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말레이시아 ('16.6)

말레이시아여행 20-12 (쿠알라룸푸르 부킷 빈탕 ), (2016.6)

남녘하늘 2018. 1. 17. 00:13


 말라카로 가기 전에는 메르데카 광장에서 가꺼운 마지드 자멕(Masjid Jamek)역 근처 호텔에서 묵었는데 이번에는 숙소를 부킷 빈탕(Bukit Bintang) 근처로 변경했다. 숙소를 바꿔 가면서 주변의 밤문화를 느껴볼 생각에서였다. BTS( Bandar Tasik Selatan)터미널에 도착해서 다시 열차를 타고 센트럴역(KL Sentral)에 도착했다. KL Sentral 역은 교통의 요지로 총 4가지 철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세 라인은 LRT 지하철이고, 우리가 이용할 모노레일도 이곳이 종점이다. 모노레일은 시설도 깨끗하고 빠르고 교통비도 2.5 링깃에서 3링깃 정도 해서 저렴하다. 부킷 빈탕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와서 역에서 가까운 파크로얄호텔에서 체크인부터 하고 짐을 풀었다.   






 짐만 대충 정리해 놓고 출출해서 간단하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숙소에서 멀지 않은 잘란 알로(Jalan Alor)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미 부킷 빈탕지역은 여러번 와 보았기 때문에 찾아 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부킷 빈탕 (Jalan Bukit Bintang) 거리는 지하차로 공사때문에 길을 여러 곳막아 놓아 어수선하다. 이곳 사람들은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를  정도로 우리 나라에 비하면 처리 속도가 엄청 느리다. 잘란 알로에 도착하니 아직 야시장을 개장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좌석을 펼쳐 놓고 장사 준비는 거의 끝내 놓았다. 입구쪽에서 색상이 특이한 어묵을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딤섬인 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어묵이었고  맛도 있었다.     






 열대지방에 오면 제일 반가운 것중 하나가 싱싱한 열대 과일을 싼 값에 맘껏 먹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음료수도 사탕수수를 직접 짜서 주니 믿고 먹을 수 있어 좋다. 잘란 알로의 노점상 중에서도 사탕수수를 직접 짜서 주는 곳도 있었고, 열대 과일을 팔고 있는 행상이 많이 있었다. 사탕수수는 컵이나 병에 얼음을 넣지 않고 그냥 달라고 하면 위생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탕수수, 코코넛 작은 것이 3링깃 (천원정도) 으로 말라카에 비해서는 싸지 않다.






 본격적인 저녁식사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메뉴판을 들이밀며 호객을 하는데, 심하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가게마다 메뉴가 비슷비슷해 보였다. 잘란 알로는 쿠알라룸푸르의 야시장 중에서도 손으로 꼽힐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한 곳이다. 시장의 분위기를 느끼며 시작 지점부터 끝 지점까지 걸어 보았다.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커다란 간판을 단 식당들이 양쪽으로 줄을 지어 있었다. 저녁 식사는 쇼핑몰에 가서 할 생각이었는데 이곳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의 사진을 참고해 주문했다.  





 식사를 끝내고 나와도 아직 날이 훤하다. 너무 빨리 저녁 식사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중에 밤에 배가 고프면 근처에 먹거리가 천지로 널려 있으니 다시 먹으로 나오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행 와서 몸무게 불은 것은 귀국해서 조금만 운동해주면 다시 정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란 알로 끝까지 따라 내려가서 다른 길을 따라서 주변을 더 돌아 보기로 했다. 이제 도로에 차량이 완전히 통제되고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잘란 알로 뒷쪽으로 가보니 서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가 이어졌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사지 샵도 보이고 카페와 바, 레스토랑 등도 보이긴 했지만 그 보다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들이 더 많아 보였다. 높은 오피스 빌딩들 사이로 주거지가 함께 공존하는 조금은 어색한 동거의 모습이다. 도시화의 단계를 살펴볼 때 도심 재개발이 이루어지면 이곳에 있는 서민들이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쿠알라 룸푸르 최고의 쇼핑센터가 모여 있는 부킷 빈탕은 쿠알라 룸푸르의 강남으로 불린다. 하지만 부킷 빈탕이라고 해서 잘사는 사람만 있는 곳이 아니었다. 화려한 고층건물들 뒷편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주거지가 나왔는데, 번화가에서 한 블럭만 벗어나도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도 볼 수가 있었다. 말레이시아도 빈부격차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 그나마 국민들이 그 격차에 대한 불만이 적어서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는 심각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지니계수가 높다. 허름한 주택뒤로 보이는 고층 빌딩의 모습이다.    





 큰 길가로 나오니 모노레일 기둥을 따라서 광고하는 있는 맥도날드의 광고판에 할랄(Halal) 표시가 있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해서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면 할랄 마크를 흔히 보게 된다. 할랄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할랄은 음식뿐만 아니라 무슬림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신이 허락한 규범을 뜻한다. 이 인증 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규범대로 음식을 정갈하게 제조했다는 위생 검사를 마쳐야 한다. 요즘 할랄에 관심이 많았는데 광고판에서조차 할랄 음식이라고 광고하는 것을 보면 무스림들이 얼마나 음식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할랄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잘란 알로의 시장과는 달리 잘란 베르간(Jalan Berangan) 거리에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야시장이 개설되어 있었다. 잘란 알로와는 거리상 300여m정도 떨어져 있고 부킷 빈탕역에서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다.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는 바람에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우연하게 이런 임시 시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듯하다. 이 시장은 저녁 시간에만 반짝 열리는 시장으로 보여진다. 다음날 낮에 이곳을 지나칠 때에는 시장이 보이지 않았었다.     






 이런 야시장은 현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둘러보고 마음에 들면 구입할 수도 있다. 입을 즐겁게 해주는 간식도 챙겨 먹을 수 있는 곳이였는데, 주로 저녁에 현지인들이 먹는 먹거리 위주의 음식과 디저트 같은 것을 판매하고 있었다. 오후 5시 전후로 시장이 열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야시장이 열리기에는 조금 이른 듯 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한 둘씩 모여서 금새 북새통이 되었다. 





 다양한 먹거리가 팔고 있었는데 자주 보았던 음식과 간식도 있고 처음보는 것들도 많았다. 그리고 독특한 먹거리도 많았는데, 맛있게 만들어서 즐겁게 판매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한 켠에서는 직접 조리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곳 시장은 판매만 할 뿐 주변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어서 대부분 구입해서 집으로 가져가서 먹는 모양이다. 그 때문에 가격이 더 저렴하게 팔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돌아 다니면서 실컷 구경하고 스펀지 케익같은 빵과 코코넛 가루가 뿌려진 떡같은 간식 등을 사와서 먹었다. 생각보다 맛있다. 말레이시아 음식은 길거리에서 팔아도 그다지 실패하지 않는 듯하다. 





 야시장에서 나와 호텔로 돌아오면서 호텔 주변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부킷 빈탕역 동쪽에 위치한 최고급 쇼핑센터인 파빌리온(Pavilion)도 호텔에서 400여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을 듯하다. 파빌리온이 있는 부킷 빈탕 (Jalan Bukit Bintang) 거리는 엄청 번화한 곳이지만 불과 몇십m 뒷쪽으로 가면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주택이 이어지고, 그곳에는 실내 포장마차 분위기의 가게도 즐비하다. 다시 한번 빈부의 격차가 새삼스럽게 많이 느껴지는 부킷 빈탕의 거리다.    





 호텔로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나오니 해가 져서 완전히 어두워졌고 거리는 붉을 밝혀 놓아서 훤하다. 지나가는 레스토랑(Blues & Bees)에 올드카처럼 생긴 좌석를 매장에 가져다 놓고 영업하고 있어서 사진 한장을 찍어 보았다. 공간을 엄청나게 차지하는데 그래도 임대료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임대료가 저렴한지 의문이다. 쿠알라 룸푸르 최고의 쇼핑센터인 부킷 빈탕 (Bukit Bintang)도 잘란 알로 거리나 파빌리온 쪽은 사람이 붐비지만 정작 부킷 빈탕역 근처에는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주변 공사장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조금 전에 왔었던 현지인 야시장 앞쪽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곳에서 무료 시티버스인 그린라인을 타고 KLCC (Kuala Lumpur City Center)로 향한다. 시티버스는 4개 라인이 버스 외관은 모두 같은 색이어서 버스 앞 창문 위의 전광판을 보고 구분을 해야 한다. 이전에 쿠알라룸푸루에 없었던 시티 버스인데, 관광대국을 생각하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정책이다. 우리나라가 오히려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차량도착 정보 시스템도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이 잘 되어 있었다.    ​






(13편에서 계속)