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발리 ('15.5)

발리여행 25-22 (발리박물관, 덴파사 시내구경), (2015.5)

남녘하늘 2017. 6. 5. 00:14

 

 오늘은 사누르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덴파사르 박물관을 비롯해서 시내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따나롯사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오늘이 사월초파일, 석가탄신일이다.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어제 아침에 귀국해서 오늘은 무늬만 불자이지만 절에 찾아가야 할 생각이었는데 여행이 연장되는 바람에 절 방문은 불가능해졌다.


 덴파사르(Denpasar)는 북쪽(덴)의 사장(파사르)라는 뜻으로 발리의 주도(州都)이다. 정치, 경제, 교육 등 모든 관공서가 몰려 있는 곳으로 인구, 자동차, 교통량 등 발리 제일의 도시로 그동안 다녔던 발리의 꾸불꾸불한 도로와는 달리 쭉 뻗은 도로가 발리 제1의 도시답다는 생각이었다. 이곳은 발리 제1의 도시이지만 내륙에 위치해서 해변도 없고, 특별한 볼거리가 없어 관광객은 별로 찾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덴파사르에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곳을 꼭 가야할 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방문하게 되었다. 지난번 방문때에도 발리박물관(Museum Negeri Propinsi Bali)을 방문 하려고 했는데, 찾지 못한채 전쟁박물관을 발리박물관으로 알고 구경했었다.

 

 오늘도 아들이 작동하지 않는 유심칩이 빠진 테블릿을 가지고 가는 길을 찾아 주었다. 유심칩을 빼 버렸더니 오히려 태블릿이 꺼지지도 않고 잘 작동되었다.. 다음에 해외에 나오게 되면 굳이 데이터 로밍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는 얼아든지 SNS나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가 있으니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덴파사르로 들어오는 오토바이도 많아지고 교통이 많이 복잡해졌다. 또한 가는 길에 일방통행 도로가 많아서 찾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들이 안내를 잘해 주어서 편하게 찾아올 수 있었다.   

 

 

 

 

 지난번 덴파사르에 왔을 때는 발리박물관(Museum Negeri Propinsi Bali)을 찾아 간다는 것이 19세기 중엽 네덜란드의 침략을 막기위해 발리 사람들이 최후의 항거를 하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한 전쟁 박물관을 갔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공부를 하고 . 뿌뿌딴 광장 바로 옆쪽에 있는 발리 박물관을 바로 찾아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발리 박물관과 전쟁 박물관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발리의 수도 덴파사르에 있는 발리 박물관은 1931년도에 완성되었으며 텐파사르의 황궁을 본따서 만든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리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사무실을 포함해 5개의 건물로 구성된 박물관은 발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원과 왕궁의 형태로 건물이 지어져 있으며, 각 건물의 입구에도 가루다를 포함한 신들이 조각되어 있다. 사무실 동 앞쪽으로 있는 전시관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석기시대 출토품을, 2층에는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전통적인 공예품들과 농기구를 전시하고 있다. 작은 정원을 갖고 있는 세 개의 전시실은 발리 전통 무용에 관련된 것들과 가면을 전시하고 있는 곳, 발리 종교, 행사 용품, 카렌다 등을 전시하는 곳, 의장, 인형 등을 전시하는 곳으로 구분되어 있다.     

 

 

 

 

 

 날씨가 엄청 더운데 박물관 안쪽에 에어컨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땀을 흘리며 발리의 역사적 유물을 관람했다. 천정이 높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그런대로 견딜만 햇다. 문화해설사나 가이드라도 있어서 제대로 된 설명을 통해서 유물을 보아야 하는데 그냥 간단한 설명되어 있는 자료만으로 이해를 하려하니 조금 아쉽기는 하다. 날씨가 덥지 않아야 자세히 읽어 보고 정확한 내용을 알텐데 너무 더워서 밖으로 나가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돈을 투자해서 박물관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었으면 좋겠다.      

 

 

 

 

 월요일 아침 이른 시간인데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박물관 나들이를 왔다. 지난번 우붓에 갔을 때도 느꼈던 것인데 발리의 학교들은 아침 이른 시간에 수업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7시 전후에 학교에 등교를 하는 것 같다. 날씨가 덥기 전에 수업을 하고 날씨가 더워지면 하료하는 시스템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아이들이라 진지한 수업은 안되는 것 같도, 장난도 심하게 쳤지만 사진을 한장 같이 찍자고 하니 좋아하면서도 수줍어 한다.   

 

 

 

 

 다양한 발리가옥 내부에 각 동마다 비슷한 내용을 맞춰서 잘 정리된 발리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건물 외부에는 돌에 구멍을 뚫어 기둥을 세우는 주춧돌 모양, 돌로 조각한 남녀상이 있는데 여자들의 가슴을 유난히 강조한 것이 특이했다. 건물 내부에는 결혼식 예복, 장례식 모습, 티크로 조각한 바나나나무 모습 등 목공예, 각종 탈과 인형들, 칼 등 무기, 의류, 상아로 만든 조각,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발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전시관 끝쪽에는 작은 전망대가 있어 박물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짧은 시간에 다 파악한다는 건 무리지만, 박물관 관람으로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발리 힌디교이 최고신인  쌍향위디(Sanghyang Widi) 신을 모신다는 자갓나타 사원(Pura jagatnatha)을 방문했다.  박물관에서 볼 때 높은 탑이 보여서 제법 큰 사원이줄 알았는데 눈에 보이는 탑과 주변 정원과 사원이 전부였다.  그것도 입장할때 1 인당 일만루피아를 보시하라고 해서 다른 사원에 들어갈 때보다 더 많은 보시금을 돈을 냈지만 볼 것이 거의 없었다. 더운 날씨에 고생만 했다는 느낌. 보름이 되면 때는 순례자들의 발길로 가득하고, 평일에도 오후가 되면 덴파사르 사람들을 방문한다고 한다.     

 

 

 

 

 사원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았던 관리인들이 발리 그림같은 것을 팔고 싶어서 우리를 계속 따라 다녔다. 가족 사진까지 찍어주면서 호의를 보였지만 사진만 찍어 달라고 하고 나머지는 거부해 버렸다. 박물관과 연결되어 있고, 사원의 규모가 크다고 생각해서 방문했는데 이 정도 규모였다면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이보다도 훨신 볼거리가 많은 사원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이 정도로는 눈에 차지 않는다. 더구나 가이드가 없어서 이 사원이 어떤 점에서 중요한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는 지 알 수 없기에 방문의 의미가 없었다.  

 

 

 

 

 덴파사르의 중심에 뿌뿌딴 광장(Puputan Square)이 있다. 동서로 약 150m, 남북으로 약 200m에 달하는 넓은 광장으로, 광장에 의용군 상이 서 있다. 1906년 네덜란드 침략에 항거하다 목숨을 잃은 의용군들의 용맹스런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덴파사르 중심에 공원을 만들고 동상을 세워 놓았다. 뿌뿌딴이란 ‘마지막 전쟁’을 뜻하는 말로, 인도네시아의 독립전쟁을 의미한다.

 

 장장 350년에 걸친 네덜란드 식민시기를 거쳤으며,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일본에 의해 2년 1개월여간 점령상태에 들어갔고, 독립 후에도 다시 네덜란드에 의해 재점령당하는 등 시련의 역사를 겪어냈다. 1946년 신민지를 탈환하려고 돌아온 네덜란드에 대해 육군 장교 구스띠 웅우라 라이(Gusti Ngurah Rai)가 이끄는 독립군이 마르기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우게 된다. 이 전투로 웅우라라이 대위가 이끄는 군대가 몰살당하게 되고 웅우라 라이는 발리의 영웅이 된다. 지금도 발리에는 웅우라라이 장군의 동상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고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그런 역사를 거쳐 소중한 독립을 쟁취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이곳 뿌뿌딴 광장이 큰 자랑거리다.  

 

 

 

 

 뿌뿌딴 광장을 출발해서 다시 덴타사르 시내를 둘러 볼 생각으로 이동중 뿌뿌딴 광장에서 가까운 곳에 버드마켓이 있다고 했는데, 세밀한 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어느 방향에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냥 포기하고 꿈바사리 바자르를 찾아가는 길에 버드마켓으로 보이는 곳을 지나게 되어서 차를 잠시 세워놓고 가 보았다. 100m정도의 길 양쪽으로 새 시장이 있었는데, 열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새를 판매하고 있었다. 새 시장(Bird Market)은 인도네시아 말로 브릉 파사르라고 한다. 'ㄷ'자 모양의 도로를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4면을 보아야 모두 볼 수 있었다.  

 

 

 

 

 

 다른나라 새 공원은 가 본적이 있지만 새 시장은 처음 방문해 본다. 서울의 청계천에 가면 새를 파는 상점이 몇 곳 있는 것은 알지만 이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시장에는 노랑, 파랑색으로 물들인  병아리부터 구관조, 앵무새, 잉꼬 등 이름도 모르는 아주 다양한 새들이 수십 마리씩 새장에 갇혀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밖에도 새끼 원숭이, 이구아나, 박쥐, 고양이 과의 동물 새끼 등도 팔고 있었고, 새집과 각종 새들과 애완동물의 먹이도 팔고 있었다. 버드마켓안쪽 힌그석에서는 발리 남자들이 끼는 반지를 세공해서 판매하고 있는 곳도 있어서 다음에 발리에 방문하게 되면 한번 다시 와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 덴파사르에 있는 재래시장을 가보자고 해서 꿈바사리 바자르와 바둥 바자르를 찾아갔다. 이곳도 일방통행로가 많아서 찾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조그마한 강을 앞두고 비숫해 보이는 시장이 있어서 가 보았더니 우리가 찾던 바둥 바자르 였다. 발리에서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싶다고 가이드에게 이야기하면 거의 우붓에 있는 시장을 안내한다. 하지만 우붓의 재래시장은 발리 현지인의 시장이 아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무늬만 재래시장이다. 현지인을 위한 재래시장은 덴파사르에 있는 바둥 파사르이다. 


 지하 및 1, 2층이 모두 시장이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좁은 골목에 물건이 빽빽이 쌓여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바둥 파사르는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한다. 특히 이곳의 야시장은 꽤 유명해서, 한밤중에 와도 사람들이 엄청 많다고 하다. 지금 보이는 건물 안에서도 장사를 하고, 해가 지는 저녁부터는 건물 밖에서도 장이 열린다고 한다. 아쉽게도 야시장을 구경할 상황이 아니아서 보지 못했는데 , 다음에 또 발리에 올 기회가 된다면 야시장을 와 보아야겠다. 특별히 살 물건이 없고 그저 재래시장이 어떤 모양으로 무슨 물건을 사고파는지 궁금하여 온 것이다. 시장의 구조와 상인들과 손님의 흥정하는 모습 등을 살펴본 후 나왔다.   

 

 

 

 

 이곳은 우붓의 새벽시장이나 그냥 동네에 있는 시장하고는 규모나 파는 종류가 달랐다. 정말 도소매를 하는 듯 모든 생필품과 주방기구 등 없는 것이 없었다. 바둥 파사르는 100% 현지인들을 위한 재래 시장이었다. 기념품 같은 것도 하나 없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만 팔고, 가격이 싸다는 한다. 지하 1층에는 바나나 잎으로 작은 그릇을 만들어 거기에 과자와 계란 등을 넣어 팔고 있었고, 농산물과 수산물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냄새가 심하게 났다.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생활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냄새를 참아가면 한바퀴 모두 둘러 보았다. 차에 과일이 많이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 쇼핑은 생략하고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바둥 바자르가 발리 현지인을 위한 재래시장인 반면, 바로 그 옆에 위치한 꿈바사리(Kumbasari) 바자르는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덴파사르에 흐르고 있는 바둥강을 사이에 두고 바둥 바자르와 꿈바사리가 나란이 있다. 주차장 옆으로 다리가 있어서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바로 꿈바사리 가운데 입구와 연결이 된다. 바둥강도 말만 강이지 한국으로 치면 조그마한 개울정도 수준이고, 수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의 하천은 아직 수질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꿈바사리 바자르에는 ATM도 설치되어 있고, 건물도 더욱 깔끔한게 현지인들을 위한 바둥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마치 서울의 동대문 처럼 건물 안에 작은 가게들이 칸을 나누어 붙어 있다. 1층에는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판매하고, 2층 부터 4층까지는 기념품 등 관광객들이 좋아할 물건들이 있었다. 호텔의 인테리어 용품으로 사용되는 것들도 팔고 있었는데 내가 보아도 마음에 드는 소품들이 많이 있었고, 다음에 방문해서 한번 쇼핑를 해 보아도 괜찮을 듯 했다. 정교한 조각상이 우리나라 돈 2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었는데,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서울까지 가지고 가려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생각만 했다.  

 

 

 

 

 

 

 

(2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