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23 ( 발리로 이동 ), (2017.7)

남녘하늘 2018. 11. 23. 00:23


 이제 발리로 이동하기 위해서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공항으로 갈 때에도 택시를 타고 갈 수 있었지만 말리오보로 트랜스 족자 정거장에서 1A 버스를 타면 공항 입구까지 갈 수 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족자카르타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머물러서 중심가 구경은 실컷해서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할 수 있어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고 생각했었다. 족자카르타의 많은 곳을 돌아 보았지만 머라피 화산을 구경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에 다시 족자카르타를 방문하면 구경할 곳으로 남겨둔다.  




 공항가는  버스를 타고 도착한 족자카르타 공항. 공항으로 가는 길이 어지간히 막혀서 혹시 수속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마음 졸이며 왔는데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왔던지라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족자카르타 공항은 공항이 그다지 크지 않아도 국제공항이다. 에어아시아는 2터미널이 전용 터미널이라고 한다. 날 더운데 기껏 1터미널 국내선 청사에 갔더니 2터미널로 가라고 한다. 알려준 곳으로 오니 1터미널과 2터미널을 다니는 셔틀차가 있다. 한번에 4사람 이상 탈 수 없는 골프장의 카트같은 차량이다.   






 수속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국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처리가 너무나 늦다. 혹시 수속이 늦어져서 비행기를 타지 못할까봐 앞 사람에게 먼저하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느려 터졌다. 겨우 시간에 늦지 않게 수속을 마치고 들어왔다.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공항에 왔는데 도로에서 시간 낭비하고, 수속도 엄청 걸려서 비행기 탈 시간이 다 되어서야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데 발리가는 비행편이 연착된다고 한다. 엄청 마음이 바빴는데 그 허탈감... 시간이 많이 남아서 터미널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인도네시아는 시간대가 3개로 나눠지는데 수마트라와 자바는 우리보다 2시간이 느리고 술라웨시와 발리는 1시간 느리다. 그리고 파푸아쪽은 우리나라와 시간이 동일하다. 공항에서 기다리면서 발리 시간에 맞춰서 시간 조정을 해 주었다. 그런데 1시간 연착한다고 했던 발리행 비행기가 다시 2시간 늦어지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저가항공 타고 일정 맞추기가 힘들다고 하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대신에 간단하게 빵과 물 초코바가 들어 있는 허접한 먹거리 박스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2시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수속이 시작되었다. 발리에 도착하는 시간을 저녁먹기 전으로 잡아 놓았는데 연착이 되어 저녁시간이 훌쩍 지날 듯하다.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오늘 발리에 도착해서 내일부터 여행을 할 렌트카를 예약해야 하는 일을 처리해야 했는데 그 예약을 하지 못하게 될까봐 조금 걱정이다. 오늘 예약하지 못하면 내일 아침에 하고, 관광하는 것을 늦게 시작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2시간 연착이 되었음에도 불평하지 않는 현지인들이 대단하다. 다만 발리에 가서 호주로 이동해야 하는 호주사람들이 불평을 늘어 놓았지만 따로 조치해 줄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저가 항공에서도 좌석에 따라서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미리 예약을 하면서 조금 비싼 좌석을 선택했는데 비행기 타면서 처음으로 제일 앞자리로 배정되었다.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앞좌석에 앉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먼저 비행기에 올라 사람들이 오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보통때는 비행기 안에 있는 것이 갑갑해서 가능하면 제일 늦게 비행기에 오르곤 했었다. 연착때문에 오래 기다렸지만 결항되는 것보다는 다행이라고 긍정의 마인드를 갖기로 했다.      





 3시 25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던 비행편이 5시가 훨씬 넘어서 출발하게 된다. 이미 공항 활주로에 등이 켜지기 시작했고 저녁식사를 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계획대로라면  발리에 도착해서 지금은 호텔에 체크인을 했어야 하는 시간인데... 족자카르타에서 발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5분 정도 걸린다. 이륙을 발리쪽으로 하게 되어서 착륙할 때와는 족자카르타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시내 중심가를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시골스러운 풍광을 보게 된다.     







 비행기가 이륙후 고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구름을 뚫고 나온 산 봉우리가 있어서 머리피 화산(Mount Merapi, 2,968m)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맞았다. 이륙후 바로 보여서 다른 산일까 생각했는데 주변에 그렇게 높은 산이 없고, 비행기가 고도를 높였기 때문에 이렇게 보인 것이다. 산봉우리만 남긴채 구름으로 가득하다. 옆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봉우리는 맬바부 산(Mount Merbabu, 3,145m)이다. 머리피 산은 최근인 2010년 10월경의 화산 폭발해서 사망자 353명, 이재민 30만 명을 낸 활화산이다. 3천m나 되는 것을 실감해 보려고 아랫쪽 마을이 있는 곳까지 찍어보니 산의 크기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가 연착해서 출발하는 바람에 상공에서 저녁 노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른 비행기를 타고 갔으면 보지 못했을 풍광을 다시 한번 보게된다. 비행기 여행을 하면서 시간만 맞으면 자주 볼 수 있는 풍광이지만 언제나 멋있다.    





 무사히 발리 공항에 도착했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지라 비행기에서 가장 빨리 내려서 수속도 가장 먼저 밟았다. 저녁을 먹기 한참 전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완전히 어두워진 상황이다. 차량을 렌트해야 해서 정신없이 이동했는데 2014년 발리공항에 왔을 때에 비해서 엄청나게 수선을 해 놓은 듯하다. 공항 구경을 다음에 출국할 때 하기로 하고 오늘은 서둘러 쿠타로 이동한다. 입국장 앞에 있는 양심불량의 택시를 이용하지 않으려고 조금 걸어서 공항 입구에서 택시를 탔다. 아직도 발리공항 입국장의 택시는 엄청 문제가 많은데 행정당국에서 개선할 의지가 없는 모양이다. 발리의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아마도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만 내려 놓고 바로 차를 빌리러 갔다. 지난 2014년에 발리에 왔을 때처럼 차만 렌트해서 내가 운전을 하면서 가고 싶은 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은 자동변속기 차량이 없고,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어지간하면 현지인 기사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운전에도 자신감도 있고 다른 사람 간섭이 없이 할 수 있어 렌트카를 선택햇다. 지난번 차를 빌렸던 뽀비스 거리를 찾아 갔는데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너무 늦어서 대부분의 렌트카 영업장이 문을 닫아 버렸다. 겨우 한곳이 영업을 하고 있어서 내일 다시 찾아와서 고생을 하는 것보다는 낳겠다 싶어서 하루 25만루피아에 렌트했다. 다른 곳을 알아볼 수 있엇으면 지난번처럼 20만루피아에도 가능했을 것이다. 차를 빌리고 나서는 너무 여유로와져서 쿠파해변에도 가보고 주변을 돌아다녔다. 오늘의 할일인 발리로 이동하는 것과 차를 빌리는 것 모두 우여곡적이 많았지만 잘 끝났다.   





 발리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었다. 쿠타에서는 하룻밤 잠만 자고 이동할 생각이어서 비교적 저렴한 숙소를 잡았는데 그다지 불편함은 없었다. 호텔에 딸린 수영장이 있었지만 잠만 자느라 이용하지는 못했고, 아침에 나온 조식도 소박하게 먹을만 했다. 구타지역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중인지 객실에서 내려다 보니 건물을 짓기 위해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지금도 숙소도 많아 쇼핑센터가 많은데 이렇게 또 만드는 것을 보면 정말로 관광객이 많은 모양이다.      







 아침 일찍 어제 저녁에 예약해 놓았던 차를 인수해 와서 발리의 북쪽으로 이동한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주었다고 차를 호텔까지 가져다 주지 않고 와서 가져 가라고 한다. 우리나라 렌트비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선택의 폭이 없어서 조금 비싸게 빌렸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죄종 목적지는 발리의 북쪽에 있는 로비나이고 중간에 부얀호수와 싱아라자를  돌아볼 계획이다. 발리 식물원이 있던 부라탄(Bratan)으로 가는 길은 지대가 놓아서인지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비까지 내린다.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 만나는 비다. 브라탄 호수를 갈 때마다 들렀던 딸기 농장에 내려서 사진 한장을 찍는다.       







(2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