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간사이 ('16.7)

간사이 여행 11-3 (교토에서 나라로 이동, 나라공원) (2016.7)

남녘하늘 2018. 2. 16. 10:38


 아침에 일어나서 숙부님 댁 근처 산책을 했다. 이제 몇 번 숙부님 댁에서 머물러서 주변 상황은 거의 알고 있어서 편하게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아들은 힘들다고 하면서 나가지 않겠다고 해서 혼자 나왔다. 지난 2월에 왔을 때에는 교토도 겨울이어서 초록색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집근처에 있는 공원도 푸르름이 가득하다. 동네의 조그마한 공원도 깨끗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배워야 할 점이 참으로 많다.       





 이번에도 숙부님댁 뒷쪽에 있는 가모가와(鴨川)에도 가 보았다. 날씨가 덥지 않았으면 좋은 환경에서 아침 달리기라도 한번 해 보고 싶지만 지금은 달리기를 하기에는 너무 더운 계절이다. 더구나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면 뛰고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내맘대로 해도 되지만 숙부집에 있는 바람에 그렇게 자유스럽지가 않다. 강변을 따라서 아랫쪽까지 한참을 걸어가 보았다. 날씨는 더워도 지난 2월보다는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은 숙부께서 교의 인근에 있는 나라(奈良) 구경을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들 때문에 정한 일정이기도 하다. 집에서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서 교토역으로 이동했다. 날씨가 더을 때에는 일찍 여행지에 가서 덥기 전에 보는 것이 내 여행 스타일인데 숙부님과 함께 이동하다보니 9시가 넘어서 교토역에 도착했다.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면 더운 날씨에 나라 시내를 돌아 다녀야 할 것 같다. 원래 여행을 할 목적이 아니었기에 함께 가 주시는 것만 해도 고마울 따름이다.       






 교토역이 나라로 가는 열차의 출발역이어서 나라(奈良)로 가는 열차가 이미 도착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급열차표를 구매했는데 열차가 출발 때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있어 역 안쪽을 구경했다. 열차의 외관 색상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색상이다. 일본 철도는 이용할 때마다 차량이 외관도 다양하고 색상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신경을 써서 해 놓아 느낌이 좋다. 열차의 대국다운 모습이다.    





 교도역에 특별해 보이는 열차가 정차해 있어서 살펴보니 이 지역의 관광열차인 시마카제(しまかぜ:섬바람)이라는 열차였다. 한눈으로 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교토, 오사카 . 나고야와 이세시마를 연결 하는 관광 특급열차였다. 일본은 철도가 우리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발전되어 있어서 철도여행도 상당히 재미있다. 다음에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면 일본 전체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끊어서 철도여행들 한번 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우연히 멋진 관광열차를 보아서 좋다.   







 나라는 교토에서 남쪽으로 35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용 가능한 교통편은 JR과 킨테츠 전철이 있는데 우리는 킨테츠 전철을 이용했다. 열차는 특급, 쾌속급행, 급행, 보통 열차 들이 있는데, 편리한 것은 좌석이 안락한 특급 열차다. 하지만 다른 열차에 비해 510엔을 더 내야 한다. 칸사이 스루 패스 소지자도 특급열차를 이용하려면 추가요금 510엔이 내야 한다고 한다. 열차시간은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아서 칸사이 스루 패스 소지자들은 그냥 쾌속급행을 많이 이용한다. 비용때문인지 특급열차는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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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급열차는 나라역으로 직접 가지 않아서 중간에 야마도 사이다이(大和西大寺)역에서 한번 갈아타야 한다. 이곳에서 일반열차로 갈아타서 2정거장을 더 가야 나라역에 도착하게 된다. 야마도 사이다이 역은 그다지 큰 역은 아닌 듯한데 환승을 하는 역이라서 사람들이 꽤 많이 붐비고 있었다. 다른 홈으로 이동하지 않고 내렸던 곳에서 잠시 기다리니 나라로 가는 열차가 바로 들어왔다. 





 일본 초기의 문명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가득한 도시 나라(奈良)는 일본 고대사와 신화·전통의 터전으로 , 서기 710년부터 784년까지 74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나라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원래 이름은 헤이죠코(平城京)이었으며 , 우리나라 삼국시대에히 백제 문화의 영향을 받아 초기 일본의 예술·공예·문학의 중심지로 큰 번영을 누렸다. 헤이안(교토)천도가 단행된 784년 직후에는 수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쇠락의 길을 걷기도 했으나, 과거에 세워진 도다이지(東大寺)·고후쿠지(興福寺)·간코지(元興寺) 등 대형사찰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하면서 다시 번영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근대화 초기인 19세기 말 중앙 집권화가 시작되면서 사찰들이 폐쇄되어 도시가 쇠퇴했지만 오히려 그 덕에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화를 피하면서 고즈넉한 역사의 도시로 남아 간사이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킨텐츠 나라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라 공원이 있고 유서깊은 불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도다이지(東大寺)·고후쿠지(興福寺)·간코지(元興寺) 등의 관광지들이 위치해 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코스여서 쉬엄쉬엄 걸어다니면서 나라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다. 





 나라공원은 나라를 둘러싼 와카쿠사(若草)산과 가스가(春日)산을 포함하는 동서 4km, 남북 2km에 이르는 드넓은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역을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보이기 시작하는 사슴은 나라공원에 천이백여마리가 서식중이다.  신성한 동물로 여겨 보호를 받는 천연기념물이어서 사슴들이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공원에는 고후쿠지 (興福寺), 도다이지(東大寺), 가스가타이샤(春日大寺), 나라국립박물관 등이 있으며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빈다.





 공원은 울타리가 없고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도 없다. 공원 입구에는 사슴 먹이인 센베이(煎餠)을 파는 노점상 등이 있는데, 사슴들이 과자를 먹기 위해 주변에 많이 모여 있다. 이들의 주식은 이끼인데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고, 함께 사진을 찍고 싶은 관광객이 센베이을 나눠 주기에 센베이를 얻어 먹는 것에 익숙하다. 한때 사슴은 신성한 존재로 인정받아 에도 시대까지는 사슴을 죽인 사람이 극형에 처해지기도 했다고 한다.처음에는 보기 좋았는데 도다이지(東大寺)를 갔다 오면서 너무 많이 보니 그 감흥이 떨어졌고, 여기 저기 흩여져 있는 사슴 배변을 피해서 걷다보니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5년 전에 나라에 처음 왔을 때에도 사슴을 방목하고 있는 것을 보고 굉장히 이색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랫만에 보니 그 때의 느낌이 되살아 난다. 처음에 방목되고 있는 사슴 보자마자 신기한 생각에 사진을 찍느라 바쁘지만,  나라 공원이 꽤 넓고 걸으면 걸을수록 사슴들이 계속 나와서 나중에는 무덤덤 해진다. 공원 곳곳에는 주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지극히 온순한 사슴도 하루종일 사람들과 접촉하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순간적으로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슴을 지나치게 건들지 않는다면 사슴이 먼저 돌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온순하고 귀여운 사슴들이다.  






 도다이지(東大寺)로 가는 중간에 나라국립박물관(奈良國立博物館) 이 있었다. 아들과 둘이서만 온 여행이었다면 당연히 박물관 구경을 하고 지나쳤을 터인데 숙부님과 함께 온 여행이어서 오늘은 박물관은 들어가지 못하고 지나쳤다. 나이가 있는 숙부님을 박물관 구경을 한다고 서 있게 할 수가 없어서였다. 아들에게는 일본에 있는 동안 시간이 되면 나라박물관을 혼자서라도 와 보라고 했다. 지금은 불상전시관을 개발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나치면서 보니 박물관의 규모는 그다지 커 보이지는 않았다.     






 나라 박물관을 지나쳐 가니 도다이지(東大寺)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번 일본 방문은 아들때문에 급하게 오느라 여행을 할 생각으로 오지 않았는데 와서는 숙부님이 안내를 해 주는 덕분에 몇 몇 곳을 둘러 보게 되었다. 도다이지로 가는 길가에 나라 공원을 비롯해서 나라 지역의 명소를 알려주는 관광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도다이지를 비롯해서 몇 몇 관광지가 모두 근처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서 체력만 가능하다면 모두 걸어서 가 볼 수 있을 듯하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