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 ('17.2)

교토마라톤 16-6 (헤이안 진구 ) (2017.2)

남녘하늘 2018. 7. 15. 19:17


 미야코메세(みやこめっせ)에서 마라톤 대회 참가용 배번을 수령하고 바로 인근에 있는 헤이안진구(平安神宮)를 구경하러 왔다. 헤이안진구는 간무덴노(桓武天皇)의 헤이안 천도 1,100주년을 기념하여 1895년에 건립한 신사라고 한다. 에도시대에 정치적 중심지가 도쿄로 옮겨지고, 1868년에는 수도마저 도쿄로 옮겨지자 침체된 교토의 도시 분위기를 살려려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입구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도오리를 만들고 헤이안진구(平安神宮)의 다이고쿠덴(太極殿)도 교토 천도 당시의 왕궁이 형식을 본떠 만들었다. 헤이안진구'의 정문격인 오텐몬(應天門) 앞에서 사진을 한장 찍는다. 앞서 지나온 도리이만큼 오텐몬도 엄청난 크기인데 이것도 복원과정에서 축소했다는데 그 전에는 훨씬 더 컸다고 한다.  






 오텐몬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면 하얀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는 마당이 보이고 중간에 본당이 보인다. 경내에는 다이고쿠덴(太極殿)을 비롯해 혼덴(本殿) 및 여러 신전들이 들어서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휑하고 썰렁해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선홍색 건물을 다이고쿠텐(大極殿)은 천황이 다스리던 헤이안 시대에 정사를 보더누 초도인(朝堂院)을 1/4 크기로 줄여서 복원 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식 건물이라기 보다는 중국품의 분위기다.    





 다이고쿠덴(太極殿)의 서쪽에 있는 뱍코로(白虎楼)는 신엔으로 들어가는 매표소가 있다. 머리에 뿔이 난 것 같은 지붕 끝 장식이 무사의 투구를 연상케 하는 건물이다. 헤이안진구에 있는 건물중에 가장 특색이 있는 건물이어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사진을 많이 찍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건축양식인데 나름 멋있어 보인다.   






 이곳에서도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들을 만났다. 교토는 유난히 도시를 다니면 기모로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현지인보다 관광객 중에서 기모노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현지 사람인줄 알고 말을 시켜보면 우리 나라 사람이거나 중국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일본 현지인들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교토사람들 중에 몇 사람이었다.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하니 흔쾌히 함께 찍자고 하고 자신들의 스마트폰으로 우리 사진도 찍어 간다. 보기 좋은 모습니다.   




 헤이안진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경내만 구경하고 그냥 나가지만 헤이안 진구의 진정한 볼거리는 신엔(神苑)이라고 한다. 뱍코로(白虎楼)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서 신엔으로 들어가 본다. 헤이안진구 관람은 무료지만 신엔은 600엔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하면 바로 나타나는 곳이 미나미신엔(南神苑)이다. 들어가면 아래쪽으로 가지가 늘어지는 벚꽃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정원의 모습이 우리를 맞이한다. 신엔 전체 지도를 보니 생각보다는 많이 넓어 보인다.   





 한적하면서도 일본스러운 정원들이 눈앞에 연속으로 펼쳐진다. 정원이 아니라 잘 꾸며진 산책로 같은 느낌으로 3개의 연못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입구에서 지도를 보았을 때에는 연못이 있어 깊이가 적당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 연못의 깊이는 너무 얕았다. 하지만 그 연못에 잉어가 많이 보였다. 연못 주변으로는 벚꽃나무도 가득 심어져 있고 창포도 많이 있다는데, 지금은 겨울이어서 조금 한적하고 황량해 보인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정원이다.  








 나카신엔(中神苑)에 있는 징검다리 가류쿄(臥龍橋)다. 연못의 깊이도 깊지 않고 간격이 넓지 않아서 누구나 쉽게 건널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징검다리 뒤에 있는 소나무만 볼만하지만 여름에는 연못에 수련이 가득해서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할 것 같다. 나카신엔에는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찻집이 있지만 겨울철이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신엔을 구경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계절이다.    




 다른 정원보다 더 넓고 큰 연못인 세이호이케(栖鳳池)가 있는 히가시신엔(東神苑)으로 넘어 왔다. 연못과 정원과 함께 어울린 일본식 건물이 아름다운데, 예전에는 귀족들이 세이호이케에 배를 띄워 놓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히가시신엔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 다이헤이가쿠(泰平閣)와 귀빈관으로 쓰인 쇼비칸(尙美館)이 보인다. 전망과 운치가 가장 좋은 곳이다. 헤이안진구 정문에서는 뒤에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을지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와서 보니 정말로 넓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이헤이가쿠(泰平閣)를 걸어서 건넌다. 연못 옆으로 쇼비칸(尙美館)이 보인다. 다이헤이가쿠 난간에 앉아 히가시신엔(東神苑)의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여유가 있으면 이곳에서 한참 쉬면서 풍광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사람들이 넘쳐날 신엔이지만 겨울이라서 사람이 적은 듯하다. 산책을 하는 동안 우리 일행 이외에는 거의 사람을 보지 못했다. 덕분에 한적하고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겨울철에 보아도 볼만했던 헤이안진구 (平安神宮)의 신엔(神苑)인데 나오는 길에 각 계절의 풍경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었다. 수많은 꽃과 함께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신엔인데 겨울에도 눈이라도 있었으면 또 다른 모습이었겠지만 지금이 가장 볼거리가 없는 시기인 듯하다. 연못에 연꽃이 가득한 모습도 제법 보기 좋아 보였다. 호수가 있는 곳이여서 가을 단풍도 대단할 것 같다. 그럼에도 잘 보고 간다.  





 숙소로 가는 도중에 기온(祇園) 거리를 일부러 찾았다. 교토중에서도 일본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더욱이 운이 좋으면 마이코와 게이코등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를 방문해서 가봐야 할 곳이 수없이 많지만 이곳도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먼저 들렀다. 교토를 대표하여 옛 모습을 잘 간직한 기온의 많은 골목 중 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면 역사 깊어 보이는 선술집인 이자카야도 보이고, 음식점과 찻집도 많이 보인다. 서울의 명동같은 번화한 곳에 옛 분위기를 천년 가까이 보존해 온 것이 놀랍기만 하다. 







 기온 다츠미바시(祇園 巽橋) 라는 다리 아래로 흐르는 시라가와(白川). 그리 넓지 않은 강폭 사이로 전통가옥 보존지구답게 한 눈에 딱 보아도 오래되어 보이는 집들과 물길 건너 보이는 아름들이 나무로 가득하다. 벚꽃이 한창일 때는 더 멋진 모습이라고 한다. 벚꽃의 화려한 모습을 보지는 못해도 시라가와 주변은 교토의 어떤 곳 보다도 더 운치 있고 보기 좋다. 이 근처는 늘 관광객으로 붐비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시라가와를 따라서 간간이 다리가 놓여 있고, 강 건너쪽에 있는 고급 식당과 찻집을 연결해 주고 있다.   






 아직 벚꽃이 피는 시기가 아니어서 만개한 벚꽃을 볼 수는 없지만 시라가와(白川)에는 매화가 고고하게 피어 있었다. 한적하고도 깨끗한 거리가 보기에 너무 좋고, 전통 건축물과 간간히 피어 있는 매화가 너무 잘 어울린다. 3월이 되어서 벚꽃까지 활짝 핀다면 엄청난 장소가 될 것 같다. 다리 건너 분위기 있는 찻집도 보이는데 찻집 순례는 다음으로, 오늘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운치 있고 옛스러운 시라가와에서 나와 다시 숙소로 이동한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마이꼬가 지나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 일본에 가면 아직 전통가옥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 많이 있지만 도심에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은 교토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오랜 세월 무조건 허물고 새것만 고집하는 우리로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기온 거리다. 이렇게 잘 보존하고 가꾸면 엄청난 전통이고 관광 자원이 되는데...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