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달리기 모임

2017년 수원마라톤클럽 신년 단배식 (2017.1.1)

남녘하늘 2018. 6. 11. 00:16


 정유년 2017년 새해가 밝았다. 2017년은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지 20년차에 들어가는 해다. 한가지 취미로 꾸준하게 오래동안 해왔다고 생각한다. 수원마라톤클럽에는 가입한지 15개월 되었는데 신년단배식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수원마라톤클럽에 오기전에 활동했던 분당검푸마라톤 클럽에서는 시주식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수원마라톤클럽은 단배식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새해 첫날에 회원들이 모여 부상과 사고 없이 한 해를 무탈하게 지내게 해 달라고 천지신명께 기원하는 행사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 새해 첫날이 포근한 느낌이다.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회원들이 아침 일찍 모여서 광교호수공원을 달리면서 해맞이를 할 계획이다. 전체 회원이 수원 월드컵 경기장 북쪽에서 모여서 광교호수공원으로 뛰어 와서 호수공원을 크게 2회전하고 다시 월드컵 경기장으로 달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달리기를 하고 나서 단배식 행사가 진행되기로 되어 있는데, 나는 집 앞이 호수공원인지라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지 않고 바로 집에서 나가 뛰기로 했다. 회원들이 달리기를 마치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돌아가는 동안,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차를 타고 가는 계획을 세웠다. 집 앞에 공원이 있으니 다른 회원들보다 편한 상황이다. 


 회원들이 뛰어 오는 시간을 감안해서 먼저 호수공원에 나가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새해 첫날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러 나가니 스스로 대견하다. 어두운 호수공원을 달리고 있는데, 나처럼 달리는 사람이 몇몇 보인다. 우리 클럽 회원은 아닌데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생각보다는 날씨가 춥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아서 다행스럽다. 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서 해가 뜨는 것은 보기 어려울 듯하다. 오늘 나처럼 달리기를 하지 않고 산으로 해맞이를 간 사람들은 제대로 해맞이를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호수공원에도 언덕쪽에는 해뜨는 것을 보려고 나온 사람들이 많다. 


 달리는 모습을 후배가 한장 찍어 주어서 달리는 모습도 남긴다. 대략 19km를 달리는 동안 날이 밝아왔는데, 결국 해 뜨는 광경을 보지 못했다. 단순히 해 뜨는 것을 보러 나온 것도 아니지만 조금 아쉽기는 하다. 호수공원을 크게 2회전하고 원천호수를 한바퀴 더 달려서 19km를 달려 주었다.   





 다른 회원들이 월드컵 경기장을 돌아가는 동안 나는 집에 와서 샤워까지 마치고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 입고, 단배식이 열리는 월드컵 경기장 북측 광장으로 이동했다. 클럽의 임원진들이 아침 달리기도 하지 못하고 미리 나와서 행사 준비를 해 놓았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을 하기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다. 프랜카드도 설치해 놓았고, 간단하게 제수용품도 준비해 놓았다.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서 그냥 새해 첫 모임에서 회원들의 안전과 단합을 기원하는 행사로 보아 넘기면 된다. 그것도 종교적인 이유에서 하기 싫으면 강요하지도 않는다. 새해 아침부터 110명이 넘는 회원들이 함께 했다.  






 어느 클럽에서나 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의 단배식이 이루어졌다. 시루떡과 돼지머리를 준비해 놓고 축문을 읽고 고사처럼 술을 따르고 절을 하는 형식의... 수원마라톤클럽은 띠별 모임이 잦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12팀으로 구성되어 자원봉사도 한달씩 돌아가면서 하고, 각종 행사때에도 띠별로 경쟁을 한다. 오늘 단배식도 띠별로 진행한다. 달리기가 좋아서 모였고, 좋아하는 달리기만 열심히 하면 되니 파벌 만들지 않고 남 이야기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봉사를 할 생각이 있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올 한해 회원간의 갈등 없이 잘 지내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단배식을 하면서 나온 절값으로 오늘 행사 비용이 모두 충당된 듯하다. 다른 스포츠를 하는 클럽도 모두 비슷하겠지만,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어서 순수하고 건전한 모임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회원들이 올 한해 좋은 일이 많이 있고, 달리기에 너무 욕심내지 않고 건강하게 달리기를 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것을 기원했다. 





 단배식을 마치고 나서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옮겨서 신년 아침 식사를 함께 했다. 단배식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처리해서 회비는 따로 걷지 않았다. 2층 전체를 예약했는데 행사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많은 회원이 1층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콩나물국밥에 고추만두가 나왔는데, 단배식을 마치고 나서 시루떡을 비롯한 다른 먹거리를 먹었더니 정작 아침식사가 많다는 느낌이다. 콩나물국밥 보다는 시루떡이 훨씬 더 맛 있었고... 해가 뜨기 전부터 행사가 시작되어서 아침을 먹고 집에 도착해도 10시가 조금 넘었다. 부지런히 새해를 시작하고, 새해 하루를 시작했더니 아침에 여유롭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올 한해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