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후기

MBC 아디다스 마라톤 참가후기 (2009.4.26)

남녘하늘 2009. 11. 18. 00:16

 

 

지난주와는 달리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기온도 선선해서 일반인들이 행동하기에는 별로 좋은 날이 아니지만 달리는 사람들이 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다. 분당구청에 아침 7시에 도착해서 하남대회장으로 가기로한 검푸회원들과 만나서 함께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미사리 경륜장은 개인차량이 없으면 분당에서 접근하기에 상당히 불편한 곳이지만 차량으로 직접 이동하게 되면 20Km도 되질 않아 행사장까지 20분도 걸리지 않은 가까운 곳이다.

 

개별차량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서인지 경륜장 입구에서 상당한 정체가 있어서 행사장 도착은 생각보다 늦은 8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나는 대회가 끝나고 나서 오후 1시경에 포럼모임이 강동구에서 있는지라 차를 가져가지 않고 경기장에 갈때만 함께 이용했다. 아디다스 한강마라톤대회는 아디다스회사가 후원을 해서 참가자 기념품도 썩 괜찮은 편이고 MBC에서 중계를 하기 때문에 경기 운영도 정말로 잘하는 대회이다. 그래서 2006년부터 아디다스 한강마라톤대회는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오늘도 풀코스 참가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하프코스와 10Km, 5Km 대화 참가자가 많은지 대회장이 상당히 붐빈다.

 

일산에서 온 동생도 만나고, 사진 몇장 찍다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가서 물품보관서를 찾아더니 물품보관 씨스템이 엉망이었다. 각 코스별로 물품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코스가 뒤섞여 함께 보관을 하고 있는데, 어린 학생들이 숙달되지 않아 출발시간이 되어가는데도 긴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코스별로 접수를 하면 먼저 출발하는 풀코스 주자를 집중적으로 처리하고 늦게 출발하는 5Km부문은 조금 늦게 처리해도 되는데 그런 융통성이 없다. 결국 출발시간이 임박해 부산에서 오신 박희영님을 만나 본의 아니게 새치기를 해서 물품보관을 하고 출발지로 이동했다.  

 

 

 

 

출발지에 도착하니 5분도 안되어 출발하게 된다. 출발시간까지도 날씨는 선선하고 구름은 잔뜩 끼어 있어 달리기에는 좋은 날씨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 동아마라톤 대회때 검푸회원중 한 선배와 오늘 대회에서 3시간 30분을 목표로 달성여부에 따라 저녁사기 내기를 했기에 오늘만은 설렁설렁 뛰지않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뛰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날씨가 선선해서 목표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부분의 주자들이 마찬가지이지만 나도 날씨가 더워지면 달리기가 많이 힘들어진다. 그리고 이번달에만 풀코스 대회에 3번을 참가하게 되어 앞선 두번의 대회를 LSD  개념으로 달려 주었고, 대회참가가 훈련량을 늘려 주었기에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이번 하남 아디다스 대회는 몇개의 짧은 언덕과 긴 언덕이 하나 있어 목표달성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출발과 함께 초반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주자들을 추월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과 물 흐르듯이 뛰어갔다. 3시간 30분 페에스 메이커보다 1-2분 늦게 출발했기에 중간에 페이스 메이커를 추월한뒤 다시 따라잡히지만 않으면 목표달성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페이스 메이커를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다. 초반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돌아가는 4Km의 구간은 그다지 좋은 주로는 아니다. 특히 출발지의 반대편은 주로가 좁아서 사람을 추월하기도 힘든데다가 5분 늦게 출발한 하프코스의 선두주자들까지 겹쳐져서 달리기가 불편하다.  

 

 

 

 

하프주자를 위한 주로가 따로 되어 있지만 그 주로는 콘크리트 주로가 아니라 보도블럭으로 된 주로인지라 많은 하프주자가 콘크리트로 되어 평탄한 풀코스 주로를 따라 뛰어 혼잡을 가중시킨다. 내년부터는 하프 주자의 출발시간을 조금 더 늦추어 경륜장 내에서 혼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4Km가 조금 넘는 경륜장 외곽을  한바퀴 돌아 짧은 언덕을 올라가서 드디어 도로에 접어든다. 넓은 도로의 한쪽을 완전히 차단해 놓아 달리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마스터즈보다 조금 빨리 출발한 초청선수들은 벌써 멀리 가버렸는지 중계차 나온 헬리곱터는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도로로 접어들기 전에 3시간 30분 페이스 메이커를 추월해 버렸다. 내 컨디션이 좋은 것인지 날씨가 좋은 것인지 생각보다는 발걸음이 가볍다. 최소한 5Km는 페이스 메이커를 따라갈려고 생각했었는데 발이 가벼워 앞서 나간 것이다.

 

5Km의 통과시간은 23분 47초. 빠르지도 않고 목표달성에 늦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이다. 오늘 대회에서도 거리 표시가 일부에서는 조금 잘못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거의 정속주행을 했음에도 일부 구간에서는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서일 수도 있지만...


5Km를 통과한 이후 35Km까지는 거의 매 Km를 4분 50초의 속도로 계속해서 달린 것 같다. 긴 오르막에선 속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5Km구간으로 보면 거의 변동이 없는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주에 비해서 구간 속도가 많이 좋아졌고 더 중요한 것은 35Km까지 달릴때까지 힘이 들지 않았고 지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날씨가 덥지 않으니 5Km 간격으로 제공되는 급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 때문에 물 마시기위해 낭비되는 시간도 절약 할 수 가 있었다. 선선한 날씨로 인해 모든 것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여건이 된 것 같다. 달리기동안 거의 전 구간에서 대할 수 있는 한강의 모습이 아름답다. 더운 날씨였다면 주변의 모습을 감상하지 못했 눈에 들어오지 않았겠지만 구름이 조금낀 선선한 날씨에 달리다 보니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강을 바라보면서 시원함을 느끼고 주변의 아주 파릇파릇한 신록을 보면서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4월말에 개최되는 아디다스 한강마라톤은 날씨만 덥지 않고 훈련만 제대로 하고 참가하면 아주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즐거운 여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강 물길을 따라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보니 꼬불꼬불한 곡선의 코스가 많았는데 가급적 달리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곡선구간은 직선으로 달리는 요령을 부렸는데 거리상 몇백m는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달리는 거리가 줄어서 기록이 빨라졌다기 보다는 4월달에 들어와서 세번을 풀코스 대회에 출전하면서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적당한 훈련이 되어서가 아닐까싶다. 

 

달리는 동안 두번의 반환점이 있었는데 3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가 어느정도 뒤에서 따라오는지를 확인해 보면서 오늘 내가 330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았는데 갈수록 간격이 더 벌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만 35Km를 넘어가서도 계속해서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하여간 페이스 메이커에게 추월은 당하지 않도록 뛰자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25Km 급수대에서 영양보충제를 하나를 물과 함께 먹었다. 체력저하의 느낌은 없었지만 언제 갑자기 허지짐이 찾아올지 알수가 없어 미리 먹어둔 것이다. 23Km 정도의 제2 반환점을 돌아서서는 반대편 주로에 나보다 늦게 뛰어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지루함이 없어진다. 아는 주자를 만날때마다 반가이 인사도 나누면서 힘도 실어주고...

 

날씨가 덥지 않으니 물을 자주 먹지 않아 물먹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땀을 덜 흘림으로써 체력저하도 빨리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의 긴 언덕도 별로 쳐지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이런 상태로 끝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평소의 훈련량을 감안해 볼 때 불가능한 이야기고 가급적 체력저하가 늦게 찾아오길 바랄 뿐이다.

 

돌아올때도 힘이 아직 남아 있어서 주변의 풍경을 살펴보면서 올 수 있었다. 비교적 3시간 30분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주자들은 걷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았고 나와 비슷하게 속도를 맞추어 달리고 있어 함께 뛰기가 좋았다. 가끔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했지만 계속해서 구름이 가득차 있는 상태였고 신록으로 가득찬 주로의 풍경은 아름답고 생동감 넘친다.

 

38Km 까지는 힘이 남아 있었는데 38Km를 넘어가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달리는 속도도 늦쳐진다. 이제 4Km 정도만 더 가면 되는데 늦쳐지는 속도에 어쩔 수가 없다.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남은 거리를 매 Km 당 6분의 속도로 간다고 하더라도 처음 마음먹었던 3시간 30분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란 계산을 해 보았다. 6분만 넘기지 말고 뛰지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멀리 대회장의 애드벌룬이 보이고 경륜장에 접어들면서 이제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결승점에 다달았으니 마음속으로 최선을 다해보자고 다짐하면서 막판 체력의 고갈을 버텨냈다. 결승점 근처에서는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걷지 않고 3시간 28분 20초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끝까지 330 페이스메이커에게 추월당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주 오랫동안 다른 주자들의 페이스 메이커를 하거나 또는 여유있게 천천히 달리다보니 2007년 11월이후 3시간 30분 이내의 기록달성이 없었던 것 같다. 1년 5개월만에 마음먹었던 목표달성도 하고 선배와의 내기에서도 이기니 기분이 좋았다. 검푸회원중 한사람이 Sub-3 주자가 330을 하고서 너무 좋아한다고 옆에서 웃는다. 하지만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 내가 열심히 연습하지 않으면 안되는 운동이 아닌가?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고 대회때도 열심히 달리지 않았던 관계로 오늘 330은 나에게 있어 무척 기쁜 일이다. 이번달에 대회에 많이 참가했던 것도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선선한 날씨가 목표달성에 1등공신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일산에서 온 동생도 만나서 함께 식사라도 해야하고, 도야마에 함께 갈 문희선배도 만나보아야 하는데 오늘 미리 약속된 포럼모임이 있어 세수도 하지 못하고 바로 복장만 갈아입고 강동으로 이동했다. 모임에 가면 이미 식사시간이 끝나 있을 것 같아 식사를 하고 가야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대회 주최측이 준비한 바나나와 빵 한개로 대체했다. 

 

 

 

 

 

 

 

포럼멤버들에게 93번째 풀코스마라톤대회 참석하고 조금 늦었다고 말하니 박수와 함께 축하해 준다.

 

05km --  23'47" (23'47")
10km --  47'41" (23'53")

 

15km -- 1:11:08 (23'27")
20km -- 1:34:54 (23'46")

 

25km -- 1:59:36 (24'41")
30km -- 2:23:52 (24'16")

 

35km -- 2:48:10 (24'18")
40km -- 3:15:16 (27'06")

 

full -- 3:28:20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