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싱가폴 ('05.12)

싱가포르 마라톤 4-4 (2005.12)

남녘하늘 2008. 4. 24. 18:18

 

싱가폴에는 래플즈(Raffles)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 싱가폴에서는 래플즈란 단어가 들어가면 최고의 이미지를 가진다고 하는데 래플즈는 사람 이름으로  영국에서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도착해서 싱가폴의 기초를 다진 사람이라고 한다. 래플즈가  싱가폴에 처음 도착한  장소를  Raffles Site라는 하며 그곳에 래플스의 동상까지 세워 놓고 있다.

싱가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이름도 래플즈 호텔이다. 백 몇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하룻밤 숙박비가 몇백만원씩 한다던 가이드의 말이 떠올랐다. 호텔 입구에는 말로만 듣던 멋진 인도복장의 벨보이가 눈에 띈다. 언젠가는 한번 와서 묵어봐야 할텐데 언제나 가능할까?  

 

 

 

 

 

이곳 역시 저녁에 왔다면 소문으로 들었던 래플즈 호텔 2층의 롱바에서 싱가폴 슬링이란 칵테일을 마시고 싶었는데 아침 이른 시간에 분위기도 없이 칵테일을 마실 수 없어 호텔을 안을 돌며 사진 몇장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통이란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호텔을 돌아보면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래플즈 호텔주변은 MRT 시청역이 있는 주변이어서 아침에 출근하는 싱가폴 사람들을 많이 볼수가 있었다. 남자들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 보다 편한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고 넥타이를 맨 사람이 드물었다. 여자들도 복장이 단정하기는 했지만 더운지역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의 옷을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중에 가이드의 말을 들으니 은행원을 제외하곤 양복 정장을 잘 입지 않는다고 했다.

 래플즈 시티 쇼핑센타 앞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12월달 반팔차림에 트리 앞에 서 있는 광경. 싱가폴은 12월달이 되기 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온 도시를 장식한다고 한다. 빈약한 관광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싶다.

 

 

  

 

래플즈 호텔 옆에 있는 스탬포드호텔은 싱가폴 시내 어디에서도 눈에 확 띄는 원형의 고층호텔로 우리나라의 쌍용건설이 세운 것이라고 하는데 싱가폴에서는 명성을 남겨놓고 정작 한국에서는 그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건설 비리과 뇌물만 없애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는 아주 멋진 나라가 될 수 있을텐데 한국의 정치하는 인간들부터 개조시키고, 싱가폴의 공무원의 절반만 따라가 주는 청렴한 한국의 공무원 되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청을 향해 걷던중 성 앤드류 성당(St. Andrew's Cathedral)을 나왔다. 전형적인 고딕풍의 하얀색 아담한 성당으로 주변의 고층건물 사이에서 꽤 인상적이다.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어디론가 캠핑을 떠나는지 한곳에 배낭을 쌓아놓고 성당내에 모여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앤드류 성당과 시청앞 광장은 어제 달렸던 마라톤의 골인지점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하루가 지났는데 모든 집기들이 모두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 심지어 물병도 거리 모퉁이에 박스째 쌓여 있어 그 중에서 두병을 꺼내 마시기도 했다. 행사의 주최가 공적인 정부 조직이어서인지 원상복귀에 느긋함이 있는듯 싶다. 하여간 어제 힘들게 들어왔던 거리를 다시 멀쩡하게 돌아보기 감회가 새롭다.

 

 

 


시청앞 거리는 사무실이 없어서인지 월요일 아침임에도 오고 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적한 거리를 걸어보았다. 이곳 공무원들의 출근 시간은 몇시인지 궁금하다. 

시청을 지나자 드디어 싱가폴 강이 보이면서 래플즈 동상도 보이고  아시아 문명박물관도 보인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인도에서 대여해 온 힌두교 유물도 전시되어 있고 싱가폴 현지 사람들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명박물관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짧은 일정에 박물관까지 갈 여유가 없었다.

 

 

 

 

 

아시아 문명박물관에서는 중국계 페라나칸(1400년경 중국이나 인도,아랍,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동남아쪽에 돈을 벌기 위하여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주로 말레이지아 여자들과 결혼을 하여 생겨난 인종을 말함) 남자인 '바바'와 페라나칸 여자인 '논냐'의 결혼 관련 예물과 풍습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다음에 싱가폴을 오게 된다면 그때는 휴양여행을 하면서 박물관 관람은 꼭 하고 싶다.   

 

 

 

 

 

강건너 보드키의 한가한 모습도 보이고, 셴턴 웨이의 높이 솟은 금융타운의 빌딩들도 눈에 들어온다. 저녁시간 혼잡하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한산하다. 싱가폴강주변은 먹거리와 숙박시설 그리고 볼거리가 또한 집중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한강의 규모에 비하면 정말 비교도 할 수 없는데 이렇게 유명한 것은 그들이 관광자원으로서 홍보와 마켓팅을 잘하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우리 것도 잘만 포장하면 얼마든지 가능한데. 싱가폴에 와서 다녀본 관광지 모두 그다지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도 우리에 비하면 일천하고...

머라이언 공원까지 가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늦어 다른 일행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어 생략하고 싱가폴강까지 도보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남들이 쉬고 있는동안 몸을 조금 더 움직여 현지인들의 생활모습과 남들이 보지 못한 몇가지를 더 보았다고 생각하니 괜히 뿌듯하다.

 

 

 

 

 

호텔 귀환이후 공식일정에 맞추어 싱가폴 식물원(Singapore Botanic Garden)을 방문했다. 굳이 식물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싱가포르 시내 곳곳이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지만 식물원은 특히 아름다운 열대우림과 잘 조성된 정원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함께 한 가이드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 가치도 알 수 없었을 천연 기념물 나무(Heritage Tree: 싱가폴 5달러의 뒷면에 있는 나무임)를 비롯해 콜라의 원료인 콜라나무(Tree of Fame)등의 신기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싱가폴의 국화인 반다 미스 조화킴(Yanda Miss Joaquim)이란 대나무에 기생해 살아가는 난초의 군락도 볼 수 있었다. 이 난초의 이미지는 다민족 국가인 싱가폴 국민이 서로 공생하여 살아간다는 것을 뜻한다고 하며 1981년에 선정되었다는 설명이 표지판에 있었다.  

 

 

 

 

 

싱가폴에도 꽃이 흔한데 향기가 나는 꽃은 별로 없단다. 머리에 꼽고 있는 꽃이 몇 안되는 향기나는 꽃. 보기에는 싱싱해 보이는데 벌써 낙화가 된 꽃들이다. 영화 동막골에서 나온 아무개의 흉내를 내고 있는 민영.  

 

 

 

 

 

열대의 울창한 수목들이 길 가에 심겨져 있고 조경이 너무 잘 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간간히 벤치도 있어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다면 쉬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멋진 장소였던 것 같다. 식물원 내에 있는 국립 오키드 가든(National Orchid Garden) 또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이였는데 시간이 없어 생략한 것이 아쉽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딴 다양한 난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며, 난초 교배기술이 뛰어난 싱가폴에서 매년 신종 난들을 새로운 이름으로 선보인다고 한다. 

 

 

 

 


싱가폴 식물원을 방문하고 나서 다시 맞이한 즐거운 점심식사 시간.
이번 여행은 여행춘추에서 무척 신경을 많이 써준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지만 특히 식사는 정말 훌륭했던 것 같다. 매 끼니의 식사가 정말로 맛있고도 훌륭했다. 점심은 딤섬요리를 먹었는데 이 또한 배불리 나온 식사를 모두 먹지 못할만큼 충분하게 먹었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싱가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콜이란 소낙비가 내린다. 우리 일행이 마라톤을 하고 여행하는 동안 그 자주 내린다는 비 한번 맞지 않았는데 낮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스콜이다. 그나마 주롱 새공원(Jurong Bird Park)으로 이동하는 20여분간 줄기차게 내리더니 도착할 시간이 되니 다시 쨍쨍 내려 쬐는 태양이 나온다. 

 

  

 

주롱새공원은 센토사섬, 나이트사파리와 더불어 싱가폴정부가 볼거리가 많다고 추천하는 3대 관광명소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세 군데 모두 우리와 다른 자연환경으로 인해 볼 것이 있었을 뿐 잘 관리되고 멋진 곳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주롱새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새들과 사람들이 철창으로 분리되어있지 않고 있는데 (물론 들어가지 못하게 낮은 울타리를 설치해 놓기는 했지만)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새들이 공원밖으로 도망치지 않는 것인지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공원에서 너무 잘 관리해줘 공원이 너무 좋아서 새들이 도망가지 않는 것인가? 

 

 

 

 

 

연못을 가득채운 플라밍고 무리와 펠리칸도 구경하고 나서 원색의 다양한 앵무새도 구경하고 나니 주롱새공원의 유명한 올스타쇼(All Star Bird Show)가 시작된다. 이곳 역시 진행을 모두 영어로 했기 때문에 재밌는 순간을 놓쳤고 어느 새가 더 빨리 공을 그물안에 빨리 집어넣나 시합하는 것등은 말이 못알아들어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중간중간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함께 웃지 못하고 한박자 늦게 느낄 수 있어 아쉽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아 들을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새들을 상대로 어떻게 훈련을 시켜 쇼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을뿐 쇼의 내용은 진부하고 짜임이 없었다. 많은 새들이 사방에서 날아오고 날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마지막에 앵무새들이 하는 쇼가 그나마 볼만했다. 가이드의 사전 지시에 따라 앵무새가 바이 바이를 할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공원을 한바퀴 도는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모노레일을 타고 가서 들른 곳이 잉꼬전시장인 로리 로프트(Lory Loft). 잉꼬들이 좋아하는 과즙을 사서 먹이통을 들고 있으면 잉꼬들이 겁없이 달려든다.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면서 먹이다툼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방문하면 좋을 듯했다. 사진을 찍기 좋은 장면이 많이 연출되 사진은 많이 찍은 것 같다.  

 

 

 

 

 

새장에서 조금 놀다 보니 어떻게 하면 먹이를 먹는 새를  �아버리는지도 알게 되어 덩치가 작은 잉꼬들에게 집중적으로 먹이를 주었다. 새들도 서열이 있어 덩치가 작은 녀석은 먹이도 잘 얻어먹지 못한다. 

 

 

 

 

주롱새공원을 끝으로 공식관광은 모두 끝났다. 일행들에게 다시 오차드 로드에 들러 쇼핑을 할 수 있는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시간만 조금 넉넉했다면 아침에 가보지 못한 머라이언 공원에 가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너무 빠듯할 듯해서 포기하고 오차드 거리를 여유를 가지고 둘러 보았다. 힐튼호텔 앞 거리에서 열리는 사진 전시회도 감상하고 거리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으면서 싱가폴 여행 마지막 날을 즐겼다.  

 

 

 

 

 

싱가폴은 중국계가 전체 국민의 75% 가량 차지하고 있어 차이나타운도 클뿐더러 도시 중간 중간에 중국적인 색채를 풍기는 것들이 많다. 힐튼호텔 앞에도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의 모습을 닮은 장군상이 세워져 있다.  

 

 

 

 

 

오차드 로드의 제일 끝부분에 위치한 오차드 퍼러이드(Parade)호텔앞. 호텔이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주변의 숲과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도 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시간이 부족해 하지 못했다. 다음에 싱가폴을 올땐 꼭 자유여행으로 와서 이번 여행에서 충족하지 못한 것들을 충분히 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저녁식사를 역시 훌륭했다. 싱가폴 전통 전골요리였는데 꽤 오랜시간동안 식당에서 여유롭게 보낸 것 같다. 내가 술을 조금만 더 즐겨했다면 안주로서 기가 막혔을텐데 술을 잘하지 못하는 관계로 식사로만 끝난 것이 아쉽다. 현지 가이드가 이런 식당은 한국인 단체 관광객은 잘 데리고 오지않는 곳이라고 살짝 귀뜸을 해주어서 정말로 좋은 식당인지 알았다.

 식사후 도착할 때 들렀던 싱가폴 창이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4일의 일정이 아쉽게 끝나가는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즐거웠고 주마간산 격이지만 많은 것을 보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서 좋아하는 달리기까지 하고 가니 무척 행복하다.

 이곳은 28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의 날씨이지만 지금 서울은 눈까지 내리고 바람이 세차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겨울이라고 하니 바로 적응이 될지 걱정이다. 하지만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니 다시 돌아가서는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즐거운 해외마라톤 여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