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중국 노산,태산('13.8)

중국 노산, 태산 산행 9-6 (태산 산행 2) (2013.8)

남녘하늘 2016. 2. 11. 00:27

 

 이 천촉봉 길은 진시황이 봉선제를 위해 올랐던 코스라고 한다. 문제는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길고 긴 돌계단을 따라 내려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그재그로 이어진 돌계단이 낙엽송과 소나무가 뒤섞인 숲속을 따라 끝없이 내려가야 한다. 그나마 올라 올때에 비해서는 이쪽 계곡은 볼 것이 많았는데, 풍광이 우리의 설악산과 닮았다. 석해(石海)라고 부르는 너덜길과 깊은 골짝 주변의 기암절벽과 송곳처럼 솟은 바위봉들이 보인다. 후석홍 삭도 하부 정류장에서 조금 더 내려 오니 대형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이 코스로 내려 오는 길에는 비교적 안내판이 잘 세워져 있었다. 아침에 태산을 올라올 때 지나왔던 도화곡 코스에서는 볼 것이 없어서인지 안내판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는 너무 설명이 많이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안내판을 모두 찍었는데 찍다 보니 너무 많아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지 새로 만든 안내판에는 한글로 함께 설명을 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 너덜길이라고 부르는 곳을 석하(石河)와 석해(石海)로 표현해 놓았다. 돌 강과 돌 바다라는데 그 정도까지는 되어 보이지 않았다.   

 

 

 

 계속 계단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조망이 터지는 곳이 많아서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이 등산로는 게이블카가 없어서인지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산행객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산을 올라 올때에 비해서는 올라오고 내려가는 사람이 조금 더 있었다. 산위에서 보았던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케이블카를 타고 남천쪽으로 향한 모양이다. 한적한 곳을 여유를 가지고 내려가니 정말 좋다. 더구 올라 올 때와는 달리 산을 조망하면서 내려 갈 수 있어서 볼거리가 많았다. 태산을 오르려면 이 코스를 오르거나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정상에서 보다는 많지 않았지만 이쪽에도 글을 새겨 놓는 바위가 가끔씩 보였다. 정상 부근에서 워낙 많은 숫자의 음각 글씨를 많이 보아서 이 정도는 애교로 보일 정도이다. 멀리 산아래로 하산길의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는 천촉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을 내려가는 동안 한참동안 천촉봉의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조금 더 내려가서 보면 정말로 인수봉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구름이 조금 있어서 뙤약볕에서 산행을 하지 않아서 좋기는 했지만 산아래쪽으로 전망도 조금 뿌였게 보인다. 그래도 가까운 거리는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려가는 내내 주변에는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아서 우리나라 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내려가는 중간 중간에 암봉과 함께 바위벼랑이 많았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멋진 풍광에서 사진도 찍지 않고 지나치게에는 아쉬움이 남는 곳들이 많았다.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면서 내려 온다.  

 

 

 

 

 멀리 태산의 정상인 옥황정과 방송통신 시설의 중계탑이 보인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리 많이 내려 오지 않은 줄 알았는데, 정상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역시 산에서는 생각만하고 움직이지 않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움직여서 목표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릇 산행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하늘끝에 들어가며 거대한 양초와 흡사하게 생겼다고 해서 소천초(小天燭)이라고 불린다고 안내판에 써 있다. 정상에는 소나무가 있어서 흔들리는 촛불과 같다고 해 놓았는데, 말을 그렇게 붙여 놓았을뿐 아무리 생각하고 쳐다 보아도 양초처럼 생기지는 않았는데... 내려 오면서 보니 소천초와 비슷한 봉우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젯밤 자정이 넘어 호텔에 들어가 투숙하는 바람에 피로가 덜 풀린 상태에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시작되어서 피곤하긴 하지만 천촉봉 코스로 태산을 내려오다 보니 피곤함을 느낄수가 없었다. 태산 정상 근처에서 여러 건축물과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내려 와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 구간으로 내려 오면서 보았던 경관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태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실망감도 많이 상쇄 되었다. 설악산을 지나는 듯한 느낌의 구간도 많았지만 이곳 역시 괜찮은 풍광이 많다.  

 

 

 

 


 풍마욕은 절벽이 험준하고 골짜기가 깊어 이상한 바람이 많이 생겨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풍마욕의 안내석이 있는 곳에는 정자도 함께 있어 잠시 쉬면서 대천초의 풍경을 감상할 수가 있었다. 지금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계곡에 물이 없지만 비가 내리면 이 계곡에는 물이 흘러 넘쳐서 산행로가 폐쇄될 것 같다. 풍마욕 안내판에 유네스코의 시찰단이 이곳에 와서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겨룰만하다고 칭찬했다고 하는데 그랜드 캐년을 가보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과장이 심한 중국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비교도 적당히 해야 믿어주는 법이다.

 

 

 

 

 


 등산로는 계곡 건너 천촉봉 맞은편에 있는 전망대로 이어졌다. 전망대에 두 개의 안내문이 있었는데 천공개물(天公開物) 안내문은 남쪽조망을 설명한 것이고, 대천촉(大天燭) 안내문은 왼쪽 천촉봉을 설명한 안내문이다. 산자락 아래는 태산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부락의풍경과 산호문과 암봉들이 보인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천촉봉은 북한산 인수봉을 닮아 보이는데 수직의 암벽이 제법 멋있다. 험준한 산봉우리가 계곡 바닥에서부터 솟아 올라 하늘을 찌르는 자세는 거대한 양초와 비슷하고, 진시황제 등산도로의 대표적인 경관으로 지정되었다는 안내문이 있다.   

 

 

 

 

 

 천촉봉코스의 최대 비경은 산 능선상에 돌로 쌓은 산호문(山呼門)에서 만난다. 전설에 진시황제가 태산을 오를 때 문무대신들이 여기에서 만세를 세 번 부르면서 환호해서 삼호문이라고 불렀다고 하며, 달리 망천문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분 행차하는 곳의 아랫 사람들 고충은 크게 변함이 없는것 같다. 진시황제 이야기에 상관없이 산호문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망은 대단하다. 높고 낮은 봉우리가 바로 눈앞에 있고 멀리 산아래까지 내려다 보여서 최고의 경관을 볼 수 있었다.    

 

 

 

 

 

 문위의 누각에는 망천각, 문루 위에는 산호문이란 이름이 있었다. 문루 바로 옆에 있는 전망대인 산호대에 오르면 깊이 내려선 계곡 건너편으로 우뚝 솟은 천촉봉과 그 위로 뻗어 오른 태산의 험준하고도 수려한 산세가 정상인 옥황정에 이르기까지 남김없이 눈에 들어온다. 산호대에 오르니 바람도 적당히 불고 돌로 된 상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산입구까지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기에 배당 속에 남아 있는 먹거리를 꺼내 먹으면 주변 경관을 즐겼다. 무겁게 들고 다녔던 내 배낭속에 소주도 드디어 팔려 나갔다.   

 

 


 산호대에서의 간식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아래로 내려오니 용척이라는 곳이 나왔다.  잉어등으로 부르기도 한다는데, 상체를 드러내어 누워있는 용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용척 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상상속에 용모습을 닮았는지 알수도 없지만 커다란 바위가 상당히 멋있다. 하지만 용척바위 옆으로는 바위를 쪼아서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돌계단을 옮겨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작업을 했을 것 같다. 비교적 태산을 오르 내리는 길은 이처럼 등산로를 잘 만들어 놓아서 그다지 위험스러운 구간은 없었다.      

 

 

 

 

 하산길에 처음으로 아담한 모습의 철제 구름다리인 회선교가 나왔다. 회선교에서 바라보니 계곡에 물이 바짝 말라버려서 물줄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산에 물이 풍부해야 명산이라는데 이 계곡에는 물이 거의 없다. 화선교를 지나고 나면 이제는 급경사는 거의 끊나는 듯하다. 이후 아래쪽에 급한 경사지역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약해지고 평지같이 느껴지는 길도 나오기 시작한다. 구름다리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천자폭 전망대도 지나가게 되고 천자폭에서 흘러 내린 물이 고인다는 선학만도 보인다. 내려온 시간으로 계산해 보거나 산 위쪽을 쳐다 보아도 대략 하산점에 도착할 때가 된 듯하다.   

 

 

 

 

 이 오르막길을 상의도 입지 않고 팬티 한장만 걸치고 뛰어서 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분명히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근력훈련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산에서 언덕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어 나도 가끔씩 산에서 달리기를 하지만 이 정도의 언덕에서는 달려본 적이 없다. 지나치는데 몸을 보니 군살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중국이 아직까지 달리기에 대한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이도 적지 않아 보이는 사람이 어떤 연유로 달리는지 궁금했다. 한참을 내려가니 올라갔던 이 사람이 또 번개같이 달려서 내려 오곤 눈앞에서 사라졌다. 



 

 천자폭을 지나 내려간 곳에는 성성정이란 정자가 있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표시판에는 중국어와 영어 일어 한글의 4개 말로 설명을 하여 놓아서 이름을 얻게 된 유래를 알 수가 있었다. 이렇게 산 허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등산객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여 주는 곳으로 성성의 중국발음 승승과 비슷하여 행운을 가져온다는 속설이 있다는 곳이다. 우리도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불어 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 들였다. 산 아래에 내려오니 바람이 불고 있다.

 

 

 


 한차례 언덕을 돌아 내려가니 깊은 계곡 사이에 물을 가두어 놓아 엄청 깊어 보이는 세학지(洗鶴池)가 보였다. 이쪽 계곡은 평소에도 물이 부족한 곳인듯하다. 이렇게 계곡을 막아서 물을 저장해 놓아야 할 정도인 듯하다. 저수지를 조금 지나면 배산대가 있다. 배산대 안내석에는 기원전 219년에 진시황제가 태산을 등반할 때 천초 산봉우리가 하늘을 찔러 자세를 낮추고 몸을 굽혀 참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곳에서 부터 정상인 옥황정까지 올라가려면 그 당시에는 제법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황제를 메고 올라가는 백성들이....

 

 

 

 

 


 산을 내려오니 입구에 지도가 있었는데 진어도(秦御道)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진나라 시황제가 신하 장수들을 이끌고 이길로 태산을 올라 갔던 모양이다. 우리가 내려온 천촉봉으로 지나서 태산 정상인 옥환정까지 오르는 등산로인데 거리 표시는 되어 있지 않다. 걸어서 올라 가려면 내려 온 것보다 몇배는 더 힘들 것이다. 안내도 옆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유산이라는 표식이 세워져 있었다. 태산은 중국의 국가풍경구(한국의 국립공원)이기도 하고 유네스코에서 정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항목으로 동시에 지정된 복합유산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연유산 측면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설악산보다 못하다는 생각이다. 태산을 왔다 간다는 기념으로 지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우리보다 더 늦게 내려오는 동료들이 있어서 동료들이 올 때가지 잠시 계곡으로 내려가서 발을 씻기로 한다. 바위 계곡이 잠시 쉬어가기에 좋게 되어 있었다. 어제 노산 계곡에 비해서는 물이 아주 적게 흐르고 있었지만 시원해서 피로를 풀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일찍 지나간 회원들도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예정된 시간에 늦지 않게 마무리로 족욕을 잘했다. 

 

 

 

 

 계곡 아랫쪽으로는 건물을 한참 짖고 있는지 타워 크레인이 많이 보인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았던 이곳에도 개발붐이 불고 있는 듯한데 너무 산아래까지 개발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계곡에는 물길을 막아 놓고 현지인들이 놀러 와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높은 산  아래임에도 계곡이 그리 깊지도 않고, 흐르는 수량이 많지도 않다. 아침에 태산을 올라올 때 지나쳤던 도화곡은 계곡도 길고 계곡에 물도 많았었는데, 이쪽은 경사가 심하다보니 계곡이 발달하지는 않고 물도 적은 모양이다. 그래도 물놀이 하는 사람들은 즐거워 보였다. 

 

 

 


 계곡을 따라 조금 더 내려 오니 봉선대 야외 공연장과 주차장이 나타났고 이곳에서부터는 새로 짖고 있는 팬션같은 주거지가 나온다. 이쪽 계곡을 태산 동가(東街)라고 부른다고 한다. 봉선대 공연장은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외를 무대로 스케일이 큰 공연을 하는 곳인듯 했다. 공연을 보러 온 것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면서 극장을 한번 구경하는 것으로 끝낸다. 공연 입장료는 300에서 500위안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가 않은 것 같다. 상가와 주거지를 조금 더 내려가니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는 주차장이 나왔다. 오늘 태산 산행을 마치는 것이다.     

 

 

 

 

 

 

 태산은 오늘 우리가 걸어본 등산로만 보자면 산행으로서의 가치가 우리나라에 비해서 특별하지는 않았다. 경관도 북한산과 설악산을 중간 정도로 색다른 풍경도 없었고, 주 등산로는 모두 돌계단으로 포장되어 산길 밟는 맛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어제 다녀온 노산보다도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신성시하는 태산의 의미를 느끼고 그곳에 남겨진 황제, 시인들의 휘호를 구경했으며, 우리에게 태산이라고 하는 큰 의미를 주었던 산을 방문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한번 가 보지도 않고 태산이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태산은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주요 관광지로 산행로의 상태, 안내판 등이 잘 되어 있고, 놓여져 있는 계단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는 점은 그니미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태산을 출발해서 웨이하이(威海)로 가는 중간에 있는 웨이팡(濰坊)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아직까지 중국의 운전자들은 타인을 배려 하는 것이 부족했다. 엄청난 화물을 실은 화물차가 오르막도 아닌 평지에서 진행차로에 있는 다른 화물차를 추월하기 위해서 아주 오랜 시간 추월차로를 막고 비켜주질 않는다. 한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많은 차가 그런 행태를 보였다. 그래서 타이안(泰安:태안)에서 웨이팡(濰坊:유방)까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고속도로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던 모양이다. 승용차를 실어 나르는 차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량을 싣고(승용차 24대)  이동중이었고, 화물차도 우리나라 대형 화물차의 두배는 되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이 넘쳐 난다고 하며서도 포장도로에서 과적을 하면 도로가 빨리 파손될터인데 별로 개의치 않는 모양이다.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