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발리 ('15.5)

발리여행 25-23 (따나롯 사원), (2015.5)

남녘하늘 2017. 6. 7. 00:33

 

 덴파사르를 출발해 해상사원인 따나롯 사원(Pura Tanah Lot)으로 이동했다. 구글 맵의 네비가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따나롯 사원으로 가는 도로 표지판이 너무나 잘 표시되어 있어서 굳이 네비게이션이 없어도 찾아가는데 지장이 없었다. 따나롯 사원도 지난번 발리 방문때 한번 와 보았던 곳이여서 굳이 우리 부부는 다시 관광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처음 방문한 아들은 이곳을 생략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일정에 포함시켰다. 따나롯 사원을 가지 않고 다른 곳을 가려고 했다면 네비게이션이 되지 않아서 고생만 했을텐데, 따나롯 사원이어서 찾아 가는 길이 편했다.  시골길 같은 도로를 지나쳤지만, 지난번 방문했을 때에는 도로표지판이 시원치 않았다는 기억이 있는데 4년 사이에 관광에 대한 마인드가 조금 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따나롯 역시 힌두 사원으로 16세기에 자바에서 온 고승이 해안선의 거친 풍경에 감명을 받아 바다의 여신을 모시는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사원의 풍광이 상당히 멋있어 발리의 사원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며, 관광 안내 사진에도 가장 많이 나오는 사원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에 비해서 매표소에서 사원 입구로 이동하는 주변의 양쪽에 있는 상가를 잘 정리해 놓은 느낌이다. 4년전 방문했을 때에는 무질서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깨끗해졌다는 생각이다.               

 

 

 

 

 

따나롯 사원(Pura Tanah Lot)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느낌을 주고 있어 해상사원이라고도 불리는데, 바위위에 세워진 사원이 바다와 잘 어울려 훌륭한 작품같다는 느낌이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로 인해 때로는 섬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육지가 되기도 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늘은 물이 조금 차 있어서 사원으로 건너가는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건너기가 조금 힘들어 보였다. 이곳도  중국관광객이 너무나 많았는데, 일부 관광객이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해서 얼굴이 찌푸러졌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해외에 많이 나가기 시작했을 때 중국사람처럼 무례한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 보게 된다.  

 

 

 

 

 

 

 발리 서쪽 바다에 있어서 해질 무렵의 경관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오늘은 일몰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따나롯(Tanah Laut)'의 '따나(Tanah)'는 땅, '라웃(Laut)'은 바다를 뜻하며, 이름 하여 '바다 위의 땅'이라는 뜻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아주 심한 곳에 서 있는 이 섬은 물이 차는 밀물 때에는 섬이었다가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육지가 된다. 그래서 밀물 때에 멀리서 보면 사원이 실제로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사원에서 나와 육지쪽에 있는 사원과 해안선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사진을 몇 장 찍어보았다.  

 

 

 

 

 

 해안을 따라 만들어져 있는 정원길을 가다보면 따나롯사원과는 다른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를 향해 삐져 나온 암벽 아래로 물길이 만들어져 있고 그위에 작은 사원이 세워져 있다. 동굴사원이라고도 불리는  바투 볼롱 사원(Pura Batu Bolong)이다. 따나롯 사원 주변에는 따나롯 사원만 있는 줄 알았더니 5개의 크고 작은 사원이 더 있다. 여신 데위 시리(Dewi Sri)의 번영을 비는 은중갈루 사원(Pura Enjung Galuh)을 비솟해서 신의 신성함을 기리는 바투 볼롱 사원(Pura Batu Bolong) 등이다.  바투 볼롱 사원이 있는 쪽에도 강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 오고 있다.

 

 

 

 

 

 바투 볼롱 사원은 아담하고 예쁜 느낌의 사원이었는데 무엇보다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한낮의 더위를 조금 식힐 수 있었다. 조금은 위태해 보이는 좁은 바위길 위로 가면 제일 끝부분에 사원이 세워져 있었다.  사원에 직접 가보니 철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끝까지 들어 갈 수는 없었는데, 내부에는 몇 개의 제단과 힌두교의 상징인듯한 석상만 모셔져 있었다. 

 

 

 

 

 따나롯 사원 안쪽에는 비교적 넓은 정원이 있어, 정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조금 덥지 않은 시간을 정해서 온다면 소풍을 온 것처럼 멋진 풍광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을텐데 우리가 온 시간은 너무 더운 시간이어서 여유있게 정원에서 보낼 처지가 되지 않았다. 공원같은 느낌의 정원에는 그늘도 많고 정자도 있어서 걸어서 산책하기에 좋지만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쉽지가 않았다. 결국 에어컨이 시원하게 작동하는 차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서 산책도 간단히 끊내 버렸다.   

 

 

 


 따나롯 사원에서 나오는 기념품 거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루왁커피를 판매하는 상점과 이를 생산하는 사향고양이를 볼 수 있었다. 루왁커피는 커피 열매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 씨앗을 채취하여 가공한다고 하는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거의 강제적으로 커피만 먹인다고 하니 인간의 탐욕이 끝이 없다. 커피의 맛을 섬세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루왁커피가 맛 있는지 모르기때문에 나라도 루왁커피를 마시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발리의 다른 곳에서도 어려번 보았지만, 처량하게 늘어져 있는 사향고양이가 불쌍해 보였다.  

 

 

 

 따나롯 사원은 일몰을 구경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시간을 맞추지못해 해가 질 때까지 있기가 애매했다. 사원앞 상가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 골목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따나롯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들이 있다.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때는 그날 저녁에 귀국해야 했음에도 선셋카페에서 간단하게 차를 마시는 여유가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여유도 가지지 못했고, 일몰도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나중에 귀국해서  생각해보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여행이었는데 왜 그곳에서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빨리 돌아왔는지 아쉽다.  

 

 

 

 

(2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