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22 ( 족자카르타 소노부도요 박물관 ), (2017.7)

남녘하늘 2018. 11. 20. 11:46


 족자카르타에서의 여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끝으로 크라톤 북쪽 입구의 맞은 편에 있는 소노부도요 박물관 (Museum Sonobudoyo) 방문을 끝으로 족자에서의 여정이 끝난다. 오전에 소노부도요 박물관만 추가로 돌아보면 일정이 끝나기 때문에, 크라톤 남쪽에서 베짝을 타고 않고 성안의 마을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날씨가 조금 덥지만 여유있는 산책은 즐겁다. 오래 걷지 않아서 어제 방문했던 크라톤 북쪽 광장(Alun Alun Lor)이 보인다. 바라 보는 방향에 따라서 느낌이 조금 다른 듯하다. 광장 끝쪽에 박물관이 있다.    





 소노부도요 박물관 (Museum Sonobudoyo)은 전통적인 목조 건물의 외관으로 1935년 건축되었다고 한다. 자카르타의 중앙박물관 다음으로 소장품이 많으며 주요 전시품은 자바 섬에서 발굴된 유물들과 자바 섬의 전통 문화에 대한 유물들이다.  8~10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와 석상을 비롯해 발리 지역에서 가져온 창과 칼 등 옛 무기들도 전시돼 있다. 네덜란드 시절에 사용된 대포가 박물관 입구쪽에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2천원 정도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 






 박물관에 들어가서 내부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 가믈란(Gamelan)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가믈란은 자바와 발리섬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전통 연주에 사용되는 악기로, 궁중 음악이나 연극 등에 많이 사용한다. 보로부두르 사원에 가믈란을 연주하는 모습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악기이다. 우리가 입구쪽으로 다가가니 나이 드신 한분이 조용히 가믈란 연주를 해 준다. 갑자기 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 이른 시간이 아님에도 박물관에는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여유있는 관람이 가능했다. 







 박물관으로 들어 가는 입구에 베다야 무용수의 모형이 세워져 있었다.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에서 많이 본 인형이기도 하다. 베다야(bedhaya)나 베도요(Bedoyo)로 불리는 춤은 자바 왕실에서 신성한 의례때 행해지던 무용으로, 왕실의 일상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무용수들은 전통 바틱 의상을 입고 있다. 무용수 모형 안쪽으로는 날개 달린 사자상 모형도 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가니 문화해설사로 보이는 여직원이 다가와서 해설이 필요한지를 물었다. 박물관 유물은 설명과 함께 관람하게 되면, 아는만큼 보인다고 알찬 관람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이드 비용은 무료라고 한다. 함께 전시관을 다니면서 설명을 듣게 되었는데 한류에 관심이 많았던 해설사가 우리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욱 신이 나서 정보를 많이 주었다. 소노부도요 박물관에는 한국 사람이 거의 찾아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전통인형은 자바지역에 흔히 볼 수있는 복을 기원하는 인형이라고 한다. 이불과 침구는 펼치지 않고 항상 저렇게 장식해 놓는다고 알려 주었다.  




 박물관은 선사시대 유물부터 와양, 바틱, 무기컬렉션, 탈, 귀금속유물, 가구 등의 룸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5천여점의 수장품이 있다고 한다. 선사시대 공간에는 자카르타의 국립박물관에서 보았던 자바원인의 두개골과 뼈 복제본이 있었고, 선사새대의 생활과 관련된 여러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이후로 이어진 방마다 특색있게 여러가지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내용을 알지 못하면 그냥 한번 보고 지나갔을 여러 유물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니 관람 시간이 길어지고 깊이는 깊어졌다. 이슬람이 전파되어 온 과정과 이슬람에 관한 자료도 많이 있었고, 코란도 전시해 놓았다.     









 

 바틱(Batik) 은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옷감을 만드는 방식으로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도 지정되었다. 전통적인 바틱은 천 위에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 밀랍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찍어내고 채색한다. 과거에는 목재를 사용해 그림을 그렸지만 지금은 금속을 이용해 그린다고 한다. 요즘은 공장에서 값싸고 다양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서 일반 사람들도 입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워낙 손이 많이 가고 기술을 요하다보니 왕궁 사람들만 입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자바의 고전적인 인형극인 와양(Wayang)의 인형들이 자카르타의 와양박물관만큼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얇은 물소가죽에 채색을 해서 만든 인형을 와양 쿨릿(Wayang Kulit)이라고 한다.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을 달랑이라고 하는데 인형에 부착된 가느다란 막대를 이용해 인형의 조종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와양 인형극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소노부도요 박물관에서는 저녁에 와양 공연이 한다는데 미리 알지 못해서 관람을 하지 못했는데, 가믈린 반주에 공연이라면 단순해서 조금 지루한 것 같다. 





 토펭(Topeng)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탈 또는 가면을 말하는데, 탈을 쓰고 춤와 음악에 맞춰 추는 가면극이 인도네시아 전통문화의 중요한 장르라고 한다. 토펭은 지역에 따라서 춤의 내용이나 양식, 가면 스타일이 전부 다르다고 한다. 설명하는 직원에게 우리나라에도 탈의 종류가 많다고 알려주면서 스마트폰으로 안동 하회탈을 보여 주었더니 상당히 관심 있어 한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내가 느끼는 인도네시아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의 유사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더니 같은 동양문화권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센트럴 자바 룸(Central Java Room)에는 문화 예술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자바에서 만들어진 나루로 만든 벽 장식과 함께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전시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나무를 다루는 솜씨를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다. 




 골든 룸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는 황금색 유물이 보이고 진짜 박물관 같은 느낌이 든다. 금이나 황동으로 제작된 인주전화와 화병 등 인도네시아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빈약한 느낌다. 얼마전에 도난 사고가 한번 있었다고 한다. 황금색의 가루다 조각품도 있었다. 다른 유물의 양에 비해서 골든 룸은 전반적으로 유물의 숫자가 적었다.    






 전시관 한켠에는 발리의 사원 하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도 있었고, 다양한 석상과 조각품 등 볼거리가 다양했다. 자바 섬에서 발굴된 유물들과 자바 섬의 전통 문화에 대한 유물이 많았는데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잘 보았다. 유물 관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족자카르타에 와서 꼭 한번 둘러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화해설사와 함께 다니면 유익한 정보를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꼭 해설사와 함께 할 것을 추천한다.  





 우리 가족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던 소노부됴요 박물관의 문화 해설사. 한류팬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직원이었다. 안내하는 동안 족자카르타의 문화와 비슷한 한국문화에 대해서 알려 주었더니 관심도 많고 굉장히 좋아했었다. 웃고 떠드느라 정작 중요한 이름을 물어보지 못한채 돌아와 버렸다. 함께 찍은 사진이라도 전해 주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박물관 앞 안마당에는 여러가지 동상과 부조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옆 한 쪽에는 작은 공방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와양을 직접 만드는 장인이 있었다. 관광객이 있을 때에만 만드는 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본인이 직접 만들고 판매도 한다고 한다. 와양 쿨릿은 뒷면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은 물소 가죽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재단을 한 다음 자르고 세밀한 부분은 일일히 뽀족한 정으로 찍어낸다. 움직임을 위해 팔과 다리는 따로 만들어 핀으로 고정한다고 한다. 다시 화려한 채색과정까지 거쳐야 한다고 한다. 굳이 이곳에서 구입할 생각이 없어서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구경만 하고 나왔다.  





소노부도요 박물관을 구경하고도 시간이 남아서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공항 가는 방향으로 걸어가 보았다. 족자역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투구탑이 있는 곳만 가 보았기에 철길 북쪽으로 한번 가 보고 싶었다. 조금 이동하니 족자카르타 시내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코데 강(Kali Code) 옆으로 초록색을 만들어진 아디푸라 족자 기념탑(Monumen Adipura Jogja)이 보였다. 말리오보로 거리로 가거나 시내에서 공항이나 보로부두루 사원, 프람바난 사원 등을 가려면 항상 지나쳤던 곳이였는데 족자카르타의 기념탑 중에 하나라고 한다. 






 족자카르타 시내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코데 강(Kali Code). 생각보다는 강물이 많이 오염되어 있었는데, 그 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아직 족자카르타를 비롯해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환경문제까지 신경을 쓸 정도로 생활수준이나 의식이 따라 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난번 자카르타의 강물도 거의 썩어 있는 수준이었다. 강이라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는 개울 수준인데 강변에 조금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듯했다. 생활 여건이 썩 좋아 보이지 못했다. 






 철교 옆으로 마을 골목이 보였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예쁘게 장식해 놓아서 한번 들어가 보았다. 입구에 있는 장식물을 자세히 보니 캄풍가스회사(Kampung brightgas)에서 설치를 해 준 듯하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알록달록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 벽화 역시 캄풍가스회사(Kampung brightgas) 홍보용 벽화였다. 마을 안쪽으로 회사에서 운영하는 가스 충전소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약간의 투자는 있는 듯하다. 이 골목도 시내 중심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였지만 잘사는 마을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특별한 골목길 투어가 아니어서 조금 구경을 하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다. 족자카르타의 말리오보로(Malioboro) 거리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일방통행로여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려면 말리오보로 양쪽에 있는 길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중 한곳이 마타람(Mataram)거리다. 이 거리를 따라서는 운동화를 파는 상점이 집중적으로 있었다. 도로에서 보이는 붉은색의 버스는 정규노선 버스인 트렌스 족자와 달리 아무 곳이나 세워 달라고 하면 세워주는 우리의 마을버스 같은 것이라고 한다. 지리를 알지 못하는 관계로 마을버스는 한번도 이용해보지 못했다. 짧은 시내 도보 여행을 마치고 이제는 발리로 이동 준비를 해야 한다.  







(2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