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20 ( 족자카르타 꼬따 그데 은세공마을 ), (2017.7)

남녘하늘 2018. 11. 13. 08:50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도 하고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원래 계획하고 왔던 족자카르타의 공정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렇다고 그 시간에 화산투어를 갈 상황이 되지 않아서 족자카르타에서의 일정이 여유있어졌다. 평소 여행 행태로 보면 관광을 하다가 중간에 호텔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약간의 정비와 휴식 덕분에 오후 여행이 즐거워졌다. 다시 말리오보로 거리로 나가서 트렌스 족자 버스를 타고 꼬따 그데 은세공마을을 구경가기로 했다.   




 족자카르타의 금비라 로까 동물원(Gembira Loka Zoo)를 지나쳤다. 오후 내내 꼬따 그데(Kota Gede) 은세공 마을만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남을 것 같아서 잠시 동물원이라도 가볼까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열대동물 보는 것이 크게 와 닫지 않아서 일정에서 생략했는데 버스를 타고 이동중에 지나치게 되었다. 동물원 앞에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아 가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족자카르타는 한국 여행객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여행 정보가 너무나 부족하다.   




 말리오보로애서 꼬따 그데 은세공마을로 한번에 가는 트렌스 족자 버스가 없어서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 했다. 환승 정류장 근처에 족자 엑스포 센터(Jogja Expo Center)가 있었다. 각종 전시회나 공연 등이 열리는 곳인데 지금은 전시나 공연이 없어서 큰 공간이 텅 비어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새로운 장소를 한번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넓은 엑포스 센터를 한바퀴 돌아 보았다. 족자카르타 도시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어서 부지는 넓었지만 건물은 아담하게 만들어 놓았다. 전시장 바깥의 회랑도 시원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전시관 안쪽을 들어댜 볼 수 있어서 문틈으로 들여다 보았더니 썰렁한 느낌이다. 전시회 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도 이곳에서 개회된다고 들었는데 공연에 쓰이는 조명장비도 한쪽에 보였다. 메인 보드에 따로 전시 일정이 쓰여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이 엑스포 센터는 부정기적으로 행사가 개회되는 듯하다. 행사를 위해서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는 듯하다.    





 엑스포 센터 입구 옆쪽으로 푸드코트가 있었는데 이곳은 엑스포 센터에서 전시회 개최와 상관없이 영업을 하고 있는 듯했다. 워낙 주차장 시설이 넓고 주변 공간이 넓어서 편하게 들어와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이 되는 모양이다. 전시장 옆으로 넓찍한 주차장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더위에 무릅쓰고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엑스포 센터 메인 건물을 뛰어서 돌고 있는 학생들도 보였는데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운동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족자의 다른 곳과 달리 공기도 맑고 나무 그늘도 있고 텅빈 공간이 있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꼬따 그데로 가는 트렌스 족자 버스 승강장이다. 자카르타나 족자카르타에서 항상 승무원이 있는 승강장만 보았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승강장은 이렇게 승차대만 만들어 놓고 손님이 버스에 타면 차비를 계산하게 만들어 놓았다. 15분에 한대씩 다닌다고 들었는데 내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는지 훨씬 더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얼마 있으면 버스가 도착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우리 시스템에 있다가 이렇게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곳으로 오니 많이 답답하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길고양이가 새끼를 키우고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다가가도 별 경계심이 없다. 이곳에 와서 고양이를 많이 보았는데 한결같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순박하고 동물을 괴롭히지 않으니 동물도 경계심이 없는 것 같다.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가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과거 족자의 중심지였던 꼬따 그데(Kota Gede)에 도착했다. 이동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거나 아니면 베짝을 타고 오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하는 할일없이 길에서 낭비한 시간은 너무 아깝다. 다른 사람들이 시내에서 은세공 마을 꼬따 그데(Kota Gede)에 온다면 참고했으면 한다. 버스 차장이 꼬따 그데라고 알려 주어서 내리니 도로에 SILVER 라고 쓰여진 간판이 여기 저기 보이고, 은세공 마을에 도착했음을 실감한다.   








 꼬따 그데는 은세공점과 은판매점이 몰려있어 서울의 종로 귀금속판매점이 몰려 있는 것과 비슷한 곳이다. 사전 정보가 없어서 특별히 어느 가게에 가겠다고 생각을 하고 온 것이 아니어서 그냥 길을 따라 가면서 몇 몇 판매점에 가 보았다. 그 중 한곳에 갔더니 모든 제품에 가격표를 써 놓았다. 일단 믿음이 간다. 집사람은 색깔이 변하는 은제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구입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은세공제품이 유명한 곳이니 반지라도 하나 사라고 해서 결국 구입했다. 정가에서 다시 흥정이 가능했다. 우리나라 가격을 잘 모르니 어느 정도 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싸게 산 것 같지는 않다. 물건을 판매했던 젊은 처자와 함께 사진도 한장 찍었다. 






 거리를 따라서 계속 이동하니 제법 규모가 큰 샵이 나온다. 아마도 건물 앞쪽에 넓은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단체 관광객이 한번씩 들르는 곳으로 보였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역시 잘 꾸며 놓았다. 단체 손님이 오지 않는 시간인지 주차장이 비어 있고, 매장에도 손님이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니 매장에 불을 밝혀주고 따라 다니면서 설명도 해준다. 이미 상품을 구입했던지라 대충 설명만 듣고 나왔다. 이곳에도 가격표가 붙어 있었는데 앞에 구입한 곳과 가격차이는 없었다. 다만 실제 구입할 때 어느 정도 네고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좁은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는데 길가에 올드카를 세워 놓았다. 차는 멋스러운데 차를 세워 놓은 베짱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주차시킬 수 있는 공간이 워낙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이해해 주었다. 꼬따 그데 마을은 말리오보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비교적 족자카르타의 서민이나 조금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보였다.    




 도로를 따라서 조금 이동하니 꼬따 그데 시장(Pasar Kotagede)이 나왔다. 재래시장을 구경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였는데 꼬따 그데 시장이 인도네시아에 와서 내가 가 보고 싶었던 시장의 풍경이었다. 자카르타와 족자카르타, 그리고 수라카르타에서도 재래시장 몇 곳을 가 보았지만 내가 기대하는 시장이 아니어서 그다지 흥미가 없었는데 이곳이 내 마음에 꼭 들었다. 현지인들이 많고 현지인들과 호홉할 수 있는 느낌이 드는 시장이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주변의 생활하고 있는 현지인들이 시장에 쏱아져 나왔다. 이 시장에는 외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람은 더구나 볼 수가 없는 곳이다. 시장에 와서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구매를 하는 우리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많이 친절하고 다른 사람 도와주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무엇인가 사려고 물어보면 주변에서 더 나서주곤 했다. 시장의 제품인지라 위생적으로는 그다지 권할 것은 아니지만 1차 농산품은 믿고 먹을 수 있을 듯하다. 코코넛을 시켰더니 안쪽에 붙은 것을 병뚜겅으로 만든 끌게를 사용해서 먹기 편하게 해 주었다. 병뚜겅을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참신해 보였다.  






 시장을 지나쳐 이곳 마을을 구경하고 싶어서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이 지역이 잘 사는 동네는 아니란 것이 느껴졌다.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 꼬따 그데(Kota Gede)는 과거 족자카르타 마따람왕국의 수도였고 한때 경제중심지로 귀족과 왕실 상인들이 많이 거주했었다는데 이제는 중심지가 이동하면서 발전을 하지 못한 듯하다. 마을 전체를 모두 돌아볼 수 없어서 전반적인 평가는 할 수 없지만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는 과거 왕궁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기념품 매장도 있다고 한다. 도시가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사람 사는 향기는 느낄 수 있는 곳이였다.   






 마을 뒷골목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니 빵과 과자를 만들어 파는 곳이 있었다. 역시 이 시장도 비슷한 품목끼리 함께 모여 장사를 하고 있었다. 저녁시간이어서 생각보다는 빵과 과자가 많이 팔린다. 그다지 위생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듯한데, 만들어 놓은 빵과 과자가 빨리 팔려서 회전주기가 빠른 모양이다.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지만 손이 가지는 않는다.  






 시장에는 재미 있는 것도 많이 보었다. 아이들 놀이기구의 한 종류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앞뒤로 오가면서 놀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초보수준의 놀이기구이지만 재미있게 타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꼬따 그데에 와서 시장 구경은 재미있고 유쾌하게 했지만, 은제품을 사러 온것만 놓고 본다면 굳이 방문할 장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싼 것도 아니었고, 교통편이 너무 불편한 외곽지역에 있어서 은세공 공정을 구경하거나 은제품을 사는 것 하나를 위해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는 생각이다. 내가 차를 가지고 와서 이동시간에 낭비가 없었다면 한번은 생각해볼 문제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말리오보로 거리로 돌아 오기 위해서 트랜스 족자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곳 정류장은 여행자가 별로 없는 곳이어서 직원이 근무하지도 않고 규모도 자그마하다. 그냥 버스를 탈 수 있도록 높이를 맞춰서 정류장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렸는데 인내를 시험하는 듯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이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대중교통 수단이 불편하니 오토바이가 필수품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동내가 워낙 외진 곳이어서 택시도 다니지 않아서 기다리고 기다려서 결국 트랜스 족자를 타고 말리오보로 거리로 돌아왔다.  





 족자카르타에 와서 너무 관광만 하고 다녔는데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간단한 기념품이라도 구입할 생각에 이곳에서 미로타(Mirota) 바틱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함자 바틱(Hamzah Batik Malioboro)을 방문했다. 말리오보로거리에 아랫쪽 끝에 있는 곳인데 정찰제로 가격표가 붙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저렴해서 여행자들에게 소문난 곳이다. 다양한 기념품이 많다고 했는데 실제 가보니 값싼 것은 이곳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대부분이다. 품질이 좋다고 할 수 없으나 가격은 정말로 싸다.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이 기념품을 사고 있었지만 우리는 돌고 돌아다니다가 목각인형 하나를 구입하는 것으로 이번 쇼핑은 끝이다.




 구입한 목각 인형은 인도네시아 전설에 나오는 쌀의 여신 데이 스리(Dewi Sri)가 그녀의 배우자인 사도노(Sadono)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커플이라고 한다. 둘을 합쳐서  로로 블로뇨(Loro Blonyo)라고 부른다. 




 숙소에서 말리오보로 몰(Mall Malioboro)이 100m도 안되는 거리에 있어서 최소 하루에 한번 이상을 방문해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커다란 몰에 자주 왔어도 쇼핑몰을 한번도 제대로 구경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몰에는 옷을 팔고 있는 점포가 많고 그 중에서도 바틱을 판매하는 점포가 많아서 굳이 둘러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1층에 있는 빵집과 카페, 지하에 있는 슈퍼에만 들러서 과일만 사서 먹느라 제대로 구경도 하지 못하고 왔다. 지나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은 지하 슈퍼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나중에 보니 제일 윗층에 푸드코트도 있었다.   







(2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