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중국 노산,태산('13.8)

중국 노산, 태산 산행 9-4 (태산으로 가는 여정) (2013.8)

남녘하늘 2016. 2. 8. 10:16

 

 노산에서 내려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칭다오 시내로 돌아왔다. 내일은 다시 태산을 오를 예정이어서 오늘 저녁에 식사를 하고 나서 바삐

태산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라이우(래무:萊蕪)시로 이동해야 한다. 처음 계획은 산둥성 중부에 있는 즈보(치박:淄博)에서 하룻밤 묵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출발하면서 보니 라이우로 바뀌어 있었다. 칭따오 시내 해안가를 바라 볼 수 있는 곳에서 식사를 했으면 했는데 버스는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서 주거지역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버스로 이동시간이 많다보니 교통이 편한 곳을 선택한 모양이다.  

 

 

 

 

 칭다오 류팅(유정:流亭) 국제공항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한 식당가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현지인들의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었는데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거나 아니면 한국여행사에서 주로 많이 찾는 식당인 모양이다. 우리가 간 식당을 비롯해서 주변에 있는 식당 몇 곳에 한글 간판이 붙어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는 입구에 泰盛源旅館이라는 간판이 있어, 주변이 숙소와 식당이 많이 있는 곳인 듯하다.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우고 산행까지 마친 뒤의 저녁이어서 아주 맛있는 저녁을 했다. 우리나라의 무한리필 고기전문점과 같은 형식의 식당이었는데, 메뉴가 고기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나도 잘 먹었다. 더구나 그 넓은 식당을 우리 일행이 거의 독차지하고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아주 부담없는 저녁식사 자리가 되었다. 식당에 들어와서 보니 규모나 위치로 볼 때 우리나라 여행사들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는 음식점이다.  

 

 

 

 

 

 저녁을 마친 후에는 버스에 올라 숙박지로 정한 라이우(래무:萊蕪)시로 향했다. 청도에서 철강의 도시라는 라이우시까지는 3시간 정도가 걸렸다. 칭다오에서 라이우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생각 이상으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다시 버스에 오르자 가이드는 이제 잠깐만 가면 된다고 했는데 두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라이우는 나타나지를 않았다. 다시 가이드한테 물었더니 이제 다 왔다고 한다. 그러나 다 왔다는 라이우는 한시간을 더 가서야 도착했다. 중국을 여러번 와 보았지만 한도시에서만 머물렀지 이렇게 장거리 버스를 타보지 못했는데 중국에서는 이 정도의 거리는 그냥 잠깐이라는 표현한다고 한다. 참 넓은 나라다.   

 

 

 

 


 우리가 묵었던 신바이호텔(신백:馨百酒店)은 라이우시의 중심부에 있었는데 그야말로 한밤중에 도착해서 지친 몸을 잠시 쉬돌고 하면서 잠만 자고 아침 일찍 떠나야 하는 호텔이었다. 5성급 호텔이라고 하는데 시설과 모든 것이 잘 꾸며져 있으나 주변 환경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내부에 있는 좋은 시설도 하나도 이용하지 못하고 잠만 자고 아침만 먹고 떠나게 된다. 어제밤 늦게 도착해서 잠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호텔 주변을 둘러 보았다. 당초 계획되어 있던 숙소가 아니라 중간에 바뀐 숙소여서 주변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해 도대체 이곳이 라이우의 어느 지역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냥 주변을 걸어서 산책하기로 했다.    

 

 

 

 

 

 규모가 커보이지는 았는데 높은 층수의 건물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객실이 300개나 된다고 하니 보기보다 꽤 큰 규모의 호텔이었던 모양이다. 밤 늦게 도착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바로 잠들어버리고 호텔의 내부 사진은 모두 아침에 찍었다. 호텔 내부는 생각보다는 잘 꾸며 놓았다. 사방에 붙어있는 그림 액자들과 로비에 있는 자수장을 비롯한 거대한 장식품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리셉션 뒤로는 고급스럽다 못해 위엄해보이기까지하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이곳이 손님들이 쉴 수 있도록 준비해놓은 곳인지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장식품인건지 헷갈린다.

 

 

 

 

 

 호텔 내부의 화려함과는 달리 호텔 입구와 앞쪽에는 조금 촌스러운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붉은 색과 금색을 워낙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인지라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은 코끼리 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워낙 조잡해 보였다. 차라리 아무 것도 없는 편이 더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그 사람들 눈에는 좋아 보이는 모양이다. 많이 이른 아침이어서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고, 거리에 차도 많지 않았다. 아주 작은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라이우(래무:萊蕪)시는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 도시였다. 중국으로 봤을 때에는 그다지 큰 도시가 아니겠지만...      

 

 

 

 

 

 

 

 라이우(래무)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도시에서 하룻밤을 자고 산책을 나왔기 때문에 방향감각도 없고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었다. 더구나 객실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이 오래되고 낡은 저층의 아파트만 보였기에 라이우의 랜드마크가 될만한 건물을 찾지 못했다. 호텔에서 왼쪽 편으로 한참 이동해 보았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 조금만 호텔의 오른쪽 방향으로 걸어갔으면 라우우시 청사와 광장도 있었고, 문화광장과  이어진 홍석공원(紅石公園)과 월파호(月派湖)가 있었는데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해서 제대로 산책도 하지 못하고 좋은 구경거리를 놓쳤다.      

 

 

 

 

 

  객실에서 내려다 본것과 큰 차이가 없는 도시의 모습만 보다가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서 되돌아 왔다. 오늘은 아침을 7시부터 먹고 7시 30분에 호텔에서 출발하는 것이로 일정이 잡혀 있었다. 오늘 올라가는 태산은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 갔다가 걸어서 내려 오는 일정이고, 산행을 마치고 나면 다시 버스를 타고 5시간을 이동해서 웨이팡(유방:濰坊)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되어 있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 식당은 상당히 고급스럽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고, 음식의 질도 다른 여느 호텔보다 좋아,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짧았지만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 준 신바이호텔(馨百酒店)이다.  

 

 

 

 

 

 아침을 먹은 후에는 곧바로 차량에 올라 라이우를 떠났다. 호텔에서 조금 이동하니 로터리가 나왔고 로터리 뒷쪽으로 라우시 청사가 보였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불과 몇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문화광장과 공원 등 볼거리가 있었는데 아침 산책을 반대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이곳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냥 잠만 자고 가기에는 아까운 도시였다는 것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느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으지는 모르겠지만 태산을 한번 더 오게 된다면 이곳 라이우도 한번 더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라이우시 중심지를 벗어나니 차창 밖으로 보이는 철강 도시답게 공장 굴뚝이 제법 많았다. 라이우를 빠져나가자 완만한 구릉지대가 끝없이 이어졌다. 태산의 도시인 타이안(태안:泰安)으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밀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그런 길을 따라 1시간 정도를 달려가자 거대한 바위산이 갑자기 나타났다. 태산이다.  

 

 

 


 태산(太山)은 중국의 다섯 명산인 오악 가운데 으뜸인 산으로 산둥성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신선이 산다고 믿어지는 도교의 성산으로, 중국인들이 일평생 한번 오르고 싶어하는 산이다. 최고봉은 1,535m의 옥황봉(玉皇峰)이다. 진시황제나 한무제, 후한 광무제 등이 천하가 평정되었음을 정식으로 하늘에 알리는 봉선 의식을 거행한 장소이기도 하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태산을 오르는 가장 정통적인 코스는 대묘(岱廟)에서 시작해 태산의 중축선을 따라 올라 일천문, 홍문, 중천문, 남천문을 순서대로 통과하는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코스이다. 대묘에서 중천문까지의 거리는 5,484m이며, 2,399개의 계단이 있고, 중천문에서 정상까지는 3,454m의 거리에 3,967개의 계단이 있다. 이 코스를 선택하면 총 6,366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이 코스를 따라 오르지만 처음부터 계단을 오르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케이블카를 타고 아주 일부만 걸어서 올라간다.

 

 우리는 태산 서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도화곡 풍경구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도화원까지 오른 뒤에 걸어서 태산을 오르는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것도 당초에 잡힌 계획은 아니었는데 노련한 현지 가이드가 현지인들의 산행 상황을 고려해서 도화원쪽에서 오르는 것으로 당일 변경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태산에 가게 되면 많이 접할 수 있는 중앙광장의 돌기둥 등 풍경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도화원은 태산 서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봉숭아나무가 골짜기에 가득 심어져 있고 봄이 되면 꽃들이 만발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 주는 곳이라고 한다. 어제 노산을 갈때처럼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올라가야 하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곳까지 관광버스 타고 이동한다.

 

 

 

 

 

 우리 일행 이외에도 꽤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어서 태산이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이후에는 우리처럼 태산을 걸어서 오르는 사람은 100명중 한명도 되지 않았다. 우리 일행 이외에는 태산을 오르는 동안 10명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곳에 온 사람들 중에 일부분은 산에 올라가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계곡에 놀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하여간 도화곡 풍경구 입구에서 도화원까지는 셔틀버스만 운행되고 있어서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걸어서 가기에는 제법 먼 거리였다.

 

 

 

 

 

 

 도화곡 입구에서 산행이 시작되는 도화원까지는 관광도로를 따라 약 10여km를 오르게 된다. 계곡을 오르는 동안 산과 산이 이어지고 중첩되어 있으며 나무가 우거져 있다. 맑은 계곡에는 수량도 풍부해 보였다.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도 고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어 도화원에서 케이블카를 타지 않는다고 해서 거의 산중턱에서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올라갔다. 그나마 이 코스로 오르면서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트레킹다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와 같은 셔틀버스를 탔던 중국인 가족이 중간 계곡에서 내리기도 했다. 

 

 

 

 

 산행 출발지인 도화원에 도착했다.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정상인 옥황봉까지 700여m 지점까지 올라 간다고 한다. 참 대단한 중국 사람들이다. 산에 뭣하러 힘들여 올라가느냐는 식이다. 우리 일행중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겠다는 사람이 있어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오늘 이곳에서 걸어서 오르기로 했다. 어제 노산을 갔을 때와는 다른 각오로 태산을 오를 생각이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라는 양사언의 싯구절처럼 아무리 태산이 높다한들 오르면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