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간사이 ('16.7)

간사이 여행 11-2 (교토- 기온마츠리 전야제) (2016.7)

남녘하늘 2018. 2. 14. 00:38


 숙부님과 함께 기온 마츠리(祇園祭)가 열리는 시조(四条)거리로 이동했다. 기온 마츠리의 전 3일은 요이야마(宵山) 마쯔리라고 해서 행진할 야마보코(山鉾:꽃수레)를 교토 시내 곳곳에 배치해 놓고 큰 축제를 진행한다. 조금 걷다 보니 드디어 야마보코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틀 후면 저 수레의 행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온 마츠리는 야사카 신사의 마츠리로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이며, 1달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행사로 교토의 대표적인 여름 축제다. 일본에 수많은 마츠리의 기원이 된 기온 마츠리는 약 1100년 전 고대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자 병과 악귀 퇴치를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곳곳에서 기온 마츠리 행사안내 팜픗렛을 나눠주고 있어서 자료를 살펴 보았다. 






 한달간 치뤄지는 기온마츠리 행사중에서 요이야마(宵山)전야제와 일요일인 17일 야마보코(山鉾) 순행이 가장 큰 볼거리라고 한다. 야마보코는 야마(山)와 호코(鉾)가 결합한 용어인데 야마는 자연의 산을 모방하여 만든 신이 강림하는 곳으로 수레를 뜻하고 호코는 창을 뜻한다. 기온마츠리에 등장하는 호코는 수레 위에 누각을 만들고 그 지붕을 뾰족하게 하여 하늘을 향하여 창을 길게 세운 형태다. 수레의 누각을 만들고 그 지붕에 나무를 세우거나 수레에 여러 장식과 인형을 태운 형태를 띠고 있다. 야마보코는 2-3층으로 만들어져 악사들과 치고가 탄다. 시조 도로는 차량을 완전히 통제하고 보행자들에 개방해 놓았는데 그 넓은 도로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시조 대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우선 숙부님을 따라서 뒷골목으로 들어 갔는데 뒷골목에도 사람들이 행렬은 이어져 있었다. 야마보코는 이지역 블록 안 골목골목 곳곳에 많이 있었다. 축제 안내 팜픗렛을 대충 살펴보고 나중에 자세히 보려고 했었는데, 안내서에 곡목마다 전시되어 있는 야마보코의 위치도 알려 주고 있었다. 오히려 골목에 사람들이 더 많아서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다. 야마보코를 배경을 사진 한장을 찍으려니 어지간히 힘이 든다. 







 더구나 뒷골목에는 대로변과는 달리 각종 포장마차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행상까지 있어서 더욱 복잡하다. 너무나 시끄러워서 정확한 내용을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축제와 연관된 거리 공연도 하고 있어서 그 혼잡함을 더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사람 많은 것을 구경하러 나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전야제라고 해도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야마보코를 전시하고 수레에 불을 밝혀 놓은 것 뿐인데 사람들이 몰려 나오고 그 분위기를 함께 즐기고 있는 것이다.     







 뒷골목의 상점가에는 가게마다 나와서 음료수나 빙수, 맥주와 안주 등을 팔고 있다. 이 골목에도 동생이 운영하는 삼겹살 전문점인  베지테지야(ベジテジや)가 있었는데 점포 바깥에 간이 매장을 차려 놓고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축제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활용하는 전략이다. 날씨가 넘 더워서 생맥주를 한잔 사 먹었다. 한잔에 3천원이나 한다. 그래도 사먹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안주로 갈비를 팔고 있는데 몇 점에 5천원을 받고 있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생각보다는 일본 전통복장을 갖추어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모두 유카타를 입고 있었고, 축제를 즐기는 사람도 전통복장을 많이 하고 있어서 우리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이다. 요즘 들어서 설, 추석으로 한복을 입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뉴스를 보긴 했어도 축제 기간에 한복을 입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입고 다녔는데,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축제에 참가하게 하고 전통 문화를 가르치는 것은 배울만하다.       







 다시 대로로 나왔다. 요이야마(宵山)는 높이 20미터가 넘고 무게는 2톤에 달하는 2층으로 된 수레에 불을 밝히는 야마보코 순행 전야제인데

축제 개최 3일전인 14일부터 전날인 16일까지 이어진다. 야사카신사에서 시조가라스마역까지 저녁이 되면 시죠거리 1,500미터 구간의 차량 통행을 막으면서 시작한다. 골목길이든 대로든 인파가 끝없이 이어진다. 낮보다는 덜 더워서 이렇게 저녁시간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 나오는 듯하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서 야마보코에 비닐을 씌어 놓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길거리에 조명들도 하나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온마츠리를 즐기러 온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도 길거리엔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일본의 특징이다. 나오는 길에 데라마치 입구에도 들러 보았는데 이곳에도 야마보코에 있는 등과 비슷한 등이 장식되어 있었고, 사람들로 붐비고 있엇다. 카모가와(鴨川) 방면으로 이동하는 중에 야사카 신사의 출장소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부적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볼거리도 많지만 볼거리보다 사람 구경이 더 신난 기온마츠리 전야제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시조에 있는 고티스 비프(Gottie's BEEF)라는 동생이 운영하는 한 레스토랑에 갔다. 1층과 지하층을  레스토랑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하층 안쪽에 자리를 미리 마련해 놓았다. 메뉴를 보니 고기를 g 단위로 주문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도 40일간 숙성한 스테이크를 사용한다고 한다. 1층은 사람이 가득차 있어서 지하층을 안내를 받았는데 지하층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했다. 사장의 부모라는 것을 스텝들이 알고 있어 더 친절하게 맞이해 주는 듯하다.  






 식탁위에 언제나 신세를 져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러분 멋진 시간을 보내세요! (いつも お世話に なり,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本日は 皆様で  素敵なひとときを お過ごし 下さいま)라고 써 놓았다. 세세한 것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스테이크가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차라리 교토규카츠(京都 勝牛)에서 먹었던 음식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사장 아버지라고 해서 음식 가격을 디스카운트 해주지는 않는다.    





 고티스 비프(Gottie's BEEF)에서 나오면 바로 근처에 카모가와(鴨川)가 있다. 하천 같은 강이지만 여름철에는 강변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데이트를 즐긴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은 기온마츠리 전야제여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강변에 앉아 있었다. 복작한 사람들 사이를 걷는 것보다 낳을지 모르지만 강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데이트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천 뒷쪽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