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중국 노산,태산('13.8)

중국 노산, 태산 산행 9-1 (칭다오 가는 길) (2013.8)

남녘하늘 2016. 2. 3. 00:32

 

 회사 산악회에서 이번 해외 산행은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있는 노산(魯山)과 태산(泰山)을 다녀 오기로 했다. 산행에는 회원이 110명 정도 참석하게 되어서 비교적 해외산행치고는 많은 인원이 참석한다. 8월24일 출발해서 28일날 돌아오는 4박 5일간의 일정인데, 인천항에서 위동훼리를 타고 칭다오로 이동하기로 되어 있어 배에서 두밤을 자게 되는 일정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나 배를 타고 가나 비용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배를 타고 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정이 될 듯하다. 배를 타고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

 

 분당에서 인천항 제2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동하는 것도 개별적으로 움직이면 불편할 것 같아서 오리사옥에서 관광버스 2대를 대절해서 인천항까지 가기로 했다. 덕분에 만원의 비용으로 인천까지 편하게 오고 갈 수있게 되었다. 인천항에 도착하니 택시정류장에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제2국제여객터미널을 혼동한 승객들을 위해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웨이하이(위해:威海), 칭다오(청도:靑島), 텐진(천진:天津)을, 제1국제여객터미널은 단둥(단동:丹東), 다렌(대련:大連), 시다오(석도:石島), 엔타이(연태:烟台) 등을 여행할 때 이용하는 터미널이다.

 
 인천항 제2 국제여객터미널은 처음으로 왔는데 배를 타고 중국까지 간는 것도 처음이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라면 엄청 지루하고 힘들겠지만, 동료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어서 즐겁다. 다만 여행사가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너무 낭비하는 시간을 많이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날씨가 무더위는 한풀 겪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더운 날씨인데, 바닷가여서 바람도 있고 버틸만하다.    

 

 

 

 

 3시 30분부터 출국수속 절차에 들어가는데 짐검사에 이어 출국신고 순으로 진행되었다. 배는 비행기와의 차이는 수하물에 맥가이버 칼은 소지할 수 업고 대신 음식물 반입은 가능하다.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3만톤의 훼리에 올랐다. 승선인원 660명을 태울 수 있는 위동훼리 뉴골든 브릿지 5호로 규모가 크다보니 배안에 에스컬레이터까지 마련되어 있다. 칭다오까지 오가는 보따리 무역상이 많다고 하더니, 오늘도 보따리 무역상들이 많이 보인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여행을 떠나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승선인원도 많고 짐도 많이 실어서인지 배를 타고 나서도 한참을 있다가 드디어 인천항 여객터미널을 출발했다. 인천항은 항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비롯해서 생각보다 볼 것이 많았고,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비행기를 타면 바로 이륙해버리면 오랫동안 멋진 풍광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월미도 옆쪽에 있는 인천항 도크를 향해서 이동한다. 인천항의 최대 약점은 최대 10m에 이르는 엄청난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해 배가 드나들기 위해서는 도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덕분에 특별한 풍경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인천항 갑문은 인천항의 핵심시설로 대형선박까지 수용할 수 있는 동양 최대 규모의 국가인프라 시설이다.  갑문을 열어 도크에 물을 채워 바다물과 평행을 이루게 되면 선박이 바다로 나가게 된다. 도크에 물을 채우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니 PORT OF INCHEON이라고 쓰여진 관제탑과 월미도 전망도도 보니고 수출용 자동차 선적을 위한 대형 주차장이 보인다. GLOVIS라고 쓰여진 대형 선박이 있는 것을 보니 현대차나 기아차를 실어 나르는 모양이다. 엄청난 규모의 수출대기 차량을 보면서 기분이 좋다.   

 

 

 

 

 

 


 해운사에서 좌석배치를 조금 말썽의 소지가 있게 해 놓아서 함께 출발한 일부 회원이 불만을 토로했는데, 여행을 가면서 특별대우를 받으려고 한다면 돈을 더내고 따로 호화여행을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조그마한 불만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냥 넘어갈 줄도 알아야 하는데, 너무 호전적인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나는 조금 불편해도 동료들과 함께 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풀어 놓고,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배 구석구석을 둘러 보았다. 규모가 큰 배라서 볼 것도 많았고, 편의시설도 생각보다는 많았다. 그나마 다인실에 비해서는 우리가 묵는 숙소는 호텔같은 느낌이다.   

 

 

 

 
 배가 항구에서 출발하고도 갑문을 빠져 나가는데에도 시간이 한참 흘렀다. 인천대교를 지나 갈 무렵에서야 해가 수면 아래로 떨어졌는데, 저녁 노을이 그리 예쁜 편이 아니었다. 해가 떨어질 때까지 갑판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가 해가 지고 선실로 내려왔다. 선실로 내려올 무렵부터 본격적인 운항이 시작되는 셈이다. 파도가 별로 없는 것인지 배가 커서 파도를 이기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배가 흔들리는 느낌은 거의 없다. 좋은 시기를 잡아서 여행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훼리의 3층에는 일식당과 한식당이 있었다. 저녁과 아침 식사를 배에서 하게 되는데 배 요금에 식사비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식당을 그냥 이용하면 된다. 오늘 저녁은 식사를 하면서 해외 산행 출정식과 단합의 시간을 갖지로 예정되어 있어서 일반 승객들이 먼저 식사를 하고 나서 우리 회원들만 따로 조금 늦게 술이 곁들인 저녁을 할 수 있었다. 반찬도 특별히 부탁해서 몇가지 더 준비가 되었다고 했는데 맛도 있고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식사를 함께 술도 한잔 하면서 회의도 진행하고, 산행과 여행의 전반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동료들과 함께 배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내부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차도 한잔하고 오랫만에 만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다. 오늘 15시간 이상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무료하게 보내면 재미없는 여행이 될 것이기 시간활용을 잘했다. 비행기를 탔다면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함께할 시간이 없었을텐데 큰 배를 타고 오랜 시간을 보내는 배여행도 썩 괜찮다. 밤 9시에 갑판 뒤쪽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아마도 매번 출항때마다 하는 행사인 듯한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양의 불꽃을 터뜨린다.     

 

 

 

 

 원래 4인실 숙소를 예약했었는데 여행사와 해운회사 실무자의 업무착오로 4인실 숙소를 모두 구하지 못해서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다행이 나는 4인살 방에서 매트리스를 하나 더 놓고 5인실을 만들어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는 생각이다. 아침에 함께 숙소를 사용한 사람 중에서 가장 빨리 일어나 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하고 준비를 했다. 아침에 해 뜨는 것을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일출은 놓쳤다. 귀국할 때 봐야 할 것 같다.

 

 훼리를 여행 일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가족이 여행을 떠날 때에는 4인실, 혹은 2인실을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4인실에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고, 2인실에서는 친구 혹은 부부가 오붓한 시간을 나누기 좋다. 작년 일본에 갈때도 느꼈지만 밤새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도 썩 괜찮다. 

 

 아침 일찍 칭다오 항구에 도착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도착시간이 늦다. 아침이 아니라 점심 시간이 다되어 갈 무렵에 항구에 도착한다. 항구에 도착하기에 앞서 산둥성을 따라서 한참을 이동해서 중국의 반도를 보면서 들어 갈 수 있었다. 칭다오 시내를 해안서을 따라 이동하니 항구가 나왔다.  

 

 

 

 

 칭다오에도 고층건물이 생각보다 많다. 현재 타워 크레인을 세우고 건설중인 건물들도 상당수가 보인다. 배를 타고 지나는 동안 칭다오의 랜드마크인 TV타워도 보인다. 산둥성은 중국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산둥에서 우는 닭울음 소리가 우리나라에서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거주하는 화교의 대부분이 산둥성에서 건너 왔고, 우리나라 성씨 가운데 강씨 등 산둥성에서 온 성씨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한반도와 가장 인연이 깊은 곳이다. 배가 서서히 칭다오 터미널로 들어간다.    

 

 

 

 

 

 항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경. 거의 배를 타고 15시간을 타고 온 셈이인데, 시차 한시간을 고려하면 16시간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비행기를 탔을 때  미국이나 유럽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크게 지루하지 않게 잘 왔다는 생각이다. 편하게 매트리스 위에서 발을 뻣고 잤으니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를 탄 것보다 더 좋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혼자가 아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고, 적은 비용으로 여행의 다채로움을 경험하고 싶다면 훼리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여유를 가지고 배로 이용해 칭다오를 한번 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온 일행중에서 항구에서 노산으로 산행을 가는 팀과 칭따오 시내 관광을 떠나는 팀으로 나누어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태산은 전체가 모두 이동하기로 되어 있지만, 오늘 노산 산행은 산에 가지 않고 칭다오 시내를 구경하겠다는 사람이 제법 있어서 두팀으로 구분했다. 나도 칭다오는 처음이지만 이번 여행이 산행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당연히 노산행을 택했다. 시내 관광은 다음에 시간을 내서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칭다오 항구에서 노산까지 거리는 대략 40km로, 이동하는데 대략 1시간정도 걸렸다.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는 노산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서 생활할 때의 에피소드 등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준비한 노산트레킹 개념도를 나눠준 후, 트레킹 할때 주의 할 점 등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시내에서부터 해안을 따라서 이동하는데  제법 볼거리가 많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시내구경도 하고 싶지만 오늘 바로 입국을 하지 못하고 지체를 하는 바람에 노산에 갔다 오기에도 빠듯한 일정이다. 

 

 

 

 

 

 칭다오 동쪽 바닷가에 자리 잡은 해발 1,132m의 라오산(嶗山:노산)은 도교 발상지 중 하나이며, 산둥성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1만 8,000㎞에 이르는 중국의 해안가의 있는 산 중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해안 제일의 절경(海上第一名山)으로 불리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해상국립공원이다. 버스를 타고 1시간 걸려서 노산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에 도착했다.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지라 주차장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다. 노산 입장료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계절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었는데, 하계기간이 동계기간보다. 조금 비싸다.    

 

 

 

 


 매표소 건물 뒤쪽으로 나가서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산행들머리인 천지순화문까지 이동하게 된다. 주차장에서 산행 들머리까지는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아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수월하기는 하다. 하지만 차를 타고 가면 거의 산 중턱까지는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차를 타고 가면서 보니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도 가끔식 보이기는 한다.  만석이 될 때 까지 기다리던 버스가 이윽고 출발하여,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고도를 높인다. 도로변 암벽에 양각한 선인들의 모습과 각종 도교와 관련된 조형물들, 그리고 거대한 돌 거북을 지나친다.  

 

 

 

 

 

 

 

 오늘 산행의 시작 지점인 천지순화문까지 약20분 정도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 오는데 좁은 길을 곡예운전을 하듯이 운전을 하고 있어 내심 불안감이 있었다. 아직까지 안전의식이 우리보다 더 부족한 나라인지라 표현은 하지 않았어도 걱정이 되었다. 노산은 태산, 황산, 화산 등과 함께 중국인들이 숭앙하는 명산 중의 하나다. 특히 도교의 발상지라서 버스를 타고 올라 오면서도 곳곳에 도교와 관련된 흔적이 많이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 입구도 제법 넓다. 주변에 천지순화(天地醇化)라고 쓰인 산문(山門), 즐겁고 아름다운 모임이란 의미의 가회(嘉會), 그리고 거북이 신구(神龜)가 눈길을 끈다. 이제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