이 즐거울리 없다.  

 

 

 

 

 

 

 

작은 녀석은 많이 보고 싶어하고 여러가지를 이용하고 싶어하는데, 한녀석은 찬바람을 쐬면서 돌아다니길 힘들어하니 할 수 없이 실내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것만 같이 다니면서 몇가지 보고나선 조금 따뜻한 곳에 큰 아이를 있게하고 나머지 세사람이 대충 둘러보는 것으로 변경했다.  

 

 

 

 

 

 

 

네들란드풍 궁전을 재연해 만든 하우스 텐보스 내의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등 몇 곳을 세사람이 대충 둘러보고 끝냈다. 시기적으로 가장 추운 시절에 왔음에도 잘 정돈되고 팬지를 비롯한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었는데 따뜻한 계절에 온다면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가 따뜻할 때 가족이 다시 한번 오기로 하고 대충 들러보고 하우스텐보스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원래 계획은 정오쯤 입장해서 저녁에 불꽃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나서 퇴장하려고 했는데 대충 4시간 정도만 머물렀던 것같다. 그 넓은 곳을 4시간동안 보았으니 별로 본 것도 없고, 내가 계획하고 갔던 일정의 절반도  하지 못하고 나온 것이다.

 

 

 

 

 


대신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이든 관광이든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것.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하니 모든 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아이들이 느꼈을 것이다.   

 

 

 

  

 

모자에 목도리에 장갑까지 완전 중무장을 하고 들른 하우스텐보스. 바다에 접해 있어 바람도 많이 불었고 많이 쌀쌀했었다.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세(佐世保)시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는 일본속의 네들란드로 불리며, 17세기 네들란드 왕궁과 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이다. 

 

 

   

 

험난한 파도를 건너는 항해의 영상과 음향, 움직이는 좌석을 체험하는 시뮬레에션 극장인 대항해 체험관을 나오면서 전시되어 있는 범선 데 리푸테를 배경으로. 리푸테는 네들란드어로 '사랑'을 뜻한다고. 아이때문에 마음이 편치않았고 표정이 어둡다. 일정을 중도에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우스텐보스에서 나와 호텔이 있는 사세보(佐世保) 시로 들어와 일찍 체크인하고 휴식을 취해 주었다. 
간병하는 집사람을 호텔에 남겨두고 작은 아이와 함께 사세보의 거리를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녔다. 

 

 

 

 

 

 약먹고 침대에서 땀을 흠뻑 흘려서인지 아침에 큰 아이의 상태가 상당히 많이 호전되었다. 감기 몸살의 정점이 지난듯하다. 그래도 일정에 잡혀있는 나가사키(長岐)여행은 많은 고민끝에 포기했다. 처음 계획은 이날 나가사키로 가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 큰 아이를 위해 원폭기념관과 평화공원등 나가사키 시내를 관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태가 조금 좋아졌다고 또 찬바람을 쐬어서는 상태가 다시 나빠질 수도 있어 실내쇼핑과 가까운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후쿠오카로 가기로 했다. 여행기간중 항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동하고 많이 돌아다니고, 다시 일찍 자는 것이 나의 여행스타일인데 오늘은 갑자기 한가해져 버렸다.

 

호텔에서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하고나서 큰 아이는 호텔에서 책을 읽고 있으라고 혼자 남겨두고 세사람이 사세보(佐世保) 구경에 나섰다. 사세보(佐世保) 시에는 미군 태평양 7함대가 주둔하고 있어, 서양풍의 혼혈이 많이 눈에 뛰었고 택시운전사도 백인혼혈을 만나기도 했다.  

 

 

 

 

사세보 역에서 이어져 있는  아케이드(마츠우라쵸 국제 도오리) 구경과 함께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이면거리를 돌아보기도 하고,  JR철도가 아닌 사철 마쯔우라철도(松浦鐵道)의 역인 사세보 중앙역도 찾아 보았다. JR노선의 역과는 달리 매우 지져분해 보였지만 이런곳이 사람사는 냄새는 더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교회(미우라쵸 천주교회)도 사세보에서는 볼 수 있었는데 사세보가 일찌기 서양문물이 전파되어진 지역적 특성때문일 것이다.

 

 

 

 

내가 기획하고 내 발로 찾아나서는 자유여행. 자유여행이 아니면 도시의 달동네나 뒷골목을 둘러볼 수가 없다. 이날도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이면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달동네와 JR철도가 아닌 사철 마쯔우라철도(松浦鐵道)의 역인 사세보 중앙역. JR노선의 역과는 달리 매우 허접해 보였다.  

 

 

 

 

호텔에서 하루를 푹 잘 쉬고 나서 몸이 좋아진 큰 아이와 함게 후쿠오카로 가기 위해 사세보역으로. 모자에 목도리에 장갑까지 완벽무장을 하고 있다. 나가사키로 가서 원폭기념관과 평화공원등을 관람할 계획이었는데 감기가 심해질가봐 겁이나서 실내쇼핑이나 할 수 있는 곳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사세보 관광을 마치고  11시에 후쿠호카행 미도리를 타고 1시간 50분만에 하카다역에 도착. 아직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질 않아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후쿠오카 관광에 나섰다. 관광을 제대로 하려면 후쿠오카만 돌아다녀도 몇일은 보낼 수 있겠지만, 아픈 사람 데리고 찬바람을 쏘이면서 다닐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중심지 몇곳과 실내 쇼핑이 가능한 몇 곳을 선택해 구경.

 

 

 

 

 

 

시내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간 곳이 나카(那珂)강. 강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강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수심은 있어 보이나 폭은 무척 좁다.  주변에 텐진(天神)과 나카스(中州), 캐널 시티, 중앙공원등을 끼고 흐르는 후쿠오카 중심지를 흐르는 강인데, 날씨가 춥고 또 한낮이어서 사람이 별로 많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고 밤에 되면 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건물이 상당히 예쁘고 화려하게 지어진 캐널시티를 비롯해서 텐진(天神)역 주변의 쇼핑거리등을 두루 살펴 보았다. 관광도시답게 쇼핑센타의 규모는 대단히 컸다. 

 

 

 

 

 

 

후쿠오카에 가면 하카다 라면을 먹어보아야 한다고 하기에 찾아간 이치란(一蘭)라면집. 텐진(天神)에도 있으나 캐널시티 지하에 있는 집을 찾아갔다. 소문대로 원하는 양념, 맵기, 면발의 상태를 일일이 적어 주문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한글주문지도 비치되어 있었다. 물론 종원업은 한국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주 친절하게 응대를 해준다. 소문처럼 돼지 기름이 너무 많아 나와 집사람은 별로였었고, 애들은 무척 좋아했다

 

 

 

 

 

모모치 지역에 있는 일본에서 두번째로 높다(234m)는 후쿠오카(福岡) 타워를 방문해서 시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찍고 후쿠오카(福岡)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일본의 7번째로 큰 도시인 후쿠오카는 개인적인 판단으론 같은 바다를 끼고 있는 우리나라 두번째 도시인 부산보다도 월씬 더 번화해보이고 또 깨끗히 보인다. 하다. 또한  우리보다 훨씬 남쪽에 있는 도시여서 야자수가 많이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도시 모습으로 보여졌다.  

 

 

 

 

 

 

 

저녁은 이번 일본여행을 와서 처음으로 초밥을 원없이 먹어보았다. 원없이 사줄 생각이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식욕이 없어서인지 별로 많이 먹지도 못한다. 큰 아이의 상태가 집에 갈 시점이 되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중간에 귀국하지 않은 것이 잘 된 일이긴 한데 이제 일정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 

 

 

 

 

 

 

후쿠오카의 야경과 거리풍경도 매우 아름답고 화려하다.  

 

 

 

 

 

일정과 시간계획이 대폭 수정되기는 했지만 큐슈지역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왔기에 여건에 맞추어 바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 계획은 마지막날  후쿠오카 구경을 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어제 몇 곳을 둘러보았기에 다른 곳을 관광할 곳이 있는지 교통센타를 찾아 갔는데 오전에 가능한 관광상품은 이미 어제 다 갔다온 곳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포기했다. 대신 오전시간을 활용해서 갈 수 있는 도스(鳥栖)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구경가기로 했다. 어짜리 후쿠오카엔 1시 전에만 돌아오면 되기에.

 

 

 

 

다시 하카다(博多)역에서 릴레이 쯔바메를 타고 20분만에 도스(鳥栖)역에 도착. 교통의 요지이나 역사(驛舍) 크기가 매우 작은 도스역. 도시의 크기도 매우 작고 아담해 보였다. 이틀전 큰 아이 때문에 개인병원에 가려고 내렸었는데 그 때는 정신이 없어 주변을 둘러볼 경황이 없었는데 다시 방문하게 되니 역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다시 역에서 택시로 10여분만에 프리미엄 아울렛에 도착했다.

도스프리미엄 아울렛은 일본에 있는 명품 아울렛 매장 3곳 중에 하나인데, 생각만큼 많은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가격도 많이 할인한다고는 하지만 워낙 고가여서 지갑을 열기엔 다소 부담이 되었다. 일본에 와서 쇼핑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관계로 간단한 몇가지 품목과 나이키 매장에서 아이들 신발만 사는 것으로 쇼핑과 구경을 마쳤다.  명품만을 찾아다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곳이 명품을 싸게 살수 있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짧은 여행일정에 포함시키기에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다시는 쇼핑하러 여행다니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애들은 아예 이런 곳에서의 쇼핑은 관심이 없었다. 왜 아까운 시간에 이런 곳에 왔는지 몰라하는 표정이 역역하다. 같이 구경다니는 것도 좋아하질 않아 푸드코트에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있으라고 하고 두사람이 쑈핑을 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프리미엄 아울렛. 도스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나왔는데, 도심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렸으나 시간간격이 너무나 벌어져 있어 택시를 탔다. 정류소 앞에 있는 콜택시호출 전화가 있어 콜 택시를 불렀더니 바로 도착한다. 대신 일반택시에 비해 우리처럼 가격이 비싸다.

 

 

 

 

하카다(博多)에서 신야츠히로(新八代)까지 운행하는 릴레이 쯔바메 열차의 내부 사진. 화장실이 있는 공간인데 무슨 전시회를 하는 것처럼 예쁘게 내부를 꾸며 놓았다. 일본여행에서는 교통비가 가장 부담이 가는 항목인데 큐레일 패스를 끊어서 다닌 덕분에 비싼 비용의 열차를 부담없이 많이 타 보았다.  

 

 

 

 

 

 

큐슈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하카다(博多)항 국제 터미널에서. 여행중에 감기몸살로 힘들어하던 진영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생생하다. 다음에 다시 한번 큐슈를 찾아보기로 약속했다.  

 

 

 

 

 

후쿠오카(福岡)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틀(Beetle)호의 선실에서 큰아들과 함께. 짧은 기간의 여행이었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등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돌아올 때 정상으로 돌아온 큰 아들과 비틀호에서 한장.

 

 


 

 

관광을 함에 있어 타인의 말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항상 오류가 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그것이 좋을 수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번 여행은 큐레일 패스를 미리 끊어와서 비싼 일본에서의 철도여행을 부담없이 즐길수 있어 좋았다. 왕복 고속 여객선이 비틀호의 운임까지 포함해서 JR철도를 5일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큐레일 패스의 요금이 1인당 25만원. 첫날 하카다(博多)역에서 가고시마 츄오역(鹿兒島 中央驛)까지 신칸센을 포함한 편도 철도 요금이 7만원이 넘는것이 생각하면 큐레일 패스를 미리 끊어 큐슈지역을 여행하는 것이 다음에 가는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다.

 

그리고 숙박비 또한 이번 여행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여행사에 다니는 후배를 통해서 싸게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숙박비는 무척 비싼 편이다. 하루에 25만원정도. 다른 어떤 나라에 가더라도 이 비용보다 적게 들어도 훨씬 더 좋은 곳에서 머물수 있는데....

 

참고로 후쿠오카(福岡)와 하카다(博多)는 후쿠오카를 각각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지만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