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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효원공원 내 월화원 (2017.2.12)

남녘하늘 2018. 6. 22. 00:21


 집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멀지 않은 곳에 효원공원과 월화원이 있다고 나왔다. 수원에 살고 있으면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다. 집에서 5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효원공원은 효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휴식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수원이라는 도시가 조선시대 정조의 효심을 도시 전체에 차용해서 쓰고 있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는데 효원공원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에 대형 어머니 조각상과 남쪽에 심청전 도자기 모자이크 벽화가 눈길을 끌고 공원 북서쪽엔 중국의 정원인 월화원이 조성되어 있다. 






 효원공원의 북쪽 한귀퉁이에 만들어진 훨화원은 경기도와 중국의 광동성이 2003년 양 지자체간 우호교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하여 한국과 중국의 전통 정원을 상대 도시에 만들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광동성에서는 수원 효원공원에 월화원을 만들어 주었고, 경기도는 광동성에 담양의 소쇄원 형태로 해동 경기원(海東京畿園)이라는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지난 연말 광저우에 가서 보았던 해동경기원이 바로 월화원과 교환해서 만든 한국 정원이었던 것이다. 해동경기원은 숲 속에 제법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월화원은 너무 도심 옆에 만들어져 있다.    







 월화원 한자로 하면 粤華苑이라고 사용한다. 월(粤)이란 한자는 자주 사용하는 한자가 아니고 내가 알지 못하는 한자여서 이번 기회에 한번 찾아 보았는데 나라의 이름, 땅의 이름, 성(姓)씨의 하나라고 되어 있었다. 월(粤)은 광동성을 나타내는 단어로 중국 자동차 번호판을 보면 광동성 차는 월(粤)글자가 적혀있다. 중국은 번호판을 보면 이게 어느 지역의 차인지 구별이 된다. 베이징의 표지판은 경(京)이라고 사용하고 산둥성의 차량 번호판은 노(魯)라고 적혀 있다. 월화원은 이름을 통해 중국 광동성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화원은 중국 명조 말, 청조 초 중국 광동지역의 민간 전통정원 양식이라고 한다. 월화원을 만들 때 중국사람 80여명이 직접 한국에 와서 작업하였고 건축 경비는 모두 중국측에서 부담했다고 한다. 마찬가지고 광저우에 있는 해동경기원은 우리나라가 비용을 부담해서 조성했을 것이다. 6,000㎡ 면적의 월화원은 2006년 4월에 개장했다고 한다. 중국식 건물은 대부분 어느 방향으로든 통하게 되어 있다. 입장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 보았다, 담장 뒤편에는 조그만 연못을 가운데로 두고 건물이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연결문을 지나면 큰 연못이 있고 왼쪽에 월방이라는 건물은 마치 배가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월방은 중국원림 건축의 대표적 건축물의 하나로 중국 영남지방은 강과 호수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이러한 건축 형식은 원림 속의 연못 경치와 잘 어울린다. 월방은 개방을 강조하고 건물 창문으로 밖의 정원을 잘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계절이 겨울이 아니었으면 연못도 보기가 좋았을텐데 너무 한겨울에 오니 연못도 얼어 있고, 주변에 숲도 황량한 분위기여서 정원의 느낌이 강하지 못하다.  






 월방에서 건너편 부용사 건물이 보인다. 부용사는 식물 연꽃 부용을 따서 정자 이름을 지어 연꽃 정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중국 원림 건축방식인 권붕헐산식의 기법을 활용하여 지어진 건물로 전시와 휴식의 공간으로 쓰인다고 한다. 숲이 우거지면 부용사 뒷쪽으로 아파트가 보이지 않을텐데 아쉽다.   





 월화원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우정(友亭)이라고 이름이 붙은 정자가 있다. 연못을 만들 때 파낸 흙을 메워 언덕을 만들고, 그 위에 정자를 세운 것이다. 높은 위치에 지어진 우정은 정원 전체의 중요한 명소로 정원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어 월화원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정자의 지붕을 두개 층으로 지어,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아마도 중국 영남 원림 건축의 다채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듯하다. 우정에서 내려다 보면 월화원 연못의 주변 모습과 화강암으로 만든 석교가 보인다.





 숲의 모든 잎이 떨어진 겨울이 아닌 계절에 찾아왔으면 정취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연못도 꽁꽁 얼어버린 한겨울에 찾아와서 조금은 삭막한 모습만 보고 온 것 같다. 숲이 우거졌으면 주변의 높은 건물도 가려서 더 낳았을 것 같다. 봄을 느낀다는 뜻의 지춘문을 들어서면 분재원이 있다. 중국 원림 건축의 전통적인 정원의 문으로 파초잎은 정원의 지역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여기도 아직은 썰렁한 겨울의 분위기다. 





 월화원을 나와서 다시 효원공원으로 나왔는데 공원에 사람들이 엄청 몰려 있다. 그냥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핸드폰을 들고 핸드폰만 보면서 돌아다니고 있어 의아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한국에 최근에 출시된 포겟몬 고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효원공원에 새로운 아이템이 많이 등장하는 곳이여서 주말이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효원공원은 1994년 효를 상징하는 각종 기념물로 조성한 공원으로 숲길 산책로는 물론 체육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처음으로 방문한 효원공원이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월화원도 그다지 크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효원공원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큰 공원은 아니었다. 도심속에 그냥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이라는데 의미가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