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간사이 ('16.7)

간사이 여행 11-8 (교토 기온거리, 기온마츠리) (2016.7)

남녘하늘 2018. 2. 26. 00:34


 동생 사무실 구경을 하고 나와서 다시 기온 마츠리를 구경하기 위해서 한큐(阪急) 가와라마치(河原町) 역 근처로 이동했다. 행사장 주변은 이미 교통이 통제되고 있어서 가와라마치에서 조금 떨어진 기온시치조(祇園四条)역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았다. 가모가와(鴨川)를 경계로 강 건너편은 교통통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나와 가와라마치로 이동하기 위해서 가는 도중에 기온(祇園)의 거리를 지나게 된다. 교토중에서도 일본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더욱이 운이 좋으면 마이코와 게이코등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를 대표하여 옛 모습을 잘 간직한 기온의 많은 골목 중 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면 역사 깊어 보이는 선술집인 이자카야도 보이고, 음식점과 찻집도 많이 보인다. 서울의 명동같은 번화한 곳에 옛 분위기가 천년 가까이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렇게 유지 관리해 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서울의 옛모습을 간직한 거리와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주막 이런 것들이 잘 보존되어서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일본이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온통 특색 없는 아파트만 보이는 서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기온 다츠미바시(祇園 巽橋) 라는 다리 아래로 흐르는 시라가와(白川). 그리 넓지 않은 강폭 사이로 전통가옥 보존지구답게 한 눈에 딱 보아도 오래되어 보이는 집들과 물길 건너 보이는 아름들이 나무로 가득하다. 벚꽃이 한창일 때는 더 멋진 모습이라고 한다. 벚꽃의 화려한 모습을 보지는 못해도 시라가와 주변은 교토의 어떤 곳 보다도 더 운치 있고 보기 좋다. 이 근처도 여행객으로 붐빈다고 하는데 오늘은 기온마츠리 구경을 하러 갔는지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시라가와를 따라서 간간이 다리가 놓여 있고, 강 건너쪽에 있는 고급 식당과 찻집을 연결해 주고 있다.      









 한적하고도 깨끗한 거리가 보기에 너무 좋고, 전통 건축물과 버드나무와 벚나무가 잘 어울렸다. 이렇게 멋진 거리가 이곳에 숨어 있는지 몰랐다. 시라가와를 따라서 운치 있는 카페도 여러개 보이는데 카페에 가서 한가하게 차를 마실 상황은 아니다. 다음에 벚꽃이 피었을 때 한번 와서 차도 마시고 이곳의 분위기를 즐기면 더 멋질 것 같다. 안쪽으로 자그마한 신사가 하나 있었는데 이 지역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다. 안내문에는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초기에 걸쳐 만들어진 질높은 도시주택(町家)으로 아름다운 시라가와와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기온의 예능.생활.문화에 걸맞는 경관을 전해주고 있어 1976년에 교토시에서는 기온신바시 전통건축물 보존구역으로 지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운치 있고 옛스러운 시라가와에서 나와 다시 기온마츠리를 구경하기 위해 이동했다. 야사카 진자(八坂神)에서 가모가와 가 있는 시조거리는 교통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시내버스는 다른 도로로 우회를 시켰는지 평소와 달리 거의 다니지 않는 듯하다. 교토 최대의 축제인 기온마츠리를 위해서 이곳 시민들이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있는 듯하다. 기온시치조(祇園四条)역 코너에는 가부키극장인 미나미좌(南座)도 보인다. 






 기온 마츠리 행사가 열리고 있는 가와라마치(河原町)역 쪽으로 이동한다. 마츠리는 숙부님 댁에서 있을 때부터 행사는 이미 시작되었고, 아침을 먹는 동안에도 이곳 TV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어서 한참을 보다가 나왔다. 내용을 알지 못하고 보면 엄청 시시한 중계였겠지만 숙부님의 설명이 있어서 내용을 알고 보니 그 또한 재미 있었다. 시조(四条)  가와라마치 역으로 가는 도로가 사람들도 가득하다. 역 근처로 갈수록 인파는 점점 더 많아지고 도로를 이동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았다. 이 지역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라고 한다.  






 인파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에 있는 사람들 어깨 사이로 간간히 지나가는 행렬을 구경할 수 있었으나 제대로 된 구경이라고 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았다. 숙부님 댁에서 나오기 전에 TV중계를 보는 것보다 훨씬 못한 상황이다. 현장에 한번 나와서 본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고, 엄청나게 많은 구경하는 사람을 구경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행사 내용도 20여분 지켜보고 있자니 너무 단순해서 한 팀이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느낌이다.  






 결국 20분 넘게 구경하다가 가와라마치(河原町)역 사거리에서 나오기로 했다. 직접 행사장에 한번 와 보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제대로 보려면 편하게 집에서 중계방송을 보는 편이 낳은 것 같다. 아니면 일찌감치 현장에 나와서 앞쪽에 자리 잡고 편하게 보는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하다. 우리 뒷쪽에 있는 사람들도 한결같이 마츠리를 구경하는 것보다는 분위기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역 앞 사거리 마루이 백화점 앞쪽에는 기자들의 포토라인이 있어. 현장 중계차와 사진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행사 자체는 조금 시시한 듯하지만 엄청난 인파와 그 분위기는 대단하다는 것을 보고 느꼈다.  







 기온마츠리 행사 구경을 마치고 차를 세워 놓았던 시라가와쪽으로 되돌아 왔다. 우리가 나오는 그 시간에도 마츠리 행사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행사장에 가는 사람들의 생각도 축제의 현장에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기온 거리로 오니 이곳에는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이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시라가와(白川)에서 가까운 치온인(知恩院)을 잠시 방문했다. 교토에는 유명한 사찰이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다 가 볼수도 없고 다니다 보면 몇 몇 특별한 사찰을 제외하고 비슷한 형식에 잘 구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토 동부의 명사찰 치온인은 정토종의 총본산이고 톰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숙부님께서 이야기 해 주었다. 차를 세워 놓고 전체를 구경하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해서 잠시 내려서 입구에서 가까운 몇 곳만 둘러보고 다음에 교토를 방문하면 제대로 한번 둘러 보기로 했다.    






 일본 불교도 여러 종파가 있지만 현재 일본 최대의 불교 종파가 정토종이라고 한다. 엄격한 계율생활도 중요하지만, 오로지 부처의 본원을 믿고 불경을 읽을 줄 몰라도 간단한 염불만 외우면 누구나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정토종이라고 한다. 치온인(知恩院)의 안내판을 살펴보니 길가에 있는 절이지만 경내가 상당히 넓고 규모가 큰 사찰로 고즈넉해 여유롭게 구경해야 할 것 같다. 치온인의 입구인 산몬(三門)은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라고 한다. 높이가 약 24m, 폭은 약 50m라고 하며 사용된 기와가 7만 장이라고 한다. 7만 장을 인력으로 지었던 시절이라면 대단한 일이었을 것이다. 






 치온인(知恩院)은 기온, 야사카 진쟈, 마루야마(円山) 공원에서 그다지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가도 되는 거리다. 사찰 바로 앞쪽으로 버스도 다니고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산몬으로 들어가면 경내로 올라가는 계단이 두군데 있는데 바로 올라가는 계단은 경사가 급하여 오토코 자카(男坂:남자 계단)라고 하고 산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경사가 완만한 계단은 온나자카(女坂)라고 한다. 계단까지만 올라가보고 바로 내려 와서 교토역으로 넘어 간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교토역 인근에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를 찾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백화점인 요도바시 카메라는 PC, 카메라, 오디오 등 각종 전자제품과 관련 부품, 액세서리, 전문용품 등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또한 건물 상층부엔 의류매장이나 푸드코트가 있어서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이곳 교토 요도바시 카메라 6층에도 엄청난 규모의 푸드코트가 있는데 이곳에도 교토큐카츠 집이 있어서 찾아왔다. 그런데 줄이 엄청나다. 아들이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예정이다. 일부러 찾아 와 보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이 다른 집을 지나서 엘리베이터 근처까지 서 있다.   






 큐가츠에서 기다려서 식사를 하려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다른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요도바시 카메라 빌딩 식당가에 있는 음식점들은 유동인구가 많아서인지 대분분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가장 적은 곳을 찾았더니 돈카스 식당 샤츠마었다. 이곳도 사람이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줄을 서서 기다리지는 않고 있어서 들어갔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음식 맛이 없을까 다소 걱정을 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고기가 두툼했는데 생각보다는 아주 부드러웠다. 식당 규모가 커서 좌석이 많아서 밖에서 기다리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보면 될 듯하다.   






 다음에 교토에 와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된다면 이곳 요도바시 카메라 6층에 있는 푸드코트에 온다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쉽게 골라서 먹을 수 있을 듯하다. 고민스럽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대체적으로 음식 맛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가장 없던 집조차 맛이 없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사후 6층만 대충 돌아 다녀 보았는데 요도바시 카메라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있다면 카메라를 보러 한번 찬찬히 돌아다녀 보아야겠다.  





(9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