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몰타마라톤 ('07.2)

몰타 마라톤 4-2 (2007.2)

남녘하늘 2008. 8. 3. 16:46

  

풀코스와 하프코스의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같은 곳이기 때문에 풀코스 주자가 하프코스 주자보다 2시간 먼저 출발해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시골길을 돌고 돌아 다니다 26Km 지점부터 함께 달리게 되어 있다. 아직 하프 주자들이 모이지 않아 풀코스 주자 200여명만 모여 있어 한산한 느낌이다.

 

 

 

 

마라톤 출발지인 임디나. 임디나는 적이 침입하기 힘든 높은 곳에 지어져 있어 당시의 귀족층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1700년경 성요한 기사단에 의해 발레타가 만들어진 이후 모두 임디나를 떠나 신도시인 발레타로 가버려 도시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 해서 ‘고요한 도시(Silent City)’라는 별명이 붙었던 곳으로 몰타사람들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어하는 곳이라고 한다.

 

 

 

 

출발 직후 만나는 라바트의 주거지역이다. 라바트(Rabat)는 임디나와는 달리 서민들이 생활 지역이어서 더욱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좁은 골목길을 구불 구불 돌아서 달리는데 마치 중세시대의 유럽거리를 달리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오래된 건물과 독특한 양식이 이채롭다. 선두의 주자들은 기록을 의식하고 곧바로 뛰쳐나가 버렸고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달리는 후미의 주자들은 모두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

 

 

 

 

 

몰타 마라톤의 주로에서

 

 

 

 

 

 

 

 

몰타에서 만난 몇 안되는 현대식 외관의 체육관을 지나며. 유리창이 많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역시 황금빛 사암으로 지어져 있다

 

 

 

 

 

도심에서의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심 외곽에서 뛰는 코스가 많았고 몰타섬의 횡단거리가 20여Km에 불과해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코스를 임다나 성을 중심으로 빙빙 돌려 놓았다. 뛰다가 쳐다보면 저 멀리 임디나 성이 보이는듯 하다 방향을 틀어버리고, 다시 다가서다 멀어지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갑자기 사람들이 주로를 가득 메운다. 풀코스보다 2시간 늦게 출발한 하프코스 주자와 합류하게 된 것이다. 26Km 지점부터 결승점까지는 풀코스 주자와 하프코스 주자가 함께 달리게 되는 것이다. 드문 드문 달리다가 갑자기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달리기가 훨씬 편해진다. 역시 달리기도 혼자 외롭게 하는 것보다는 함께 달릴때 힘도 덜 들고 기록도 좋아진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뒤로 보이는 높은 성이 출발지점인 임디나성이다.

 

 

 

 

 

 

파워레이드를 나누어 주던 36Km 지점의 급수대. 우리와는 달리 달리는동안 물과 게토레이 이외에는 다른 먹거리를 일체 제공하지 않았다. 미리 영양보충제를 준비하고 달렸기에 힘이 들지 않았지 우리나라의 대회를 생각하고 달렸으면 고생할 수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음료만 제공하는 것이 정상인데 너무 많은 먹거리들을 제공하고 기념품을 고급화하면서 참가비를 올리려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주로의 사진들

 

 

 

 

 

 

달리는 동안에도 성당을 많이 마주치게 되는데 번화가인 이곳 슬리에마 지역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성당건물을 마주치게 된다. 몰타는 작은 섬나라임에도 성당이 400여개나 된다고 한다. 인구의 97%가 카톡릭 신자이고 일요일에만 성당을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만 나면 성당에 가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는 성당은 사암으로 지어진 볼품없는 건축물 같아 보이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성당 안쪽을 살펴보면 그 화려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관광을 하면서 다닌 많은 건물들이 평범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의 화려함에 압도되어 평범한 서민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 그런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발레타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발레타로 들어가지 않고 언덕을 넘어 내리막을 내려가니 본격적인 슬리에마(sliema) 시가지가 해안선과 함께 펼쳐진다. 남은 거리는 3Km. 꾸불 꾸불한 해안선을 따라 해안에는 엄청난 숫자의 요트가 계류되어 있는데 이 요트의 대부분의 여름 한철 휴가를 위해 유럽사람들이 구매해서 정박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달리는 동안 어느 곳에서든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지만 해안선을 따라 마지막 3Km 구간인 슬리에마지역은 특히 아름답고도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주변의 풍광에 취해 달리다 보면 마지막 힘든 것도 잊고 결승점에 도착하게 된다.  

 

 

 

 

 

인구도 38만명에 불과하고 아직 마라톤이 대중적인 운동은 아닌 나라여서 주로에서 응원을 하는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다. 다만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면서 달렸는데 번화가인 슬리에마(sliema) 지역에 도착하니 악단이 나와서 주자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모처럼 만난 악단을 배경으로...

 

 

 

 

 

결승점을 200여m 앞두고 있는 슬리에마(sliema) 해변의 도로. 뒤로 보이는 아파트같은 건물은 몰타 전체에서 처음본 현대식 건물이다. 도시 전체가 사암 벽돌로 만들어진 황토색 건물로 가득하다.

 

 

 

  

 

 

출발과 도착을 함께 했던 문희형과 함께. 새벽에 땀을 뺀다고 반신욕을 오래해서 달리는 도중 탈수 증상이 나타나 조금 고생을 했지만 풀코스 100번 이상을 달린 노련함으로 거뜬하게 완주했다.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서. 노란색 배번은 풀코스 참가자의 배번이고 흰색배번은 하프코스 참가자의 배번이다. 메달은 풀코스나 하프코스나 구분없이 같이 제작되어 있는데 풀코스 완주자은 검정색 끈으로 되어있고, 하프코스 완주자는 흰색 끈으로 되어있다. 완주메달에는 기원전 36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 거석신전인 ‘주간티아(Ggantija)’ 신전이 새겨져 있다. ‘주간티아(Ggantija)신전'은 198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수천 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은 정교한 건축 기술은 지금도 높이 평가받고 있고, 설화로 전해지는 우리와는 달리 유물로서 반만년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어 놀라왔다.

 

 

  

  

이번 여행을 주관해준 몰타관광청 소속의 일본인 싱고 엔도((遠藤 三千雄)님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하프코스에 참가해서 완주했는데 뛰면서 사진기들고 웃고 얘기하며 가볍게 풀코스를 완주하는 우리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 싱고님 덕분에 마라톤도 즐겁게 할 수 있었고, 몰타의 곳곳을 둘러 볼수 있었다.

 

 

 

3시간 58분 56초로 풀코스 완주자 188명중 110등을 했다. 사진기를 들고 다른 사람들을 찍어주며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달린 결과이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뛰었는데 4시간은 넘기지 말자는 생각이어서 막판에 조금 더 열심히 달린 듯하다. 처음에 마음 먹었던 것처럼 즐기면서 달린 대회였던 것 같다.  

 

 

 

 

 

몰타의 도시는 우리의 개념과는 한참 다르다. 수도인 발레타(Valletta)는 몰타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데 우라나라의 한 동(洞) 보다도 작으며, 최대도시는 슬리에마(sliema)도 그보다 조금 큰 정도이다. 마라톤 대회의 결승점은 슬리에마(sliema)에 있었는데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멋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결승점앞 해안에서 한컷.

 

 

 

 

  

몰타 마라톤은 금년이 25회 대회인데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4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문희형님과 정동창님, 그리고 내가 한국에서 참가했고 현지 어학연수를 와 있는 조홍진님(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하프코스에 참가했다. 아직 몰타가 동양권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나라여서 일본인 참가자는 모두 11명을 포함해 15명이 참가했을 뿐이다. 유럽에서는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눈도장 찍고 지나치는 관광이 사라질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시간 40분대 주자인 일본학생들과 함께. 이름은 물어 보았는데 아쉽게도 기억을 하지 못하겠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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